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동북아 전문가 고든 창 변호사 . 웹사이트 캡처
고든 창 미국 보수 논평가의 짧은 한마디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외교 무대를 흔들고 있다. 8월 24일(한국 시각),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X)에 “Remove Lee!”라는 강경 메시지를 올렸다.
한국에서는 이를 “리무브 리”라 발음하며 곧바로 회자되기 시작했다. 단순히 한 개인의 분노 표출이 아니라, 한국 정치와 민주주의, 나아가 동맹 구조에 대한 불신을 집약한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고든 창은 중국 문제 전문가로 잘 알려진 인사다. 그의 발언이 곧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오랜 기간 워싱턴 보수 네트워크에서 활동하며 트럼프 진영과도 연결돼 온 그는, 사실상 보수권의 시각을 조기에 드러내는 ‘예고 신호’ 역할을 해왔다. 이번 발언 역시 한국을 바라보는 국제 보수 진영의 불신과 우려가 농축된 결과로 해석된다.
고든 창이 “리무브 리”를 외친 직접적 이유는 이재명 대통령의 민주주의 운영 방식에 대한 불신이다. 이 대통령 집권 이후 언론 통제 논란, 사법부 장악 시도, 야권 탄압 의혹이 연이어 불거졌다. 국내에서는 정치 공방으로 치부될 수 있지만,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다르다. 워싱턴 보수권은 이를 “민주주의의 퇴행”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의 표현은 한국의 민주주의가 단순히 흔들리는 정도가 아니라, 제도 자체가 붕괴 직전이라는 강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Remove Lee!”는 단순한 권고가 아니라, 정권 자체가 신뢰를 상실했다는 선언에 가깝다.
고든 창의 메시지가 더 강렬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중국과의 연결 때문이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을 “중국 진영으로 끌고 간다”고 단언했다. 이는 단순한 국내 정치 비판을 넘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전체에 직결되는 사안이다.
트럼프 정부 2기의 외교 핵심은 반중(反中) 전선 강화다. 한국이 이 전선에서 이탈하거나 모호한 태도를 취할 경우, 미국 전략 구상 전체가 흔들린다. 따라서 한미 정상회담은 통상·투자·방위비 문제를 넘어, “한국이 누구의 편에 설 것인가”를 판가름하는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맥락에서 “리무브 리”는 단순히 한국 내 민주주의 논란을 넘어서, 미국이 요구하는 가치 동맹 충성도 시험의 상징적 구호로 작동한다. 한국 대통령 개인에 대한 불신을 곧장 한국 외교 전체에 대한 경고로 전환시키는 장치인 셈이다.
“Remove Lee!”라는 구호는 단발적 메시지에 머물지 않을 수 있다.
한국 보수 진영 내부에서는 이미 “리무브 리”라는 한국식 발음으로 차용하는 움직임이 보인다. 짧고 직관적이며, 풍자적 효과까지 갖춘 이 구호는 집회 현장, 성명서, SNS 해시태그에서 손쉽게 반복될 수 있다. 정치적 무기로서 활용 가치가 높다는 얘기다.
국제적으로도 재확산 경로는 분명하다. 미국 보수 언론이 이를 인용해 보도할 경우, “한국 대통령을 향해 ‘Remove Lee!’라는 구호가 등장했다”는 사실 자체가 뉴스가 된다. 이는 한국의 정권 정통성 논란을 단순한 국내 갈등이 아니라 국제적 의제로 격상시킬 수 있다.
반대로 여권과 친정부 세력은 이를 내정 간섭적 언사라 규정하고 반발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런 반발조차 구호의 인지도를 높이는 역설적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정치적 분열이 커질수록 슬로건의 상징성은 더 강해질 수 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공식 의제는 통상과 방위비, 투자 협력 등이 될 것이다. 그러나 회담의 공기는 이미 바뀌었다. 고든 창의 발언 이후, 협상 테이블 위에는 “한국 대통령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이 보이지 않는 의제로 자리 잡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Remove Lee!”라는 표현을 직접 쓰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느냐”, “야당 탄압 논란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 같은 질문을 던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는 곧 한국 측 입장을 방어적으로 몰아넣으며, 통상·안보 의제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서게 할 수 있다.
고든 창이 “리무브 리”를 외친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한국 민주주의의 퇴행에 대한 불신, 중국 변수에 대한 경계, 한미 동맹 신뢰성 시험이라는 세 가지 요인이 결합된 결과다. 이 구호는 회담 공식 의제에는 오르지 않겠지만, 회담 전체의 배경음을 바꾸고 있다.
나아가 한국 정치권 내부에서도 “리무브 리”는 민주주의를 둘러싼 새로운 전선의 구호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국제 보수 진영이 던진 이 단어는 이제 한국 사회 안에서 정권 정통성 논란과 맞물려 하나의 상징으로 변모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Remove Lee!”는 단순한 발언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 민주주의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를 묻는 날카로운 질문이며, 동맹의 시험지를 던진 경고다.
#고든창 #리무벌리 #RemoveLee #이재명 #한국민주주의 #한미정상회담 #트럼프외교 #중국변수 #정권정통성 #가치동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