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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松山] 국회의원의 ‘페북 정치’가 위험한 이유
  • 松山 작가
  • 등록 2026-09-08 17: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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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은 국회의원이 국민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다. 언론의 편집을 거치지 않고 자신의 견해를 밝힐 수 있으며, 의정활동을 빠르게 알릴 수도 있다. 문제는 소통의 도구가 정치 자체를 대신하기 시작할 때 발생한다.

국회의원의 본업은 법안을 검토하고, 예산을 심사하며, 행정부를 감시하고,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대중의 눈에도 잘 띄지 않는다. 반면 페이스북에 자극적인 글 한 편을 올리면 몇 시간 만에 수천 개의 반응과 언론 보도를 얻을 수 있다. 일하는 정치보다 보여주는 정치가 훨씬 쉽고 보상도 빠르다.

페이스북의 구조도 문제다. 짧고 거친 문장일수록 널리 퍼지고, 신중한 설명보다 분노와 조롱이 더 많은 반응을 얻는다. 국회의원이 이 구조에 익숙해지면 정책을 설득하기보다 상대를 악마로 만드는 데 몰두하게 된다. 정치적 판단의 기준도 국가의 이익이 아니라 ‘좋아요’와 공유 횟수로 바뀐다.

더 위험한 것은 책임의 실종이다. 국회 발언은 회의록에 남고 상대 의원의 반론을 받는다. 법안은 심사와 표결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페이스북 글은 일방적으로 올리고 불리하면 삭제하거나 “개인적 견해였다”고 물러설 수 있다. 공적 권력을 가진 사람이 책임은 사적인 게시물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다.

보좌진이 작성한 글을 의원 본인의 생각처럼 올리는 관행도 문제다. 누가 사실을 확인했고 누가 표현을 결정했는지 알기 어렵다.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나 과장된 주장이 국회의원의 이름으로 유포되면 일반인의 게시물보다 훨씬 큰 피해를 남긴다. 삭제해도 화면 갈무리와 기사로 계속 돌아다닌다.

페북 정치는 지지자만 바라보게 만든다. 의원의 게시물에는 대체로 같은 성향의 사람들이 모여 상대 진영을 비난한다. 의원은 그 반응을 민심으로 착각한다. 실제 국민은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의 계정 안에서는 모두가 자신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좁은 반향 속에서 정치인은 점점 과격해지고 타협을 배신으로 여기게 된다.

국회의원은 활동가나 논객이 아니다. 국민 전체를 대표하고 법률을 만드는 헌법기관이다. 그의 한 문장은 개인적 감상이 아니라 정당과 국회의 판단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지만, 공적 지위가 높을수록 사실 확인과 표현에 대한 책임도 커져야 한다.

페이스북은 정치의 보조수단이어야지 정치의 본무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좋은 국회의원은 글을 자주 올리는 사람이 아니라, 법안을 제대로 읽고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자신의 결정에 책임지는 사람이다. 정치인이 의정활동보다 게시물 작성에 능숙해질 때 국회는 토론장이 아니라 거대한 댓글창으로 추락한다.


◆ 松山(송산) 정광제  

시사 칼럼니스트이자 시인, 역사·철학 연구자. 이승만학당 이사와 철학포럼 리케이온 대표를 역임했다. 현재 한국근현대사연구회 연구고문이자 자유주의작가회의 사무총장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시집 ‘하다못해 가슴에라도’외 3권이 있으며 공역 ‘후크고지의 영웅들’과 인문서 ‘신화가 된 조선’ ‘다다미 위의 인문학’ ‘자유주의자의 그람시 읽기’ ‘문학의 세계와 사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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