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환율 방어 위해 국민연금 손대고 서학개미 잡는다고?”
  • 임요희 기자
  • 등록 2025-11-27 17:00:13
기사수정
  • 장동혁 대표 “환율 1500원? 국가 경제 붕괴 직전!”
  • 정부의 ‘일일평균환율 적용’ 제안에 증권사들 난색

외환 당국은 최근 원화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과 관련해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결제 수요가 늘어난 것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미일보

원화 환율이 1500원 선에 다가서면서 외환 당국이 환율 방어의 일환으로 국민연금을 동원하는 방안에 이어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에 대한 추가 과세 가능성을 시사했다.

 

외환 당국은 최근 원화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과 관련해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결제 수요가 늘어난 것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 21일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 등 9개 대형 증권사의 외환 담당자들과 미팅을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서 외환 당국은 일일평균환율(MAR) 적용 등을 제안했으나 증권사들은 “환전 시점이 바뀌면 고객마다 적용받는 환율이 달라진다”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환율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해외주식 추가 양도세와 관련해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정책이라는 것은 무조건 ‘된다, 안 된다’가 아니라 여건이 되면 얼마든지 검토할 수 있는 것”이라고 답해 추과 과세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현행 세법은 해외주식의 연간 양도차익이 250만 원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에 대해 22%의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또 정부는 25일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액이 연간 수십조 원에 달한다”며 “국민연금의 수익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환율 안정을 꾀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못하다. 각 커뮤니티 창에는 “언제는 수익률을 올려 기금 고갈 늦춘다더니, 이제는 국민 노후자금을 환율 방어에 투입한다는 것이냐” 류의 댓글이 여럿 달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환율 1500원 돌파를 앞둔 지금 상황은 국가 경제가 붕괴 직전”이라며 “대기업 10곳 중 7곳이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줄도산 공포에 떨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국민연금을 외환시장 안정화에 동원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국민과 미래세대의 노후 자금을 털지 마라”며 “국민의 피땀이 정부의 무능을 덮는 쌈짓돈이냐”고 비판했다.


임요희 기자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유니세프-기본배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