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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학의 전라도에서] 한국의 남자는 어디로 가는가
  • 정재학 시인·칼럼니스트
  • 등록 2025-11-21 12: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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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칼럼니스트'악화(惡貨)는 양화(良貨)를 구축(驅逐)한다(Bad money drives out good)'라는 말은 16세기 영국의 무역상이자. 재정가였던 토마스 그래샴의 이론이다. 이는 단순히 화폐 경제에 국한된 이론이 아니라, 오늘날 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까지 적용되는 보편적 진리로 이해되고 있다. 


필자는 요즘 20~30대 대한민국 남자들만큼 정서적으로 안정된 남자들은 없다고 본다. 능력 있고 경제력은 물론이거니와 키 크고 잘생긴 얼굴에 예의 바른 자세. 여기에 더하여 깔끔한 옷차림과 걸음걸이까지 전체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의 지적인 향기가 넘친다.


지적(知的)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교육수준을 일컫는 말이겠으나, 대한민국 20~30대는 높은 학력에 깔끔하고 단아한 분위기가 있다. 10대들도 마찬가지다. 중국인이나 일본인과는 확연하게 다른 품격이 있다. 귀티가 있는 것이다.


그런 젊은이들이 대한민국 여자들을 버리고, 국제결혼을 선택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니, 왜? 블랙핑크, 트와이스, 뉴진스가 있는 나라에서 왜 한국남자들이 한국여자를 버리고 외국여자를 선택하는 걸까.


대한민국에 여성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던 때가 1980년댸 중반, 대학가에 운동권이 등장하던 무렵이었을 것이다. 당시 억압 받던 여성들의 인권회복은 우리 사회에 정말 시급했던 주제였다. 가부장적인 가정과 사회에서 여성들은 그저 말없이 살아야 하는, 버려지고 외면 받는 슬픔이었다.


필자는 대한민국의 근대화나 경제부흥에 한국여성의 힘이 컸다고 굳게 믿는 사람이다. 여성들이 나서서 가정을 돌보고 방직공장이라도 취직해서 남동생들 학업을 돕지 않았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없었으리라 단언하고 있다.


숨어있던 여성의 힘이 근대화 바람을 타고 우리 사회에 가세하면서, 우리는 선진국을 향한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문제는 여성운동이 도를 넘어 페미니즘으로 발전했다는 데에 있었다. 여성의 경제적 능력이 남성들과 비슷해지면서, 여성들은 능력이 떨어지는 남자들로부터 독립하기를 원했다. 이에 이혼율이 높아지고 가정이 파괴되는 현상이 늘어나면서, 그로 인한 페해 또한 커지고 있었다.


거기다가 간통죄가 폐지되면서 카바레나 나이트클럽 같은 곳에서는 여자들이 박수를 치면서 환호하더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마인드에 문제가 생긴 것이고, 여성들은 도덕성의 경계를 넘어가고   있었다.


이렇게 여성들이 남녀평등을 넘어 여성상위시대로 향해 갈 때, 한국의 남자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필자는 여성운동이 활발하던 시절, 여성부에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중계를 못하게 막는 것을 보았다. 명분은 성(性)을 상품화한다는 것이었고, 여기에 더해 운동권 출신 여자들은 미(美)의 평등을 주장하고 있었다. 예쁜 여자나 못생긴 여자 모두 똑같은 권리를 가진다는 사회주의식 논리였다.


미(美)는 평등할 수 없는 '가장 개인적인 가치의 문제'다. 저마다 선호하는 스타일이 다르고, 저마다 다른 얼굴을 타고 태어났을 것인데, 똑같은 기준과 똑같은 대접을 바란다는 것은 웃기는 착각이다. 항공사 스튜디어스나 화장품 광고 모델에 민주당 최민희나 서영교를 쓰라는 말과 같다.


이 여성운동을 주도하던 이들이 싸움꾼 같은 운동권 여자들이 대부분이었고, 이들은 대부분 정치계에 뛰어들었다. 그리하여 대한민국 여성정치계에 우아함은 사라졌다. 


