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당국이 테헤란의 명문 대학원생을 간첩 혐의로 교수형에 처했다.
미국 CBS뉴스는 이란 사법부 웹사이트 미잔 온라인(Mizan Online)의 보고를 빌려, 에르판 샤쿠르자데(29세)가 미 중앙정보국(CIA) 및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와 협력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후 교수형에 처해졌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잔은 그가 자신이 위성 기술 분야에서 일해 왔으며 외국 정보기관에 “자신의 근무지, 접근 권한 수준, 업무 및 기타 민감한 정보”를 제공했다며 그의 “자백”은 월요일 저녁 국영 텔레비전을 통해 방송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두 인권단체 이란 인권(Iran Human Rights·IHR)과 헹가우(Hengaw)는 샤쿠르자데의 메시지를 공개하며 해당 혐의가 “근거 없는 것”이며 고문으로 인한 “강요된 허위 자백”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헹가우는 2025년 2월에 체포된 샤쿠르자데가 이달 초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에서 테헤란 외곽의 게젤 헤사르 교도소로 갑작스럽게 이송된 후 새벽에 처형되었다고 전달했다.
보고에 따르면, 그는 타브리즈 대학교에서 전기공학 학위를 받은 후 이란 과학기술대학교에서 항공우주공학 석사 과정을 수석으로 마친 수재다.
행가우는 샤쿠르자데가 처형 직전 감옥에서 “나는 날조된 간첩 혐의로 체포되었고, 8개월 반 동안 고문과 독방 감금 끝에 거짓 자백을 강요당했다. 더 이상 무고한 생명이 침묵 속에 희생되는 것을 용납해선 안 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인권 단체들은 이란이 국내외적 긴장 상황에서 사회 전반에 공포를 조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형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이란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사형 집행이 많은 국가다. 이란 인권 단체와 파리에 본부를 둔 사형 반대 연대 단체는 지난달 이란의 사형 제도에 대한 공동 연례 보고서에서 2025년에 최소 1639명이 처형되었으며, 그중 48명이 여성이었다고 밝혔다.
이란은 지난 1월 전국적인 시위가 발생한 이후 잇따라 사형을 집행해 왔다. 인권 단체들은 이란 정부가 피고인들이 제대로 변호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비공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고 오랫동안 비난해 왔다.
한편 이란 사법부 수장은 국내외 적들에 맞서기 위해 사형 집행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임요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