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4일까지 나흘 연속 상승했다. 미국에서 샌디스크와 마이크론 등 메모리주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조3386억원, 1조2493억원 순매수했다. [사진=연합뉴스 자료] 이번 주 종목 흐름의 이름은 ‘AI 안의 메모리 로테이션’이다.
지난주 Stock Radar의 질문은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메모리와 저장장치의 실제 수요로 이어지는지, 미국 반도체주의 가격 신호가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다시 전달되는지였다.
이번 주에는 메모리 쪽에서 먼저 답이 나왔다.
13일 뉴욕시장에서 샌디스크는 13.7%, 마이크론은 4.2% 올랐다. 샌디스크는 AI 인프라 확대를 근거로 2028~2030회계연도 매출이 연평균 중후반대 10% 증가할 것이라는 장기 전망을 제시했고 주가는 한 주 동안 35.4% 상승했다.
한국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 연속 올랐다. 주간 상승률은 삼성전자 18.83%, SK하이닉스 15.68%였다. 14일 삼성전자는 27만4500원, SK하이닉스는 164만5000원으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두 종목을 합쳐 4조7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미국에 상장된 SK하이닉스 ADR도 13일 7.29% 상승했다. 샌디스크와 마이크론에서 시작된 미국 메모리주의 강세가 SK하이닉스 ADR과 서울시장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로 이어졌다. 지난달 급락 과정에서 약해졌던 한미 반도체 가격 전달경로가 다시 작동한 것이다.
그러나 ‘AI’라는 이름이 붙은 종목이 모두 오른 것은 아니다.
시스코는 양호한 실적과 AI 관련 주문 증가에도 13일 8.4% 떨어졌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도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과 전망을 내놨지만 14일 5.1% 하락했다. AI 수요 자체가 꺾였다기보다 이미 높은 기대를 받은 종목에는 ‘좋은 실적’ 이상의 결과가 필요해졌다는 의미다.
지난주 체크포인트 결과
• AI 인프라 수요 지속: 확인
미국 메모리·스토리지주의 상승과 샌디스크의 장기 전망에서 수요 기대가 다시 확인됐다.
• 미국 반도체→한국 반도체 가격 전달: 확인
샌디스크·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 ADR이 오른 뒤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강하게 반등했다.
• AI 종목의 무차별 상승: 실패
시스코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좋은 실적과 전망에도 하락했다. AI 내부에서도 밸류에이션에 따른 선별이 진행되고 있다.
• 메모리 슈퍼사이클 확정: 판정 보류
주가가 한 주 급등했다는 사실만으로 D램·낸드·HBM의 장기 가격 사이클까지 확인됐다고 볼 수는 없다.
다음 주 체크포인트
첫째, 샌디스크와 마이크론이 급등 뒤 가격을 지키는지 봐야 한다. 미국 메모리주가 조정을 받을 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독자적으로 버틸 수 있는지도 시험대다.
둘째, D램·낸드 가격과 HBM 계약 물량이다. 주식시장의 기대가 실제 메모리 가격과 출하량으로 확인돼야 이번 반등을 펀더멘털 재평가라고 부를 수 있다.
셋째, 미국과 한국의 가격 연결이 계속 유지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ADR 상장 이후 미국과 한국에서 같은 기업을 두 개의 시장이 동시에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엔비디아의 다음 실적 발표는 8월26일,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은 27~29일이다. 따라서 17~21일 장세는 두 대형 이벤트보다 메모리 가격과 수급 자체의 힘을 먼저 시험하는 구간이다.
과도하게 단정하면 안 되는 점
샌디스크의 중심은 NAND·스토리지이고 SK하이닉스는 HBM·D램, 삼성전자는 종합 메모리 사업이다. 같은 방향으로 주가가 움직였다는 사실과 기업별 장기 이익 전망은 구분해야 한다.
그러나 기업별 사업구조가 다르다는 이유로 이번 동조화를 무시해서도 안 된다. 이번 주에는 미국에서 발생한 메모리 수요 기대가 한국 반도체 대형주의 가격과 외국인 수급으로 실제 전달됐다.
AI의 돈이 다시 메모리와 저장장치로 확산되면서 미국에서 서울로 이어지는 반도체 가격 고리가 복원됐다.
※기사에 언급된 기업과 종목은 산업과 시장 흐름을 설명하기 위한 사례다.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나 목표가격을 제시하는 투자 권유가 아니며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