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대표(왼쪽)와 한동훈 전 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해당 행위 징계 방침에 따라 중앙당 윤리위가 재가동(6일) 되면서 5일 당내에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6·3 지방선거 국면에서 무소속 한동훈 의원을 지원했던 친한(친한동훈)계를 비롯해 반(反)장동혁 진영이 타깃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장 대표측과 반장동혁측 모두 일전을 각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구주류인 옛 친윤(친윤석열)계까지 장 대표의 이른바 징계 정치가 혼란을 촉발할 것으로 보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윤리위 내일 재가동…징계 논의 대상 1순위에 친한계
국민의힘 중앙당 윤리위는 내달 6일 전체 회의를 열고 6·3 지방선거 기간 전후로 당원 등으로부터 접수된 징계안에 대해 심의한다.
징계 대상으로 지목되는 1순위는 지난 3월 한 의원의 대구 일정에 동행한 김예지·안상훈·진종오·정성국·배현진·우재준·박정훈 의원 등 친한계 의원들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걸 징계하지 못하면 당의 영속성과 기강 차원에서 문제가 된다"면서 "윤리위원들이 그냥 넘어가자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징계해선 안 된다는 의원들의 목소리나, 징계해야 한다는 당원들의 요구나 무게는 똑같은 것"이라며 강성 지지층의 요청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친한계와 함께 장 대표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던 개혁성향 모임 '대안과미래' 소속 의원들, 오세훈 서울시장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김재섭 의원 등의 징계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서 지방선거 패배 이후 사퇴 요구에 직면한 장 대표는 지난달 유튜브 방송에서 김용태·김재섭·우재준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지도부를 공격"하는 인사들이라며 역공했다.
또 3선 송석준·재선 이성권 의원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지역구에서 지방선거 성적이 좋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지도부에서는 장 대표가 실명으로 언급한 김용태·김재섭·우재준 의원 등은 일단은 징계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장 대표는 해당 의원들이 민주당과는 싸우지 않으면서 내부로 총구를 돌려 혁신적 이미지를 가져가려는 태도에 대해 원론적인 문제의식을 드러낸 것일 뿐"이라며 "징계와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로, 정치적 비판을 징계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점식 원내대표, 원내대책회의 발언 [연합뉴스]
◇ 윤리위 늦어도 이달내 결론 전망…친한계 등 강력 반발 예고
징계 전례 등을 고려할 때 윤리위는 늦어도 이달 안에 징계 조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윤리위는 ▲ 제명 ▲ 탈당 권고 ▲ 당원권 정지 ▲ 경고 등의 징계를 내릴 수 있다.
앞서 윤리위는 지난 1월 6일 윤민우 가천대 교수를 호선을 통해 신임 윤리위원장으로 선출했으며 같은달 13일 당시 한동훈 전 대표를 이른바 당원 게시판 사태를 이유로 제명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은 1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확정됐다.
친한계를 비롯한 반장동혁 진영에서는 윤리위가 실제 징계 조치까지 나설 경우 강력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한동훈 의원은 지난 3일 "당권파라는 사람들이 책임지고 퇴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말도 안 되는 징계를 꺼내 (국민의) 눈을 가리고 있다"며 "괴기스럽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한 친한계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5월 21일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개시된 이후 한 의원의 선거유세를 직접적으로 도운 의원은 없었다"며 "무슨 명분으로 징계를 한단 말이냐. 징계 자체가 조롱거리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대안과미래 간사 이성권 의원은 지난 2일 MBC에 출연해 "장 대표 팬카페 '만사혁통'이 국회의원 30여명을 윤리위에 제소했다"며 "장 대표가 이전 윤리위원장의 임기를 단축시키고 현 위원장을 앉혔는데, 제소도 하고 징계도 결정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김용태 의원도 3일 "정치로 해결할 일을 징계하게 된다면 당내 분란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윤리위가 지난해 대선 당시 대선 후보를 자당 김문수 후보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교체하려 했던 구주류나, 대구경북(TK)에 기반을 둔 한 당권파 인사가 무소속 후보 지원 연설을 한 행위에 대해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을 경우 형평성에 문제가 생길 것이란 비판도 벌써 나오고 있다.
국기에 경례하는 장동혁 대표-우재준 최고위원 [연합뉴스]
◇ 구주류도 징계 정치發 혼란 우려…법원서 또 제동 가능성도
장 대표의 징계 정치가 현실화하는 수순으로 들어가면서 '투톱' 정점식 원내대표와 당 중진들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2일 KBS에 출연해 "징계 절차 개시부터 결론에 이르기까지 신중해야 한다"며 "징계 수위가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5선 나경원 의원도 2일 SBS에 "징계로 정치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고, 5선 김기현·4선 안철수 의원도 유사한 입장을 밝혔다.
나아가 당내에서는 윤리위가 제명 등의 조치를 내렸다가 이전처럼 다시 법원에서 제동걸리면서 혼란만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앞서 윤리위는 연초 친한계 배현진 의원이 악성 댓글을 단 누리꾼 가족의 사진을 SNS에 게시해 아동 인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당원권 정지 1년을,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를 모욕하는 언행을 했다는 이유로 '탈당 권유' 중징계 처분을 각각 했다.
이후 배 의원·김 전 최고위원이 법원에 징계 효력을 멈춰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해당 징계는 없던 일이 됐다.
이와 관련,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법원이 정치에 개입했다는 신호를 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