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놨지만 두 종목은 28일 각각 3.38%, 4.45% 하락했다. 같은 주 주요 은행주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며 업종별 차별화가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자료]
지난주 Stock Radar의 최대 체크포인트는 하나였다.
“엔비디아가 AI 설비투자 사이클의 지속성을 다시 증명하고, 그 효과가 한국 반도체 주가까지 전달되는가.”
두 질문의 답은 달랐다.
엔비디아는 AI 수요를 다시 증명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실적 발표 직후의 상승분을 지키지 못했다. 반면 주요 은행주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코스피보다 강했다.
이번 주 종목 흐름의 이름은 ‘반도체 밖에서 갈린 업종별 손익계산서’다.
반도체—엔비디아가 벌어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내렸다
엔비디아의 2분기 매출은 962억2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890억달러로 117% 늘었고 비GAAP 기준 주당순이익은 2.22달러였다.
엔비디아는 다음 분기 매출을 1080억달러±2%로 제시했다. 시장 예상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메모리 부품 부족과 가격 상승이 공급 제약으로 지목됐다는 점은 HBM과 고성능 D램을 생산하는 한국 반도체 기업에 중요한 신호다.
그러나 한국 반도체 주가는 실적과 다르게 움직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 직후 강세를 보였지만 28일 각각 3.38%, 4.45% 하락했다. 같은 날 코스피 하락률 1.79%보다 낙폭이 컸다.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실현, 미국의 추가 반도체 관세 가능성, 워시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앞둔 경계감이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번 주 한국 반도체가 보여준 것은 제품 수요와 주가가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엔비디아 실적은 메모리 수요의 방향을 확인해줬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단기 가격은 외국인 수급과 통상정책 불확실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다음 단계는 엔비디아의 매출 증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출하량과 계약가격, 실적 추정치 상향으로 실제 연결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금융—기준금리 인상 뒤 주요 은행주 선방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다음 날 코스피가 1.79% 하락한 가운데 우리금융지주는 2.88%, 하나금융지주는 1.80%, 기업은행은 1.71%, BNK금융지주는 1.00%, 신한지주는 0.83% 상승했다.
주요 은행주는 기준금리 인상 직후 순이자마진 개선 기대가 반영되며 상대적으로 강했다. 반도체와 자동차가 약세를 보이는 동안 금리 변화에 대한 방어 업종으로 선택된 셈이다.
다만 금리 인상이 은행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것은 아니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면 연체율과 대손비용이 올라갈 수 있고 가계·기업의 신규 대출 수요도 둔화할 수 있다.
이번 주 은행주 상승은 장기적인 실적 개선의 확정보다 기준금리 인상 직후 나타난 상대적 강세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앞으로는 순이자마진 확대가 대손비용 증가보다 큰지를 확인해야 한다.
자동차—원화 강세가 수출주에 새 부담을 더했다
현대차는 21일 41만5000원에서 28일 39만9500원으로 내려 한 주 동안 약 3.73% 하락했다. 기아도 같은 기간 13만900원에서 12만8000원으로 약 2.22%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28일 오후 3시30분 1372.5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7월 이후 13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원화 강세는 수입 원가를 낮추지만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 매출을 원화로 환산하는 수출기업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미국 시장 비중이 높은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통상정책과 원화 강세를 동시에 계산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동차주 하락을 환율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다. 코스피 전반의 외국인 매도와 미국 통상정책 불확실성도 함께 작용했다.
그럼에도 이번 주 자동차주는 원화 강세가 반드시 한국 수출주 강세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줬다. 환율이 안정돼도 수출기업의 원화 환산이익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가 제품가격 상승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자동차는 환율과 관세 부담을 판매가격에 얼마나 전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
방산—한화에어로가 지킨 비반도체 대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1일 108만5000원에서 28일 115만7000원으로 올라 한 주 동안 약 6.6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79% 하락했다.
반도체와 자동차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방산 대표주가 상승했다는 것은 시장의 관심이 AI 공급망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의미가 있다.
방산주는 수출 수주와 각국의 국방비, 지정학적 위험 등 반도체·자동차와 다른 실적 변수를 갖고 있다. 반도체가 미국 금리와 외국인 수급에 흔들리고 자동차가 환율과 관세 부담을 받는 상황에서 방산의 수주산업 특성이 차별화 요인이 된 것이다.
다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 종목의 상승을 방산·조선 업종 전체의 강세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신규 수주나 실적 추정치 상향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반도체 약세에 따른 단기적인 종목 순환에 그칠 수 있다.
