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표면의 쟁점은 공소취소권이다. 특검이 이미 재판 중인 사건을 넘겨받아 공소를 계속 유지할지, 취소할지 판단할 수 있느냐는 문제다.
그러나 법안 본문을 보면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 법안은 재판 계속 중인 사건까지 수사대상에 포함하고, 특검에게 공소제기·공소유지 및 그 여부의 결정권을 부여하며, 기존 검사나 다른 특검이 맡고 있는 사건까지 이첩받을 수 있도록 했다.
팩트체크 결론은 분명하다.
문제는 공소취소권뿐이 아니다. 공소취소권은 핵심 쟁점 중 하나일 뿐이다.
법안 전체 구조를 보면 특정 사건군에 대해 수사, 공소제기, 공소유지, 재판 계속 사건, 영장, 재판 공개, 형벌 감면까지 일반 형사절차와 다른 별도 절차를 상당 부분 설계한 법안으로 볼 수 있다.
재판 중 사건까지 넣었다
이 법안의 첫 번째 특징은 수사대상의 범위다.
법안 제2조는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쌍방울 대북송금·공직선거법 위반·위증교사·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의혹·서해 공무원 피격 관련 사건·언론인 및 언론사 대상 명예훼손 수사 등 12개 사건군을 열거한다.
여기에 관련 고소·고발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인지되거나 조사된 관련 사건, 특검 수사 방해 행위까지 포함한다.
핵심은 제2조 제1항 제6호다.
이 조항은 제1호부터 제5호까지의 사건과 관련해 “기소되어 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 병합 사건 포함”까지 수사대상에 넣었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의혹을 수사하겠다는 특검법과 다르다. 이미 법원에 올라가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까지 특검 대상 안으로 끌어들이는 구조다.
공소유지 여부 결정권이 핵심이다
공소취소권 논란은 단순한 해석 논쟁만은 아니다.
법안 제6조는 특별검사의 직무범위를 “수사, 공소제기, 공소유지 및 그 여부의 결정”으로 규정한다. 또 공소제기 및 공소유지 여부의 결정은 특별검사에게 전속한다고 정한다.
법안은 ‘공소취소’라는 표현을 직접 쓰지는 않는다.
그러나 공소유지 여부의 결정권을 특검에게 부여한 이상, 1심 계속 사건에서는 공소취소 가능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다만 모든 재판이 곧바로 취소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형사소송법상 공소취소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만 가능하다. 사건별 재판 단계에 따라 법적 효과는 달라진다.
강제이첩과 변호사 공소유지
더 큰 문제는 제8조다.
제8조는 특검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검사 또는 4대 특검법에 따라 임명된 특별검사가 수사·기소 또는 공소유지 중인 사건에 대해 이첩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요구받은 기관의 장은 이에 따라야 한다. 이첩하지 않으면 이첩 요구일부터 15일이 지난 때 사건이 특검에게 이첩된 것으로 본다.
이는 단순 협조 요청이 아니다. 사실상 강제이첩 구조다. 기존 검찰 또는 다른 특검이 맡고 있던 사건의 공소 주체가 바뀔 수 있다.
제7조와 제8조는 공소유지 변호사 제도도 둔다.
특검은 변호사 자격을 가진 특별수사관 중 공소유지 변호사를 지정할 수 있고, 기존 공소수행 검사가 특검 지휘에 불응하면 그 검사를 공소수행 업무에서 배제할 수 있다.
공소를 취소하지 않더라도 공소유지 주체와 방식이 달라지면 재판의 실질은 바뀔 수 있다. 어떤 증거를 어떻게 다툴지, 공소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유지할지, 항소를 유지할지 여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위헌 논란은 어디서 생기나
위헌 여부는 헌법재판소나 법원의 판단 사항이다. 따라서 이 법안을 두고 곧바로 “위헌”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위헌 논란이 발생하는 지점은 분명하다.
첫째는 권력분립 문제다.
이미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의 공소유지 구조를 국회 입법으로 다시 짜는 것은 입법권이 형사재판 절차에 어디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느냐는 문제를 낳는다.
