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정보국(CIA)가 툴시 개버드(Tulsi Gabbard) 국가정보국장 집무실(ODNI)을 급습해 존 F. 케네디(JFK) 암살 및 MK울트라(MKUltra) 관련 기밀문서를 압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사태는 CIA 내부고발자 제임스 에드먼 3세(James Erdman III)가 지난 13일(수)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청문회에서 "CIA가 공개 분류 작업을 진행 중이던 JFK 암살 및 MK울트라 정신통제 관련 문서 약 40상자를 ODNI에서 강제로 가져갔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DNI는 개버그 국장의 지시에 따라 대중에게 전면 공개하기 위해 JFK 암살 사건 및 MK울트라 프로젝트 관련 기밀문서에 대한 분류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CIA가 강제로 수십 개의 상자를 수거해 갔다고 에드먼은 폭로했다.
사실 이 상원 청문회의 원래 목적은 JFK나 MK울트라가 아닌 코로나19(COVID-19) 기원 및 정부의 은폐 의혹을 다루는 자리였다.
에드먼은 "미 정보기관 고위층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강력한 증거를 조직적으로 묵살하고 은폐했다"면서 여기에 앤서니 파우치 박사의 역할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CIA 대변인은 즉각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해당 위원회가 이미 비공개 증언을 마친 정보원을 예고도 없이 공개 청문회에 소환해 정치적 쇼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하며, 에드먼이 과거 연방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의무화 반대 운동을 이끌었던 이력을 문제 삼아 그의 증언 신뢰도를 깎아내리는 성명을 냈다.
하지만 언론과 대중의 관심은 코로나19 문제가 아닌 기밀서류 회수로 쏠렸다.
애나 폴리아 루나(Anna Paulina Luna,공화·플로리다) 하원의원은 "CIA가 밤중에 ODNI 창고에 들어가 문서를 빼돌렸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정보기관 간의 무력 충돌설(의회 내부 구데타라는 표현까지 나옴)로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루나 의원은 "물리적인 급습(Raid)은 아니고 문서의 강제 회수나 이관에 가까웠다"고 말했지만, 에릭 벌리슨(Eric Burlison,공화·미주리) 하원의원과 함께 버지니아주 랭글리에 있는 CIA 본부를 항의 방문하여 해당 문서의 행방과 기밀 해제 프로세스를 직접 투명하게 밝힐 것을 강력하게 요구해 언론의 눈길을 끌었다.
ODNI 대변인 올리비아 콜먼(Olivia Coleman)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CIA가 국가정보국장실을 급습한 사실이 없다"며 언론보도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정보 당국이 기밀 해제 지침을 어기고 문서를 회수해 간 본질적인 경위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다.
JFK 암살 기밀문서는 1992년 제정된 'JFK 암살 기록 수집법(JFK Records Collection Act)'에 따라, 미국 정부는 수백만 페이지에 달하는 암살 관련 기록을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을 통해 공개해 왔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을 거치며 전체 문서의 99% 이상이 대중에게 공개되었으나, 정보기관의 요청과 국가 안보, 정보원 보호 등의 이유로 극히 일부 핵심 민감 문서와 가려진(Redacted) 부분이 완전히 해제되지 않고 남아 있는 상태였다.
이번 논란은 바로 이 '마지막 남은 비밀'을 개버드 국장이 강제로 전면 공개하려 하자 CIA가 제동을 걸었다는 프레임에서 확산됐다.
MK울트라(MKUltra) 문서는 1950년대부터 1970년대 초까지 CIA가 주도했던 불법 인간 생체 실험 및 정신 통제 프로그램을 말한다. 이 문서는 1970년대 의회 청문회(조치 위원회 등)를 통해 이미 세상에 대대적으로 폭로됐었다.
알려진 바로는 이 프로젝트는 냉전시대에 민간인을 대상으로 불법 세뇌 실험을 한 것으로, LSD를 이용해 환각 상태인 사람을 맘대로 조종할 수 있는 연구를 했다는 것인데, 초기에는 음모론 취급을 받았으나 1974년 뉴욕타임스의 추적 보도가 나오면서 사실인 것으로 폭로됐다.
당시 CIA 국장이었던 리처드 헬름스가 1973년 관련 기록을 대량으로 파기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에 공식 기록 대부분이 사라졌으나, 이후 파기를 피한 일부 재정 및 행정 문서들이 발견되어 추가 공개된 바 있다.
이번 의혹은 파기된 줄 알았던 문서 중 여전히 정보기관이 숨기고 있는 '미공개 핵심 파일'이 DNI 집무실에 보관되어 있었다는 추측을 낳았다.
이는 최근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트럼프 암살 시도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음모론이 제기되면서 더욱 세간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더군다나 이 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방문차 출국한 이후에 벌어졌다.
의회 조사단은 지난 14일(목) CIA가 서류 반환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CIA에 대한 공식 소환장(Subpoena)을 발부하여 강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경고했다.
조사단은 CIA에 대한 공식 소환장(Subpoena)을 발부하여 강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경고했다.

또한 대통령의 기밀 해제 지침을 거스르고 의회와 ODNI의 승인 없이 독단적으로 움직인 CIA 내부 책임자를 찾아내고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CIA 측은 백악관 및 정보 당국과의 조율을 이유로 문서의 성격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서류의 무조건적 반환을 요구하는 의회 조사단과 팽팽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기성 언론은 이번 사태가 정치권과 정보기관 간의 갈등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으로 정리하고 있으나, 보수진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와 딥스테이트간의 대결로 이해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미국 NNP=홍성구 대표기자 / 본지 특약 NNP info@newsandpo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