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장악 선언한 마다가스카르 군부 수장 마이클 랜드리아니리나 대령. AP 연합뉴스.
'Z세대 시위'로 대통령이 탄핵당하자마자 국정 장악을 선언한 마다가스카르 군부 수장이 15일(현지시간) "곧 대통령에 취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위 진압 명령을 거부하고 오히려 시위대에 합류했던 육군 엘리트 조직 캡사트(CAPSAT) 부대 지휘관 마이클 랜드리아니리나 대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제부터 우리가 국정을 책임지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군 소식통은 랜드리아나리나 대령이 이틀 안에 대통령으로 취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랜드리아니리나 대령은 전날 의회가 지난 주말 해외로 도피한 안드리 라조엘리나 대통령의 탄핵을 의결한 직후 대통령궁 앞에서 정권을 장악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군부의 임시 통치 방침을 밝히며 "최대 2년의 과도기에 의회, 정부, 사법부 연합체가 국가를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헌법재판소는 실효적인 정부가 없는 상황에서 랜드리아니리나 대령에게 국가원수의 권한 행사를 촉구하는 별도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달 25일부터 격렬한 반정부 시위로 대통령 탄핵을 끌어낸 마다가스카르의 청년과 시민들은 전날 거리로 나와 정치적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탄핵 절차가 위법하다며 직무를 계속하겠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상 축출됐다.
지난 12일 프랑스 군용기를 타고 마다가스카르에서 탈출한 것으로 알려진 라조엘리나는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생태학적 다양성과 세계 최대 바닐라 생산국으로 유명한 마다가스카르는 1960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후에도 정치 불안정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인구의 약 75%가 빈곤선 이하로 생활할 정도로 세계 최빈국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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