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신년인사회 참석한 정청래 대표 [사진=연합뉴스]
공천을 둘러싼 금전 수수 및 절차 개입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처리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같은 공천 문제를 두고 누구는 제명됐고, 누구는 윤리심판원에 회부됐으며, 누구는 아무런 판단도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의 판단 기준이 일관된 것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최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강선우 민주당 의원을 제명하고,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중앙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했다. 당 지도부는 두 사안 모두 공천 과정의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점을 징계 사유로 설명했다.
강선우 의원의 경우, 2022년 4월 22일 열린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회의 회의록을 근거로, 해당 회의에서 김경 서울시의원에 대한 단수 공천을 주장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것이 민주당의 설명이다. 금전 수수 여부와 무관하게 공천 과정에 부적절하게 개입했다는 점이 제명 사유란 것.
같은 기준에 따라 민주당은 당시 중앙당 공직선거 후보자 검증위원장이었던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윤리심판원에 회부했다. 공천 검증 책임자로서 관리·감독 책임을 다했는지를 판단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공천 결과의 직접적 수혜자인 김경 서울시의원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윤리심판원 회부나 별도의 징계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제명과 윤리심판원 회부가 필요할 정도의 사안이었다면, 공천 결과에 대한 판단 역시 필요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논란은 2020년 총선 공천을 둘러싼 탄원서 처리 과정에서 불거졌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2020년 제21대 총선 당시 서울 동작갑 지역 공천 과정에서 금품 수수 의혹이 있었다는 내용을 담은 탄원서가 2023년 12월 민주당 당대표실에 전달된 정황이 확인됐다.
해당 탄원서는 서울 동작구 민주당 소속 전직 구의원 2명이 작성했으며, 김병기 당시 서울 동작갑 민주당 국회의원 후보의 공천 과정과 관련해 금품이 오갔다는 주장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기 전 원내대표 측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탄원서를 당대표실(이재명) 김현지 보좌관에게 전달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인물은 이수진 전 더불어민주당(21대 서울 동작을) 의원이다.
이 전 의원은 2023년 12월 해당 의혹을 탄원서 형태로 문제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2024년 4월 제22대 총선 공천을 불과 몇 달 앞둔 시점이었다. 해당 탄원서는 당대표실에 접수된 뒤 내부 검토를 거쳤지만, 수사나 윤리심판원 판단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이후 2024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이수진 전 의원은 컷오프됐다. 민주당은 공천 결과에 대해 “전략적 판단”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문제 제기 이후 공천 배제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공천 처리 방식을 두고 “같은 공천 문제를 놓고 판단 기준이 달랐다”며 공세를 펴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누구는 제명되고 누구는 책임을 묻고, 누구는 아예 판단 대상에서 빠진 구조”라며 “공천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공천 시스템 개선을 강조하고 있지만, 제명·윤리심판원 회부·컷오프·무조치가 동시에 존재하는 이번 사례가 당의 공천 기준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