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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진 칼럼] 2030과 미장 투자자들, 중국 자본에 강하게 비토하는 이유
  • 심규진 교수
  • 등록 2026-01-27 00:2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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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중 정서의 확산이 외교적 적대의 신호라고?
  • 놉, 공정한 경쟁 질서 회복하라는 사회적 경고!

최근 2030 세대와 미국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테무·쉬인·알리와 같은 중국 플랫폼 자본에 대한 거부감이 유난히 강해졌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2030 세대와 미국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중국 플랫폼 자본에 대한 거부감이 유난히 강해졌다. 

 

알리·테무·쉬인과 같은 플랫폼이 언급되는 순간, 반응은 즉각적이고 집단적이다. 이를 단순한 ‘중국 혐오’나 감정적 반사 작용으로 치부하는 해석도 있으나, 이는 현상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진단이다. 이 반응의 본질은 이념이 아니라 계산이며, 정서가 아니라 구조에 대한 인식에 가깝다.

 

이들이 문제 삼는 것은 가격 경쟁 그 자체가 아니다. 핵심은 경쟁의 규칙이다. 중국 플랫폼 자본은 국가 보조금, 규제 회피, 노동·환경 비용의 외부화라는 조건 위에서 움직인다. 

 

중국 플랫폼이 초래한 ‘공정한 경쟁 질서의 붕괴’


반면 한국과 미국의 기업들은 동일 시장에서 각종 규제와 비용을 온전히 감내한다. 이는 자유시장 경쟁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비대칭인 게임이다. 2030 세대는 이를 ‘값싼 상품의 문제’가 아니라 ‘공정한 경쟁 질서의 붕괴’로 인식한다.

 

이 인식은 곧바로 기회의 문제로 확장된다. 중국 플랫폼이 잠식하는 것은 단기 매출이 아니라 장기적 진입로다. 

 

국내 커머스, 스타트업, 디자이너, 중소 브랜드의 생태계가 무너질수록, 개인의 노력으로 돌파할 수 있는 가능성은 줄어든다. “열심히 하면 된다”는 서사가 작동하지 않는 구조가 형성될 때, 분노는 체제에 대한 질문으로 전환된다.

 

미국 주식 투자자들의 반응이 더욱 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들에게 중국 플랫폼은 단순한 해외 기업이 아니라, 미국 기술주와 유통 플랫폼의 수익 구조를 직접적으로 훼손하는 존재다. 

 

데이터, 결제, 소비 패턴이 중국 자본의 영향권으로 이동할수록 포트폴리오의 위험은 현실화된다. 따라서 이들의 반중 정서는 정치적 신념이라기보다 합리적 위험 회피에 가깝다.

 

‘공정’ 여부가 이념 논쟁보다 중요해


중요한 점은 이러한 정서가 좌우 이념과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2030과 투자자들의 반응은 친미·반미, 보수·진보의 구도로 설명되기 어렵다. 

 

빠른 배송과 초저가를 무기로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 뛰어든 알리.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이들에게 중국 자본은 ‘싫은 나라’가 아니라 ‘불공정한 방식으로 시장을 잠식하는 국가 개입 자본’이다. 문제의식은 문화가 아니라 제도에, 정체성이 아니라 규칙에 있다.

 

정치는 이 지점을 읽어야 한다. 중국 자본에 대한 비판을 감정적 민족주의로 환원하는 순간, 설득은 실패한다. 그러나 이를 공정 경쟁, 기술 주권, 데이터 안보, 시장 질서의 문제로 재정의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2030은 구호가 아니라 구조를 요구한다. 반중 정서의 확산은 외교적 적대의 신호가 아니라, 공정한 경쟁 질서를 회복하라는 사회적 경고에 가깝다.

 

지금 필요한 것은 혐오를 부추기는 정치가 아니라, 불공정한 구조를 교정하는 정책이다. 중국 자본을 둘러싼 2030과 투자자들의 반응은 과잉이 아니다. 

 

오히려 시장과 민주주의의 작동 조건을 묻는 질문에 가깝다.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정치는, 결국 다음 세대를 잃게 될 것이다.





◆ 심규진 교수

 

스페인IE대학교 디지털미디어학과 조교수. 전 국방부 정책자문위원과 전 여의도연구원 데이터랩 실장을 역임했으며 호주 멜버른 대학교 전임교수와 싱가포르 경영대학교 조교수로 근무했다. 저서에 ‘K-드라마 윤석열’ ‘하이퍼 젠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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