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현판 [연합뉴스 자료사진]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공소청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방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검찰 권력을 축소해야 한다는 것이 형사사법 체계 개편의 명분이다. 그러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고위공직자 범죄를 직접 인지해 수사하고, 일부 사건은 직접 기소할 수 있다.
공소청 검사는 수사기관이 넘긴 사건을 직접 보완하지 못하게 하면서 공수처에는 수사개시권과 제한적 기소권을 함께 남기는 것이 일관된 제도 설계인지, 공수처가 정치권력의 도구로 변질될 경우 누가 이를 통제할 것인지 주요 쟁점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Q. 직접수사권과 직접 보완수사권은 같은 것인가
아니다.
직접수사권은 검사가 범죄 혐의를 스스로 인지해 사건을 개시하고 처음부터 수사하는 권한이다. 직접 보완수사권은 경찰이나 다른 수사기관이 송치한 사건에서 검사가 증거 누락이나 진술 모순 등 부족한 부분을 직접 조사하는 권한이다.
경찰이 사기사건을 송치한 뒤 검사가 계좌자료 누락이나 참고인 진술의 모순을 발견했다고 가정해 보자.
검사가 별도의 범죄 혐의를 찾아 새 사건을 시작하면 직접수사다. 송치된 사건의 참고인을 직접 조사하고 빠진 자료를 확보하면 직접 보완수사다. 경찰에 계좌추적과 참고인 조사를 다시 하라고 요구하면 보완수사요구다.
현재 논쟁은 공소청 검사에게 과거 검찰의 광범위한 직접수사권을 돌려줄 것인지가 아니다. 수사개시권이 폐지된 상태에서 송치 사건의 부족한 부분을 검사가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법안 처리를 앞두고 여당 의원들이 대화하고 있다. 공소청에는 수사기관에 대한 보완수사요구권만 남기고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는 금지하는 방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Q. 민주당이 추진하는 안은 보완수사 자체를 없애자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민주당 검찰개혁 태스크포스가 마련한 사실상의 당론 성격 개정안은 공소청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금지하는 대신 경찰과 공수처 등 수사기관에 추가 조사를 요구할 수 있는 보완수사요구권을 남기는 구조다.
공소청 검사는 보완이 필요한 대상과 이유를 문서로 제시할 수 있다. 수사기관은 원칙적으로 요구받은 사항을 조사해 그 결과를 공소청에 통보해야 한다.
따라서 공소청이 경찰 기록만 수동적으로 받아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기관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논란은 검사가 결정적인 증거 누락이나 진술 모순을 발견해도 참고인을 직접 조사하거나 자료를 직접 확보할 수 없고, 다시 원래 수사기관에 보완을 맡겨야 한다는 데 있다.
수사기관의 부실이나 유착이 의심되는 사건까지 같은 기관에 다시 맡기는 것이 실효적인 견제가 될 수 있느냐는 문제다.
Q. 국민의힘은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되살리자는 것인가
현재 논쟁에서 국민의힘이 주로 요구하는 것은 과거 검찰의 광범위한 수사개시권 복원이 아니라 송치 사건에 대한 '직접 보완수사권' 존치다.
경찰이나 중수청이 수사한 기록에 증거 누락과 진술 모순이 있다면 공소를 책임질 검사가 필요한 부분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경찰 수사팀의 유착이나 축소수사 의혹이 제기된 사건을 다시 같은 경찰에 돌려보내는 것만으로는 수사기관을 제대로 견제하기 어렵다고 본다.
민주당 일부에서는 원칙적으로 직접 보완수사를 금지하되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나 민생범죄, 수사기관의 유착이 의심되는 사건 등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하자는 절충론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의 대립은 검찰에 수사개시권을 다시 줄 것이냐가 아니라, 공소청 검사가 송치 사건을 직접 보완할 수 있느냐를 둘러싼 것이다.
Q. 외국 검찰은 기소만 하고 수사에는 관여하지 않나
국가별로 제도가 다르다.
일본과 독일 검찰은 법률상 직접수사권을 갖고 있다.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스스로 범죄를 수사하거나 경찰을 통해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
미국은 연방수사국(FBI) 등 전문 수사기관이 현장 수사를 주로 맡는다. 그러나 연방검사는 수사 초기부터 참여해 수사 방향을 협의하고, 대배심과 소환장·영장 절차를 통해 증거 수집 과정에 깊이 관여한다.
영국·캐나다·호주처럼 검사가 일반적인 현장 수사를 직접 하지 않는 국가도 있다. 이들 국가에서도 검사는 수사기관에 추가 증거 확보를 요청하고, 기소에 필요한 법률적 조언을 제공하며, 수사기록의 결함을 보완하도록 요구한다.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하지 않는 제도는 존재한다. 그러나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보완·협력 통로까지 차단하는 것이 주요국의 일반적인 모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Q. 공소청과 달리 공수처에는 어떤 권한이 남나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범죄 혐의를 스스로 인지해 수사를 시작할 수 있다. 피의자와 참고인을 직접 조사하고 압수수색·체포·구속영장도 청구할 수 있다.
