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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시론] 쿠바와 베네수엘라의 비밀스러운 동맹
  • 한미일보 편집국
  • 등록 2026-01-08 20: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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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네수엘라·쿠바 간 ‘석유-정권 보위 교환’ 구조 운용
  • 쿠바의 G2는 “체제 보위에 최적화된 휴민트 조직”
  • 마두로의 ‘그림자 경호실장’… 美CIA에 협조했을지도
쿠바는 오랜 기간 베네수엘라의 석유에 의존해 왔고, 우고 차베스는 집권 이후 자국의 군대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쿠바 G2에 의존하게 되었다. 2000년대 중반부터 형성된 이른바 ‘석유-정권 보위 교환’ 구조에서, 베네수엘라는 저가 혹은 무상에 가까운 조건에 석유를 제공했고, 쿠바는 정권 보위를 위한 인력과 노하우를 제공했다.

마두로 경호 실패의 책임을 물어 경질된 하비에르 마르카노 타바타 베네수엘라 대통령 경호실장. [사진= BBC]
3일 새벽 2시(현지시간), 미육군 최정예 특수부대 델타포스(제1야전군단 특별부대 D중대·1st Special Forces Operational Detachment-Delta)가 마두로의 안전가옥에 착륙하여 그를 마약 유통 혐의로 체포, 헬기에 태워서 떠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5초였다. 

 

이 체포 과정에서 쿠바 군·정보기관 소속으로 알려진 쿠바 G2(Dirección de Inteligencia) 요원 32명이 사살되었다. 이 숫자는 현장에 있었던 소규모 정예 요원의 규모이다. 

 

공식 수치는 아니지만 과거 자료와 공개 토론에서는 베네수엘라에 파견된 전체 쿠바 인력(군·정보·기타 포함) 약 5600명 이상이 보안·방어 관련 임무를 수행하고, 그 가운데 약 3700명이 정보기관(G2)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는 추정이 나온 바 있다. 

 

마두로 정권 끝까지 지킨 쿠바 G2 조직

 

‘저항’이란 죄목으로 국민 1만8000명을 살해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끝까지 지킨 G2 요원들은 ‘경호’나 ‘고문(顧問)’의 범주를 넘어, 정권 생존을 위해 야권과 국민을 탄압한 보이지 않는 손이었다. 

 

쿠바 G2는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체제 수호를 위해 진화해 온 조직이다. 내부 통제, 침투, 반란 차단에 특화된 이 기관은 소련식 보안 모델과 라틴아메리카식 정치 공작의 결합체이다. 

 

체제 위기가 상시로 있는 베네수엘라 정권은 맞춤형 보위 기술을 과도할 정도로 정교화시켰다. 라틴아메리카 정치 연구의 권위자로 알려진 마이클 쉬프터(Michael Shifter) 전 미주대화기구(Inter-American Dialogue) 의장은 “국가 규모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비대한 정보 역량”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는 석유, 쿠바는 정권 보위 상호 제공

 

쿠바는 오랜 기간 베네수엘라의 석유에 의존해 왔고, 우고 차베스는 집권 이후 자국의 군대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쿠바 G2에 의존하게 되었다. 2000년대 중반부터 형성된 이른바 ‘석유-정권 보위 교환’ 구조에서, 베네수엘라는 저가 혹은 무상에 가까운 조건에 석유를 제공했고, 쿠바는 정권 보위를 위한 인력과 노하우를 제공했다. 

 

마두로 정권은 2018년 대선 이후 정통성 논란과 경제 붕괴, 군 내부 동요에 동시에 직면하자, G2에 더 의존하게 되었다.

 

쿠바 G2 조직의 핵심 역할은 ‘권력 보호’

 

G2의 역할은 첫째, ‘권력 보호’였다. 

 

마두로의 동선과 접근 인원을 다층적으로 통제했고, 경호 부대 내부에 상호 감시와 충성도 평가를 상시적으로 시행했다. 

 

둘째는 군과 정보기관에 대한 역(逆)감시였다. 

 

군 지휘관과 경호 간부의 인사에는 정치적 신뢰도를 우선 반영하여 배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했다. 쿠데타는 실행보다 준비 단계에서 차단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를 위해 G2는 쿠바식 보안 프로토콜을 이식한 후, 통신과 보고 라인을 의도적으로 분절했다. 

 

의심 신호가 포착되면 사후 진압이 아니라 사전 인사 조치와 부대 재배치로 불씨를 제거했다. 2019년 4월30일 새벽, 일부 군 인사의 봉기가 확대되는 것을 막은 것은 이러한 사전 차단 구조였다.

 

셋째는 내부 반대파의 분해와 무력화였다. 

 

대규모 유혈 진압은 국제 제재와 외교적 고립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유혈 진압 대신 야권 지도부를 상시로 분열·고립시키고, 체포와 회유를 했다. 

 

이는 기술 정보(TECHINT)보다 인적 네트워크에 강점을 둔 휴민트(HUMINT) 중심 접근으로, 쿠바 정보기관이 장기간의 시행으로 역량을 축적해 온 방식이다. 쿠바 G2를 수십 년간 추적해 온 전 CIA 분석관 브라이언 라텔(Brian Latell)은 G2를 “체제 보위에 최적화된 휴민트 조직”이라고 평가한다.

 

체면 구긴 쿠바의 G2 조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이번 미군 델타포스의 ‘확고한 결의(Operation Absolute Resolve)’ 작전으로 쿠바의 G2 조직이 마두로 경호에 실패했음은 물론 32명 전원이 사망한 결과를 두고 “(쿠바 요원들은) 마두로 대통령 경호를 맡았으나, 마두로 대통령도 지키지 못했고 요원 32명을 잃었다”며 냉전시대에 “정보 활동에서 최정예로 불리던 쿠바가 체면을 구겼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호르헤 카스타녜다 전 멕시코 외무부 장관도 이번 델타포스의 체포 작전에서 마두로 경호에 실패한 G2에 대해 “더욱 심각한 것은 미국에 아무런 피해도 주지 못했다는 점”이라며 이는 “쿠바가 필요한 만큼의 전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마두로의 ‘그림자 경호실장’… CIA에 협조한 것으로 추정 

 

비록 외국인 쿠바에 대통령 경호를 의존했지만 공식적으로 베네수엘라에도 대통령 경호실 조직이 존재한다. 베네수엘라 대통령 경호실장은 마두로가 체포된 직후 대통령 신변보호 실패의 책임을 물어 해임된 하비에르 마르카노 타바타이다. 하지만 마두로에겐 이 공식 경호실장 외에 ‘그림자 경호실장’이 따로 있었다. 

 

그런데 마두로의 ‘그림자 경호실장’ 역할을 해 온 쿠바 정보조직의 간부 아스드루발 데 라 베가가 이번 미군 작전 이후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가 아마도 미 중앙정보국(CIA)에 협조해 마두로의 안전가옥 및 일거수일투족 정보를 넘겼고, 체포된 마두로 옆에서 순수히 협조하도록 설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미국 연방검찰이 발표한 마약 밀매 공모, 테러조직 연계, 자금세탁 죄목에 따라 사실상 종신형(수백 년형) 선고를 받을 수 있는 마두로가 천하태평한 얼굴로 엄지척 포즈를 취했을 것이다. 

 

한미일보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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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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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6-01-08 22:59:24

    와 악마들의 공생이었군요
    깊이있는 한미시론 좋은 기사 계속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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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6-01-08 22:57:27

    한국의 차베스 이재명도 제거 부탁해요
    한미일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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