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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중국은 끝났고, 인도는 시작됐다 ②자동차는 왜 먼저 인도로 갔나
  • 김영 기자
  • 등록 2026-02-11 14:5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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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동차는 제조가 아니라 전장·AI가 결합된 복합 산업
  • 중국을 대체한 것이 아니라 ‘중국 없이’ 성장하는 구조
  • 현대차가 먼저 읽은 인도라는 동시 전환 시장
이 기획은 중국을 전제로 한 성장 공식이 흔들리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선택한 새로운 좌표가 왜 인도였는지를 추적한다. 산업별 사례를 통해 ‘중국 이후’가 어떻게 인도를 중심으로 설계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차 인도 푸네공장 임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6.1.14. [사진=연합뉴스]

<목차>

 

① 왜 인도인가 

② 자동차는 왜 먼저 인도로 갔나 

③ 배터리는 이미 인도에서 답을 찾고 있다 

④ 반도체의 다음 질문

⑤ 조선은 왜 중국을 벗어났나

⑥ 기업은 움직였고, 정부는 없었다

 

 전장·AI 동시 전환의 실험장

 

인도가 ‘중국 이후’의 좌표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반응한 산업은 자동차였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자동차는 단일 산업이 아니라, 제조·전장(車載 전자)·소프트웨어·배터리·AI가 결합된 복합 산업이기 때문이다. 산업 전환이 가장 빠르게, 그리고 가장 입체적으로 드러나는 분야가 자동차라는 점에서, 인도의 변화는 이 산업에서 먼저 감지됐다.

 

인도 자동차 시장의 특징은 ‘성숙 이전의 전환’이다. 

 

자동차 보급률은 아직 낮지만, 바로 그 점이 전동화·전장·커넥티드 기술이 한꺼번에 도입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이미 내연기관 중심 구조가 고착된 중국이나 규제와 비용 부담이 큰 미국과 달리, 인도는 기술 전환을 단계별로 거치지 않아도 되는 시장이다. 

 

완성차, 전장, 소프트웨어, 데이터 기반 서비스가 동시에 들어갈 수 있는 ‘동시 전환 시장’이라는 점에서 자동차 기업에게는 실험장이자 시험대다.

 

이 구조를 가장 먼저 읽은 기업이 현대자동차다. 

 

현대차는 인도를 단순한 생산기지나 수출 거점으로 보지 않았다. 

 

1990년대 말부터 소형차를 중심으로 현지화 전략을 펼쳤고, 이후 SUV와 소형 SUV로 내수 중심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중요한 점은 이 전략이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본격화되기 이전부터 설계됐다는 사실이다. 인도는 중국을 대체하기 위해 급히 선택된 시장이 아니라, 중국 없이도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미리 만들어 둔 결과에 가깝다.

 

자동차 산업의 이동에는 항상 후방 산업이 동반된다. 

 

인도에서 자동차 시장이 커지면서 전장 부품, 반도체, 배터리, 소프트웨어 수요가 동시에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인도는 차량의 고급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 가격 민감도 역시 높은 시장이다. 이 조건은 ‘최저가’보다 ‘내구성과 신뢰’가 중요한 한국 자동차 산업의 강점과 맞물린다. 

 

중국 기업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진입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품질 신뢰와 브랜드 축적에서는 한계가 드러난다.

 

지정학적 환경 역시 자동차 산업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인도에서 중국 기업은 경쟁자이면서 동시에 경계 대상이다. 국경 분쟁과 안보 갈등으로 인해 중국 기업에 대한 정책 리스크는 상시적으로 존재한다. 

 

반면 한국은 기술 경쟁자이지만, 정치·민족적 갈등 자산이 없다. 인도 입장에서 한국 자동차 기업은 위험을 분산하면서도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파트너다. 

 

여기에 미국이 인도를 주요 중국 견제 축으로 키우는 전략까지 더해지면서, 인도 내 자동차 공급망에서 한국 기업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자동차 산업이 먼저 움직였다는 사실은 중요한 신호다. 

 

이는 단순히 한 산업의 성공 사례가 아니라, 인도 시장이 더 이상 저부가가치 제조에 머물지 않는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전동화와 전장, AI가 동시에 확산되는 인도 자동차 시장은, 이후 반도체·배터리·소프트웨어 산업으로 이어지는 연쇄 반응의 출발점이 된다.

 

자동차는 그래서 ‘선발 산업’이다. 

 

인도에서 자동차가 먼저 자리 잡았다는 것은, 다른 산업 역시 같은 경로를 밟을 수 있는 조건이 성숙 단계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다만 모든 산업이 같은 속도로 이동하지는 않는다. 어떤 산업은 이미 답을 찾고 있고, 어떤 산업은 아직 질문 단계에 머물러 있다.

 

다음 편에서는 이 가운데 배터리 산업, 특히 전기이륜차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중심으로 인도에서 이미 작동하기 시작한 ‘중국 이후’의 현실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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