수사 대상에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국무총리와 장·차관, 대법원장·대법관, 헌법재판관, 검찰총장, 판사·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 장성급 장교, 광역단체장 등이 포함된다.
입법부와 행정부, 사법부와 헌법기관의 핵심 인사들이 사실상 망라돼 있다.
이 가운데 대법원장·대법관, 검찰총장, 판사·검사와 경무관 이상 경찰이 저지른 공수처법상 고위공직자 범죄는 공수처가 직접 기소하고 공소도 유지할 수 있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장관 등에 대해서는 공수처가 수사할 수 있지만 직접 기소 대상은 아니다. 수사를 마친 뒤 공소청에 공소제기를 요구해야 한다.
공수처가 모든 고위공직자 사건을 직접 기소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부 직군과 범죄에 대해서는 수사 착수와 강제수사, 기소 판단과 공소 유지가 한 기관에 결합돼 있다.
국회의 중수부 수사기능 폐지 합의로 정치권과 검찰이 충돌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김준규 검찰총장이 긴급간부회의를 소집했다. 사진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에 위치한 대검 중앙수사부 입구 모습. 2011.6.6 [사진=연합뉴스]
Q. 공수처는 과거 대검 중앙수사부와 같은 기관인가
완전히 같지는 않다.
옛 대검 중앙수사부는 고위공직자와 정치권 비리뿐 아니라 대기업·금융기관의 대형 경제범죄까지 폭넓게 직접 수사하고 기소했다.
공수처의 관할은 고위공직자의 직무 관련 범죄와 그 관련 범죄로 제한된다. 일반 기업인의 횡령·배임이나 주가조작을 고위공직자 관련성 없이 독립적으로 수사할 수는 없다.
조직적 위상도 다르다. 중수부는 검찰총장 지휘를 받는 대검찰청 내부 조직이었지만 공수처는 검찰과 분리된 별도 기관이다.
다만 공소청 검사의 직접수사와 직접 보완수사가 모두 금지된다면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영역에서 수사개시권과 강제수사권, 일부 직접 기소권을 함께 보유한 유일한 상설기관으로 남는다.
관할 범위와 조직적 위상은 다르지만 고위공직자 권력형 수사 기능만 놓고 보면 공수처의 ‘독립형 중수부’ 성격이 강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2024년 5월 22일 오동운 공수처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공수처장은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지만 임기 중 구체적 사건에 대한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지시·관여는 법률로 금지돼 있다. [사진=연합뉴스]Q. 공수처장은 대통령의 지휘를 받나
법률상 대통령은 공수처의 구체적인 사건에 관여할 수 없다.
대통령과 대통령실 공무원은 공수처에 업무보고나 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특정 사건에 관해 지시·협의·의견 제시를 해서는 안 된다.
공수처장의 임기는 3년 단임이다. 대통령이 수사 방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처장을 마음대로 해임할 수도 없다. 취임 이후의 신분과 직무상 독립성은 비교적 강하게 보장돼 있다.
그러나 임명 과정은 정치권과 완전히 분리돼 있지 않다.
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그중 한 명을 지명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한다. 국회의 임명동의는 필요하지 않다.
추천위원 7명 가운데 5명이 찬성하면 후보 추천이 가능하다. 야당 추천위원 2명이 모두 반대해도 나머지 위원들의 합의로 후보 추천이 이뤄질 수 있다.
대통령의 임명권이 곧바로 사건 지휘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공식 지시가 아니라 사건 배당과 착수, 지연과 종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편향을 어떻게 검증하느냐다.
공수처장이 정권의 정치적 이해를 스스로 고려해 야당과 사법부 사건에는 신속히 착수하고 권력 핵심부 사건은 지연하거나 축소한다면 대통령의 관여 금지 조항만으로 이를 막기 어렵다.
Q. 공수처가 정권의 친위 수사기관으로 변질되면 누가 막나
법원과 국회, 재정신청 제도와 외부 수사기관이 통제장치로 존재한다.
공수처가 압수수색·체포·구속을 하려면 법원의 영장을 받아야 한다. 공수처가 직접 기소한 사건은 법원이 유무죄를 판단한다. 공수처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서는 일정한 경우 서울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할 수 있다.
국회는 공수처장을 인사청문하고 국정감사와 예산 심사를 실시한다. 중대한 위법행위가 있다면 공수처장 탄핵도 가능하다. 공수처 구성원이 직권남용이나 증거조작 등 범죄를 저지르면 외부 수사기관의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장치들은 대부분 사건이 시작되거나 처분된 뒤 작동하는 '사후 통제'다.