거칠고 포악스런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는 없다. 악쓰고 대드는 등 정내미 떨어지는 경험을 한 남자는 여자 앞에서 웃지 않는다. 그러므로 웃음을 잃은 남자들이 흔해지고,  이렇게 가정이나 사회에서 여자들로부터 존중받지 못한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증가하는 국제결혼 문제를 파악해야 한다. 


고속도로 휴게소 여자화장실 앞에서 여자친구의 가방이나 겉옷을 들고 서있는 남자가 우리 대한민국의 남자들이다. 여자들 손에 혼자 짐을 들게 하지 않는 것이 또한 대한민국 남자들이다. 찬바람이 불면, 외투를 열고 품속으로 내 여자를 끌어들이는 남자가 대한민국의 남자들이다.


문학적으로 표현한다면, 대한민국의 남자는 사랑하는 사람보다 먼저 잠들지 않는다. 새벽이슬이 차가운 밤, 먼 하늘의 별빛을 끌어와서라도 덮어주는 마음. 대한민국의 남자는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 먼저 잠들지 않는다.


지난 2022년 세계4대 미인대회 중 하나인 '미스 어스'에서 우승한 시드니 태생의 최미나수. 그녀는 '공감'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언어를 세계인의 가슴에 새겨주었다. 이 사실을 훗날에 알았지만, 당시 우리는 이 소식을 전혀 알 수 없었다. 


우리가 미스춘향 선발대회나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통해서 세속적인 즐거움만 얻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미(美)의 변천과정을 살피는 계기도 될 뿐만 아니라 뭇 여성들에게 '가꿈'에 대한 자극제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보다 더 아름답게, 보다 더 우아하게, 보다 더 상냥하게 가꾸고자 하는, 착한 자극이 사라진 것이 오늘의 대한민국이다. 예쁜 여자들은 못보게 가로막고 운동권 못생긴 것들만 눈 앞에서 얼쩡거리는 세상. 갈수록 여성성이 사라지는 현실에서 한국의 여자를 사랑하고자 남아있을 남자는 없다.


그리하여 대한민국 20~30대 남자들은 한국의 여자를 버리고 떠나고 있다. 


가난하더라도, 사랑한다면 옥탑방에서라도 시작할 수 있다는 마인드 건강한 일본여자들. 작은 것 하나에도 만족할 줄 알면서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앙아시아 스탄5개국 여자들. 비너스급  미모를 지녔으면서도 두 명 혹은 세 명, 열심히 아기 낳고 가정을 돌보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그리스 여자들.


산사(山寺) 단풍이 물든 산길. 손바닥으로 전해오는 그녀의 체온에서 걸을수록 붉어지는 마음. 봉숭아 꽃물 손톱에 들여주면서 흰눈 내리는 날을 기다리는 마음. 별빛 끌어와 덮어주고 그녀가 잠들 때까지 밤을 지키며 바라보는 사랑.


그러나 사랑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한 줄 알지만, 세상은 못생긴 것들이 잘생긴 것들을 쫓아내는 법이다. 필자도 Bad money(악화)가 설쳐대는 국회에서, 민주당 못생긴 것들을 보면서 남자의 감정을 버린 지 오래다.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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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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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5-11-22 19:44:21

    느꼈으나 표현하지못했던 것들을 역시 시인님답게 펴현해주셨어요 헌재 8명의 천박한얼굴은 너무나 창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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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mj2025-11-21 14:21:17

    세상의 모든 포스트모던적 일탈을 보며
    이렇게 가다간 진짜 큰일 나겠다 싶어도
    "과유불급"
    유럽도 북미도 느리긴 하지만 다시 조금씩 정상으로 돌아오는듯 합니다.
    이성이니 이념이니 하며 까불어도
    결국 인간의 몸뚱아리 속에 답재된 본성으로 돌아오게 마련인듯 합니다.
    요즘 부쩍 남녀불문 반듯한 젊은이들을 많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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