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코스피는 이날 6977.94로 마감해 한 주 동안 11.49%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1418.3원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주 시장이 남긴 판단 프레임은 ‘한국 할인율의 되돌림’이다.
코스피는 7일 6258.77에서 14일 6977.94로 올라 한 주 동안 11.49%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500은 0.4%, 나스닥은 0.1% 오르는 데 그쳤다. 미국 증시 상승이 한국 시장의 방향을 도왔지만 상승폭의 차이까지 설명하지는 못한다.
한국 기업의 이익이 일주일 만에 11% 좋아진 것도 아니다.
달라진 것은 시장이 한국 주식에 적용하던 위험의 가격이었다.
미국 CPI와 PPI가 둔화해 추가 금리 인상 부담이 낮아졌고 샌디스크와 마이크론의 상승으로 메모리 수요 기대가 되살아났다. 여기에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6조5741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지난달 한국 시장에 붙었던 과도한 위험 프리미엄 일부가 빠졌다.
지난달에는 똑같은 구조가 하락을 증폭했다. 외국인이 팔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떨어지자 시가총액 비중이 큰 두 종목의 하락이 지수 전체로 확대됐다. 이번에는 외국인이 두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고 주가가 나흘 연속 오르면서 같은 구조가 상승을 증폭했다.
주가만 반등한 것도 아니다.
코스피200 옵션시장이 예상하는 향후 변동성을 나타내는 VKOSPI는 전주 75.59에서 55.31로 26.83% 하락했다. 지난달 29일 장중 93.27까지 치솟았던 공포가 상당 부분 진정됐다는 의미다. 다만 55선 자체도 높은 수준이다.
이번 수치는 ‘변동성 정상화’보다 ‘극단적 공포의 후퇴’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이 차이가 중요하다.
이번 주 코스피의 급등을 ‘한국 할인 해소’라고 부르면 너무 멀리 나간다. 외국인은 코스피를 대규모로 샀지만 코스닥에서는 6187억원을 순매도했다. 자금은 한국 시장 전체가 아니라 대형 반도체를 중심으로 선택적으로 복귀했다.
따라서 이번 주 나타난 것은 할인율의 소멸이 아니라 지난달 과도하게 높아졌던 할인율의 일부 되돌림에 가깝다.
지난주 체크포인트 결과
• 외국인 현물 복귀: 확인
코스피에서 주간 6조5741억원 순매수가 나타났다. 이번 반등을 단순한 선물·파생 수급만으로 설명하기 어렵게 만드는 숫자다.
• 시장 공포 완화: 확인
VKOSPI가 26.83% 떨어졌다. 다만 절대 수준은 여전히 높다.
• 한미 반도체 가격 연결 회복: 확인
샌디스크·마이크론, SK하이닉스 ADR,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 한국 시장 전체로의 위험선호 확대: 판정 보류
외국인이 코스닥에서는 순매도를 이어갔다. 대형주 밖으로 위험선호가 충분히 확산됐다고 보기 어렵다.
다음 주 체크포인트
가장 중요한 숫자는 코스피 7000이 아니다. 7000 위에서도 외국인이 계속 사는가다.
지수가 급락한 뒤 외국인이 되사는 것은 저가매수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가격이 다시 올라간 뒤에도 순매수가 이어진다면 한국 주식의 목표 비중 자체를 높이는 움직임인지 따져볼 수 있다.
두 번째는 매수 업종의 확산이다. 반도체에서 자동차·금융·산업재로 돈이 퍼져야 ‘한국 할인율 하락’이라는 해석에 힘이 붙는다.
세 번째는 미국 10년물 4.7%와 브렌트유 90달러다. 미국 소비 둔화로 금리가 내려가더라도 유가가 90달러를 넘어선다면 한국에는 수출 수요 둔화와 수입 비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네 번째는 21일 한국 생산자물가다. 유가와 원화가 기업 비용으로 얼마나 전가되고 있는지가 할인율의 다음 방향을 결정할 변수다.
과도하게 단정하면 안 되는 점
이번 주 11.49% 급등을 새로운 강세장의 시작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직전 하락이 컸던 만큼 기술적 가격 복원과 포지션 재조정이 상당 부분 들어 있다.
반대로 이번 상승을 모두 숏커버링으로 치부하는 것도 자료와 맞지 않는다. 외국인은 실제 현물시장에서 6조5000억원 넘게 순매수했고 시장이 가격에 반영한 예상 변동성도 크게 낮아졌다.
이번 주 시장의 핵심은 코스피가 11.5% 올랐다는 숫자 자체가 아니다.
한국 기업이 한 주 만에 달라진 것이 아니라 외국인이 지난달 한국 시장에 붙였던 위험 할인의 일부를 거둬들였다는 점이다.
※이 기사는 공개된 시장자료를 바탕으로 금융시장과 산업구조를 분석한 것으로 특정 금융상품이나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는다.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