법원은 제출된 영장의 요건과 기소된 공소사실을 심사할 수 있다. 하지만 공수처가 왜 특정 사건에는 즉시 착수하고 다른 사건은 장기간 처리하지 않았는지까지 상시 통제하기는 어렵다.
국회의 통제도 대통령과 같은 정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한 경우 실효성이 약해질 수 있다. 공수처가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자료 제출과 답변을 제한할 가능성도 있다.
공수처 권한 남용에서 가장 통제하기 어려운 것은 무리한 기소만이 아니다. 누구를 수사하고 누구를 수사하지 않을지, 어떤 사건을 신속히 처리하고 어떤 사건을 묵힐지 결정하는 선택적 수사다.
Q. 공수처 수사가 부실하면 공소청 검사가 바로잡을 수 있나
민주당안에 따르면 공소청 검사는 공수처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공소청 검사가 직접 증거를 확보하거나 참고인을 조사할 수는 없다.
공수처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장관 사건을 수사해 공소제기를 요구했는데 기록이 부족하다면 공소청은 다시 공수처에 보완을 요구해야 한다.
수사를 담당한 공수처는 충분히 조사했다고 판단하고, 공소를 책임지는 공소청은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할 경우 양 기관 사이의 책임과 권한이 충돌할 수 있다.
감사원 고위간부의 15억8000만원대 뇌물 혐의 사건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실제로 드러났다.
공수처는 사건을 수사해 검찰에 공소제기를 요구했지만 검찰은 추가 증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보완수사의 법적 근거와 절차를 둘러싼 논란 끝에 검찰은 증거가 비교적 명확하다고 본 2억9000만원 상당의 혐의만 기소하고 나머지 12억9000만원 상당은 불기소했다.
어느 기관의 판단이 옳았는지와 별개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보완 절차가 불명확하면 범죄의 실체보다 권한 다툼에 따라 기소 범위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공수처가 보완 요구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공소청이 판단하더라도 직접 보완할 수 없다면, 결국 같은 공수처에 다시 보완을 맡기거나 불완전한 기록으로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문제가 남는다.
Q. 공수처가 직접 기소하는 사건은 누가 다시 검증하나
판사·검사와 경무관 이상 경찰 등의 사건은 공수처가 직접 수사하고 직접 기소할 수 있다.
이 경우 공소청이 공수처 수사기록을 별도로 검토해 기소의 적절성을 판단하는 절차는 없다. 공수처 내부에서 수사와 기소 판단이 이뤄지고 기소 이후 법원이 유무죄를 심리한다.
무리한 기소는 법원이 무죄 판결로 바로잡을 수 있다. 그러나 수사 착수와 압수수색, 소환과 기소 자체가 대상자의 정치적·사회적 지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재판만으로 충분한 통제가 가능한지는 논란이 남는다.
반대로 공수처가 권력 핵심부 사건을 불기소하거나 장기간 처리하지 않을 경우 이를 실시간으로 강제할 외부기관도 뚜렷하지 않다.
수사와 기소의 결합이 권력 남용의 위험을 키운다는 이유로 검찰의 권한을 분리한다면 공수처의 결합 권한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Q. 공수처의 독립성과 견제를 함께 보장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공수처를 대통령으로부터 독립시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공수처장과 수사 지휘부의 자의적인 사건 선택과 처분도 견제할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과 대통령실 관계자 사건의 불기소·수사종결은 외부 독립기구의 의무적 재검토를 거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공수처와 대통령실 사이의 사건 관련 접촉은 기록·보존하고 국회나 독립 감찰기구가 사후 검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수처가 직접 기소하는 판사·검사·고위 경찰 사건도 기소 전에 외부 위원회나 독립된 공소기관의 심사를 거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장기간 사건에 착수하지 않거나 처리를 지연하는 경우 고소인과 고발인이 법원에 판단을 요구할 수 있는 절차도 필요하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 역시 특정 정치세력만으로 관철할 수 없도록 여야 합의나 강화된 특별다수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Q. 이번 논쟁의 본질은 무엇인가
검찰 권력을 줄인다고 권력수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검찰이 행사하던 기능은 경찰과 중수청, 공소청과 공수처 사이에서 재편된다.
공소청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는 금지하면서 공수처에는 입법·사법·행정부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개시권과 강제수사권, 일부 직접 기소권을 함께 남긴다면 수사·기소 분리가 보편적인 형사사법 원칙인지, 검찰에만 선택적으로 적용되는 원칙인지 따져야 한다.
공수처가 고위공직자 비리를 수사하기 위해 필요한 기관이라면 그 권한에 상응하는 외부 견제장치도 함께 설계해야 한다.
공소청의 수사 기능은 걷어내면서 공수처의 수사·제한적 기소 결합은 그대로 둔다면, 검찰개혁 이후의 질문은 더 이상 검찰 권력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에만 머물 수 없다.
이제 물어야 할 것은 ‘공수처가 쥔 양날의 검을 누가 통제할 것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