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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 이전·통합, 속도보다 신중함 먼저”… 역대 육사교장단, 대국민 호소문 발표
  • 임요희 기자
  • 등록 2026-06-17 11: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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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랑대는 국군 정통성 깃든 역사적 현장… 미 웨스트포인트처럼 보존해야
  • 공사·국방대 이전 사례 언급하며 “수도권 이탈 시 우수 인재·교수진 확보 치명적”
  • 획일적 사관학교 통합에 우려… “진정한 합동성은 각 군 전문성 위에서 완성”

육사 교장단은 서울 태릉에 위치한 ‘화랑대’가 단순한 교육 시설이 아닌 대한민국 국군의 정통성과 호국정신이 깃든 역사적 자산임을 강조했다. [사진=육군]

정부가 추진 중인 사관학교 통합 및 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 지방 이전 계획에 대해 역대 육사 교장들이 집단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역대 육사 교장단은 17일 주요 일간지 광고를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 안보와 정예 장교 양성 체계를 지켜주십시오’라는 제목의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호소문에 따르면 교장단은 현재 논의되는 육사 이전 및 통합 정책은 국가 안보의 뿌리를 흔들 수 있어 전면적인 재검토와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교장단이 밝힌 반대 및 우려의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①화랑대의 역사적 상징성 수호… “미국의 웨스트포인트와 같아”

 

교장단은 서울 태릉에 위치한 ‘화랑대’가 단순한 교육 시설이 아닌 대한민국 국군의 정통성과 호국정신이 깃든 역사적 자산임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1950년 6·25 전쟁 발발 당시 계급장도 없이 전선으로 달려간 육사 생도들의 희생이 깃든 곳”이라며, “미국이 독립전쟁의 현장인 웨스트포인트를 장교 교육의 중심이자 건국 정신의 귀감으로 삼듯, 화랑대 역시 역사적 현장으로서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②지방 이전 시 경쟁력 약화… 공사·국방대 사례 ‘반면교사’ 삼아야

 

또한 교장단은 첨단 미래전을 주도할 정예 장교 양성을 위해 교육 환경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인공지능(AI)과 무인체계 중심의 전장 변화에 맞춘 혁신에는 동의하지만, 학교의 ‘뿌리’를 옮기는 방식은 악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군사교육기관의 경쟁력은 우수한 학생, 최고 수준의 교수진, 첨단 연구 환경의 결합에서 나온다”며, “이미 공군사관학교와 국방대학교의 지방 이전을 통해 핵심 인재와 교수진 확보가 얼마나 어려워지는지 뼈저리게 경험했다”고 꼬집었다. 수도권 이탈이 가져올 육사의 유무형적 전력 손실을 경고한 것이다.

 

③획일적 통합론 경계… “각 군 전문성 없는 합동성은 모래성”

 

아울러 정부가 추진하는 사관학교 간 통합 논의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현대전에서 육·해·공군의 유기적 협력(합동성)은 필수적이지만, 이는 각 군이 고유의 정체성과 전문성을 확고히 다진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논리다.

 

육사 교장단은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우방국들이 독립된 사관학교 체계를 유지하는 이유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과거 우리 군이 시행했던 ‘3군 사관생도 1학년 통합교육’과 ‘합동군사대학교’ 운영 과정에서 기대보다 각 군의 전문성 유지와 교육 운영 면에서 뚜렷한 모순과 한계를 경험했던 전례를 지적했다.

 

“국가 지도자 양성은 속도보다 검증이 우선”

 

마지막으로 역대 교장단은 “국가의 운명은 전쟁이 시작된 뒤가 아니라, 전쟁을 이끌 지도자를 어떻게 길러내는가에 의해 결정된다”며 현 정부의 속도전식 정책 추진을 우려했다. 

 

수십 년간 검증된 장교 양성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충분한 연구와 국민적 공감대, 그리고 철저한 검증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미래 전장 환경에 부합하는 교육 혁신과 합동성 강화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그 변화가 우리 군의 역사와 전통이라는 무형전력을 훼손하지 않는 방향이어야 한다. 국가 안보를 최우선으로 두고 이 문제를 공론화해 달라”고 국민에게 간곡히 당부했다.

 

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역대 교장단의 집단 성명이 향후 사관학교 통합 및 육사 이전을 둘러싼 정치권과 군 내부에 논쟁을 불러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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