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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뮤지컬”… 화려한 퍼포먼스 한가득 ‘슈가’
  • 임요희 기자
  • 등록 2026-02-04 20: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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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홍기와 김형묵의 찰떡 연기 돋보여
  • ‘뜨거운 것이 좋아’를 추억하고 싶다면 꼭
  • 22일까지 양재 한전아트센터 무대서

‘뜨거운 것이 좋아’(왼쪽)를 리메이크한 뮤지컬 ‘슈가’. 

뮤지컬 ‘슈가’는 1920년대 미국 시카고를 배경으로 한다. 

 

20년대의 시카고는 범죄와 부패가 난무하는 광란의 도시였다. 미국은 청교도적 윤리관과 식량 절약을 명분으로 금주법을 시행하지만 도리어 마피아가 활개를 치고 비밀 바가 횡횡하는 등 도시는 깊은 혼돈 속으로 빠져든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법이 금지하면 나쁜 놈들이 그것을 공급하게 되어 있다. 

 

이러한 정서는 뮤지컬 ‘시카고’를 통해 잘 묘사돼 있으며 이번에 관람한 시카고 배경의 뮤지컬 ‘슈가’에도 잘 나타나 있다. 

 

한겨울, 강남에 상륙한 ‘뜨거운 것이 좋아’

 

뮤지컬 ‘슈가’는 어릴 적 명화극장에서 보았던 ‘뜨거운 것이 좋아’의 스토리 라인을 충실하게 따라간다. 

 

‘슈가’는 ‘이것이 바로 뮤지컬’이라고 할 만큼 장르의 장점을 100% 활용한 작품이다. [사진=PR컴퍼니]

가난한 뮤지션 조와 제리는 일자리를 구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우연히 갱단 두목 스패츠의 살인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스패츠 일당은 두 사람을 제거하려 부하들을 풀고 조와 제리는 살아남기 위해 마이애미로 향하는 기차에 잠입한다.

 

시카고를 떠나 따뜻한 남쪽 도시 마이애미에 도착한 제리는 각기 조세핀으로, 제리는 대프니로 변장, 여성 밴드 단원으로 활동한다.

 

두 사람은 기차에서 만난 매력적인 단원 슈가에 동시에 반하는데 하필 제리 앞에 늙은 백만장자인 ‘오스굿 필딩’이 나타나 사랑을 고백한다. 할 수 없이 제리는 조와 슈가의 사랑을 응원하며 백만장자와의 슬픈 파티를 즐긴다.

 

그러는 동안 스패츠 일당이 두 사람을 찾아 마이애미로 스며들고 엎치락 뒤치락 추격전이 펼쳐진다. 스패츠 일당은 자멸하고 조와 슈가, 오스굿 필딩과 제리가 사랑을 이루는 것으로 극은 막을 내린다. 

 

‘슈가’는 ‘이것이 바로 뮤지컬’이라고 할 만큼 이 장르의 장점을 100% 활용한 작품이었다.

 

대중적인 서사에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한 슈가는 배우들의 연기, 노래, 춤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시종일관 관객의 눈과 귀를 붙잡아 둔다. 

 

이홍기와 김형묵의 열연 돋보여

 

내가 관람한 회차에는 조 역에 이홍기, 제리 역에 김형묵이 캐스팅돼 어릴 적 보았던 ‘뜨거운 것이 좋아’의 배우들과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조 역에 이홍기(왼쪽), 제리 역에 김형묵. [사진=PR컴퍼니]

뮤지컬 ‘슈가’는 2월22일까지 서초구 한전아트센터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임요희 기자]

영화 속 조 역의 토니커티스는 여자라기에는 너무나 선이 굶은 얼굴이어서 어떻게 저 사람이 남자인 걸 모르지? 의아해하면서 봤다.

 

반면 이번에 조 역을 소화한 이홍기는 체구도 아담하고 얼굴선도 고와서, 나라도 여자라고 속겠네 하는 기분이었다.

 

또 잭 레먼이 연기한 제리는 누가 봐도 남자였지만, 사랑하는 슈가를 친구에게 양보하는 마음을 너무나 잘 표현해 어린 마음에도 찡했던 기억이 있다.

 

김형묵이 맡은 제리는 너무나 거구인 데다 부리부리한 눈매 때문에 도무지 여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재미 요소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었다. 김형묵은 오히려 그 옛날 조 역의 토니 커티스를 떠올리게 하는 면이 있었다.

 

슈가 역의 솔라는 데미지를 깔고 갈 수밖에 없다. 그도 충분히 잘했지만 존재 자체가 전설인 마릴린 먼로를 넘어설 수는 없었다. 심지 없는 목소리로 알콜중독자 슈가를 완벽하게 연기한 마릴린 먼로는 그 역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었기에.

 

1920년대 시카고를 2026년 서울 양재동에 재현한 뮤지컬 슈가. 아기자기한 극 전개와 배우들의 화려한 퍼포먼스, 코믹한 극 전개는 나무랄 데 없었지만 그에 비해 무대 장치가 조금 소박했다는 느낌은 있다.


뮤지컬 ‘슈가’는 22일까지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임요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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