둘째는 사법권 독립 문제다.
재판 중 사건의 공소 주체와 공소유지 방식이 특검 지휘 아래 재편될 경우 법원의 심리와 판단에 간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셋째는 평등권 문제다.
특정 정치인 또는 특정 사건군만 일반 피고인과 다른 절차를 적용받는 구조가 된다면 형사절차상 특혜 또는 차별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넷째는 이해충돌 문제다.
법안 제안이유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사건”을 직접 언급한다. 그런데 특검 임명은 대통령이 추천 후보 중 1명을 임명하는 구조다.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유지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특검을 대통령이 임명한다면 독립성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영장·재판·형 감면도 별도 설계
이 법안은 수사와 공소유지에만 머물지 않는다.
제12조는 압수·수색·체포·구속영장 청구 등을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전속관할로 정한다. 제13조는 영장전담법관 보임 조항을 둔다. 제14조는 특검이 공소제기한 사건의 재판을 우선 진행하도록 하고, 제1심은 6개월 이내, 제2심과 제3심은 각각 3개월 이내에 선고하도록 한다. 재판 공개와 중계 조항도 포함돼 있다.
특히 제14조 제5항은 중계 시 개인정보·사생활·국가기밀 등을 포함한 재판 내용에 대해 비식별조치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한다.
국민의 알권리와 별개로 피고인·증인·관계인의 사생활, 방어권, 국가기밀 보호 문제와 충돌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제29조의 형벌 감면 조항도 주목된다.
자수, 타인 고발, 주요 진술·증언·자료 제출 등에 대해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했고, 부칙 제5조는 이를 법 시행 당시 수사 중이거나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에도 적용한다고 규정한다.
이는 수사 협조를 유도하는 장치로 볼 수 있지만, 거래성 진술과 진술 유도 논란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팩트체크 판정
문제는 공소취소권뿐이 아니다.
조작기소 특검법의 가장 큰 논란은 공소취소 가능성이다. 그러나 법안 본문을 보면 이 문제는 훨씬 넓다.
법안은 재판 계속 중인 사건까지 수사대상에 포함하고, 특검에게 공소제기·공소유지 및 그 여부의 결정권을 부여한다.
검사와 기존 특검이 수사·기소·공소유지 중인 사건도 이첩받을 수 있고, 이첩에 응하지 않으면 15일 뒤 자동 이첩되는 구조도 들어 있다.
여기에 공소유지 변호사 지정, 기존 공소수행 검사 배제, 영장 전속관할, 영장전담법관 보임, 재판 우선 진행, 재판 중계, 비식별조치 예외, 형벌 감면 조항까지 결합돼 있다.
이는 단순한 특검법이라기보다 특정 사건군에 대해 일반 형사절차와 다른 별도 절차를 상당 부분 설계한 법안으로 볼 수 있다.
정확한 결론은 이렇다.
조작기소 특검법의 본질은 공소취소권 논란이 아니라 형사절차 예외화 논란이다.
조작수사와 조작기소 의혹은 수사할 수 있다. 검찰권 남용 의혹이 있다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그러나 그 방식이 이미 법원에 올라간 사건의 공소유지 여부와 재판 진행 구조까지 특검법으로 다시 짜는 것이라면, 이는 진상규명의 범위를 넘어선다.
특검은 진실을 밝히는 제도여야 한다. 재판을 우회하거나 특정 사건군의 출구를 다시 설계하는 통로가 돼서는 안 된다.
조작기소 특검법을 둘러싼 검증의 핵심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국회가 특검이라는 예외 제도를 통해 진행 중인 형사사건의 수사·공소·재판 절차 전체를 다시 설계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공소취소권 논란은 더 큰 헌법 논쟁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
조작기소 특검법 7대 쟁점 1. 재판 계속 사건 포함 2. 공소유지 여부 결정권 3. 강제이첩 구조 4. 공소유지 변호사 5. 별도 영장 루트 6. 재판 공개·중계 특례 7. 형벌 감면 |
※ 이 기사는 주간 한미일보 10호(5월 3주차)에 게재된 기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