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트럼프 황금열쇠에 대해 한국 언론이 밝히지 않은 이야기
  • NNP=홍성구 대표기자
  • 등록 2025-12-25 09:09:43
기사수정


트럼프가 선물한 백악관 황금열쇠 [강훈식 비서실장 페이스북]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황금 열쇠를 이재명에게 줬다는 기사가 순식간에 여러 언론사들에 도배됐다.


24일(한국시간)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페이스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 강경화 주미대사와 환담하면서 이 대통령에게 특별한 안부를 전했다"며 이를 소개하면서 알려지게 된 일이다.


강 실장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 방한 당시 매우 귀한 선물을 받아, 특별한 선물을 전달하고자 한다"며 5개 제작된 백악관 황금열쇠 중 마지막 남은 1개를 이 대통령에게 보내왔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 대통령을 많이 좋아한다(I really like him)"며 "양 정상 간에 최고의 협력 관계가 형성됐다"는 언급을 했다고 강 실장은 전했다.


하지만 인터넷 검색 결과, 트럼프의 황금열쇠는 5개 보다는 훨씬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된다.


한국 언론들은 지금까지 이 열쇠를 받은 인사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아소 다로 전 일본 총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2020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은 일레인 차오 당시 교통부 장관에게 열쇠를 전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한 바 있다.


WP는 기사에서 트럼프가 아소 다로 전 일본 총리에게 황금 열쇠를 준 2024년은 그가 현직 대통령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백악관 열쇠를 선물했다고 지적했다.


한국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트럼프는 이미 5개 열쇠를 모두 준 상태다. '이재명에게 준 열쇠가 누구 열쇠를 빼앗아 준 건가?'라는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더군다나 일레인 차오는 반트럼프 행보로 '라이노'(RINO:이름만 공화당)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미치 맥코넬의 부인으로, 그녀의 부친이 중국과의 사업으로 부를 축적해 의혹을 받고 있기도 한 인물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의 보도에 따르면, 2020년 4월 16일 트럼프 대통령은 차오 장관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펜데믹 당시 활약한 트럭 운전사들을 대표해 4명의 운전자에게도 황금열쇠를 선물했다.


경매에도 나온 트럼프 황금열쇠, 일반에 판매됐었다


이 황금열쇠의 역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였던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 이 열쇠 기념품이 등장한 것은 2020년 9월 16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달하면서다.


정치 기념품 수집가 로리 퍼버(Lori Ferber)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황금열쇠는 "한정된 수량으로 제작되어, 나무 케이스와 외부 상자에 담긴 채로 백악관 주요 직원과 특별 손님들에게 전달되었다"고 한다.


또한 "이 한정판 제품은 시장에 소량만 출시되었으며 출시되자마자 빠르게 매진됐다"면서 "소장품으로 추가하거나 희귀한 아이템을 좋아하는 분께 선물하기에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정품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웹사이트에 올라온 황금 열쇠 가격은 2,495달러다.


이 곳 외에도 이베이, RR 옥션 같은 경매사이트에도 황금열쇠가 판매된 기록이 나온다. 이베이에서는 현재 경매가 진행중인 것으로 보이며, RR 옥션에서는 2023년 9월 13일에 3,670달러에 판매된 것으로 나온다.


RR 옥션은 판매된 황금열쇠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근의 개인 소장품"이라고 소개했다.


선물은 선물일 뿐...황금열쇠 공개의 속내는 이것?


정작 중요한 문제는 왜 하필 지금 이 열쇠 선물을 언론을 통해 확산하고 있느냐는 점인데, 일각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미국발 도움을 기대하고 있는 수많은 우파 국민들에게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트럼프와 이재명이 얼마나 돈독한 사이인지 보여줌으로써 한국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미국발 희망"을 짙밟으려는 속셈이라는 것이다.


황금열쇠 선물은 참으로 소중하고 귀한 것이겠으나, 그 열쇠가 면죄부나 사면장처럼 확대해석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2025년 5월 30일, 일론 머스크는 얼굴에 멍이 든 모습으로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그 황금열쇠를 받았다. 그리고 머스크는 트럼프와 결별했고, 며칠 뒤 서로에게 불만을 쏟아내는 모습까지 보였다.


보도된 바에 따르면, 황금열쇠는 9월 16일 증정됐다. 한국 국회의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에 대한 연방 청문회와 무역대표부 회담 취소 등의 조치가 있기 전이었다. 한미무역협정에 균열이 갔다는 신호가 나오기 전에 벌어진 일이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미무역협정에 대한 공동발표에 대해 백악관은 트럼프의 또 하나의 치적으로 여겼고, 트럼프 대통령은 가는 곳마다 한국이 350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사실 그는 한국의 대미투자 총액이 6000억 달러가 넘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 정도면 황금열쇠를 받기 충분한 공로로 인정할 수도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모든게 용서되는 것은 아니다.


2026년 1월 부정선거 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한국도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연일 나오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이재명 정부는 "트럼프는 이재명 편"이라는 식의 내러티브를 언론을 통해 확산하고 있다. 기싸움을 벌이는 모양새다.


미국 NNP=홍성구 대표기자 / 본지 특약 NNP info@newsandpost.com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유니세프-기본배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