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찰관이 3일(현지시간) 사고가 발생한 포르투갈 리스본의 '글로리아' 노선 푸니쿨라 전차 옆에 서 있다. EPA=연합뉴스.
한국인 2명을 포함해 16명이 숨진 포르투갈 리스본의 전차 푸니쿨라 탈선 사고 조사 결과 언덕을 오르내리는 두 차량을 잇는 케이블이 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차의 무게를 지탱하는 케이블이 끊어지면서 제동장치도 소용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포르투갈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1차 조사 보고서에서 사고 차량의 연결 케이블이 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푸니쿨라는 40명 안팎을 태울 수 있는 전차 두 대가 케이블로 연결돼 교대로 가파른 언덕을 오르내린다. 연결된 두 전차 중 하나가 상행하는 동안 다른 하나는 언덕을 내려가며, 두 차량은 언덕 꼭대기에 있는 전동 도르래를 통과하는 케이블로 서로 연결돼있다.
두 전차를 잇는 케이블은 사고 차량에선 끊어졌지만, 나머지 차량의 케이블은 파손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전차는 언덕을 거의 다 올라간 시점에 갑자기 멈춘 뒤 뒤로 밀리기 시작했고, 시속 60㎞의 빠른 속도로 언덕을 질주하듯 내려가다 탈선해 건물과 충돌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차량에는 2개의 브레이크 시스템이 적용됐으나, 두 장치 모두 전차가 급속도로 밀려 내려가는 것을 세우지는 못했다.
조사위는 이에 대해 연결 케이블이 차량을 지탱하는 힘 없이 제동장치만으로 전차가 멈추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일 저녁 탈선 사망사고가 난 '글로리아' 노선은 리스본의 푸니쿨라 3개 노선 중 두 번째로 오래된 노선(1885년 개통)으로, 헤스타우라도레스 광장과 알칸타라 전망대 사이 275m 구간을 왕복한다.
리스본 시내 전경은 물론 다양한 문화유산을 높은 곳에서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알칸타라 전망대로 향하기 때문에 한국인들을 포함한 관광객들이 애용하는 노선이다.
당국은 케이블이 끊어진 이유 등 사고 원인을 계속 조사 중이며, 향후 45일 내로 추가 보고서를 낼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