이번 주 가격만 놓고 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반도체가 빠진 자리를 지킨 비반도체 대안이었다. 지속적인 주도주가 되는지는 수주와 이익 전망으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
지난주 체크포인트에 대한 답
① 엔비디아가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성을 증명했는가
그렇다. 매출과 데이터센터 성장률, 다음 분기 가이던스 모두 강한 AI 인프라 수요를 보여줬다.
② 엔비디아 호실적이 한국 반도체 주가로 전달됐는가
일시적으로 전달됐지만 유지되지 못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8일 실적 발표 직후의 상승분을 반납했다.
③ 메모리 업황의 실물 조건은 개선됐는가
긍정적이다. 엔비디아가 메모리 부족과 가격 상승을 공급 제약으로 언급하면서 HBM·고성능 D램 수요의 강도를 재확인했다.
④ 반도체 이외 업종으로 주도력이 확산됐는가
부분적으로 확인됐다. 주요 은행주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코스피 하락에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자동차는 원화 강세와 통상 불확실성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시장 해석
이번 주 한국 증시는 ‘AI 관련주냐 아니냐’보다 업종별 이익 조건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봐야 하는 시장이었다.
반도체에는 AI 수요라는 호재와 외국인 매도·관세 불확실성이라는 악재가 동시에 작용했다. 자동차는 원화 강세와 미국 통상정책 부담을 받았다. 은행은 기준금리 인상 직후 순이자마진 개선 기대가 부각됐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수 약세 속에서도 상승했다.
같은 한국 증시 안에서도 업종별 손익계산서는 서로 달랐다.

이제 Stock Radar의 질문은 미국 기술주가 얼마나 올랐느냐가 아니다.
미국에서 발생한 수요·금리·통상정책 변화가 한국 기업의 매출과 비용, 환율, 수주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가 종목 선택의 기준이다.
다음 주 변수
첫째, 9월1일 한국 8월 수출에서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 흐름이 엇갈리는지 확인해야 한다. 반도체 수출만 강하다면 업종별 이익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
둘째, 엔비디아가 언급한 메모리 공급 부족이 HBM·D램 계약가격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추정치 상향으로 연결되는지 봐야 한다.
셋째, 원·달러 환율이 1370원대에 머물 경우 현대차·기아의 이익 전망과 외국인 수급이 추가로 조정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넷째, 기준금리 3%가 은행의 순이자마진 개선 기대보다 연체율과 대손비용 상승 우려를 키우기 시작하는지 점검해야 한다.
다섯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상대적 강세가 신규 수주와 실적 전망을 동반하는지, 아니면 반도체 약세에 따른 단기 종목 순환인지 구분해야 한다.
과도하게 단정하면 안 되는 지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락을 AI 반도체 수요 둔화의 증거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엔비디아 실적과 메모리 공급 관련 설명은 오히려 수요가 강하다는 방향을 가리킨다.
28일 주요 은행주의 상승만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은행 실적에 무조건 유리하다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면 연체율과 대손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주간 하락 역시 원화 강세만의 결과는 아니다. 외국인 매도와 미국 통상정책 불확실성을 함께 봐야 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상승을 근거로 방산·조선주 전체가 새로운 주도 업종이 됐다고 확대하는 것도 이르다. 종목별 수주와 실적 전망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한 문장 결론:
“반도체와 자동차가 밀린 사이 은행과 방산이 올랐다—이번 주 한국 종목시장은 AI보다 금리·환율·수주가 업종별 승패를 갈랐다.”
※ 본 기사는 한국 금융시장 2026년 8월 28일 종가와 미국 금융시장 8월 28일 종가를 기준으로 작성했다. 기업의 실적과 전망, 시장의 해석을 구분했으며 특정 종목이나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는다.
참고자료 NVIDIA 2027 회계연도 2분기 실적 https://nvidianews.nvidia.com/news/nvidia-announces-financial-results-for-second-quarter-fiscal-2027 NVIDIA 차기 회계연도 성장 전망·메모리 공급 제약 8월 28일 코스피·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락 https://v.daum.net/v/5sXD0Eu5Xi 한국은행 8월 통화정책방향 https://www.bok.or.kr/portal/bbs/P0000559/view.do?menuNo=200690&nttId=11064191 주요 금융지주 8월 28일 등락률 https://ir.gsifn.io/kbfng/v5/ir_comp_item.html?koreng=1&mode=kr&period=63&sym2=086790 현대차 일별 주가 https://www.wsj.com/market-data/quotes/KR/XKRX/005380/historical-prices 기아 일별 주가 https://www.wsj.com/market-data/quotes/KR/XKRX/000270/historical-prices 원·달러 환율 1372.5원 https://www.yna.co.kr/amp/view/AKR2026082813500000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일별 주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