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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 한미칼럼] 김도읍 사퇴, 인사가 아니라 구조가 무너졌다는 신호
  • 김영 기자
  • 등록 2026-01-05 23: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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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책위의장 공백이 드러낸 전략 실종의 현실
  • 국민의힘은 왜 전략가를 키우지 못했나

국민의힘 김도읍 정책위의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의 사퇴를 두고 여러 해석이 뒤따랐다. 지도부 균열이라는 말도 나왔고, 노선 갈등의 신호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 사퇴를 인물의 결단이나 정치적 메시지로만 읽는 것은 사안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해석이다.

 

김도읍의 사퇴가 말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국민의힘 내부 구조의 한계다.

 

김도읍은 정책위의장에 비교적 부합하는 인물이었다. 계파색이 옅고, 공개 충돌을 피하며, 정책을 정치적 무기로 소비하기보다 조율과 설명의 대상으로 다뤄왔다. 야당 정책위의장이 본래 수행해야 할 ‘소통자’ 역할에 가장 가까운 유형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가 자리를 내려놓았다는 사실은, 이 자리가 특정 인물의 역량으로 버틸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야당에서 정책위의장은 정책 설계자가 아니다. 야당의 정책은 집행이 아니라 배치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만들 것인가보다, 언제 꺼낼 것인가, 어떤 프레임에 얹을 것인가, 어디서 멈출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정책을 정치적 언어로 번역하고, 정국의 흐름에 맞춰 배치하는 전략 기능이 핵심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정책위는 오랫동안 책임은 지지만 권한은 없는 자리로 굳어져 왔다.

 

이 구조의 중심에는 여의도연구소가 있다. 국민의힘의 공식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는 정책 연구와 자료 생산에는 충실했지만, 전략 기관으로 기능해 왔다고 보기는 어렵다. 

 

보고서는 쌓이지만, 정책을 언제 쓰고 언제 접을지에 대한 판단은 조직화돼 있지 않다. 정책의 정합성은 설명하지만, 정치적 효과를 계산하는 기능은 부재하다. 연구는 있지만 전략은 없는 상태다.

 

지금 여의도연구소 소장이 누구인지를 보면, 국민의힘의 현 주소가 보인다. 

 

연구소의 수장이 정책 집행과 행정 경험에 강한 인물이라는 사실은, 이 조직이 여전히 ‘전략 생산 기지’가 아니라 ‘정책 정리 창구’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개인의 역량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힘이 여의도연구소에 어떤 역할을 기대해 왔는지를 그대로 드러내는 장면이다.

 

이 지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민주연구원과의 차이는 분명해진다. 

 

민주연구원은 단순한 정책 연구소를 넘어, 대표의 전략 브레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정책을 선거 국면과 정국 변화에 맞춰 배치하고, 메시지의 방향과 타이밍을 함께 설계한다. 민주연구원장은 연구소장이라기보다 전략 참모에 가깝다.

 

이 차이는 개인의 역량이 아니라, 정당이 연구소에 부여한 역할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국민의힘은 정책 연구와 전략을 의도적으로 분리해 왔다. 선거철이 되면 여의도연구소는 사실상 여론조사 기능 외에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다. 연구소는 정책연구에 머물고, 정책위는 책임을 떠안는 구조 속에서 전략가는 자라날 수 없다.

 

전략적 판단을 시도하면 “정책을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조율을 시도하면 “투쟁력이 없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그 결과 소통형 인물부터 소진되고, 정책위의장 자리는 반복적으로 공백과 교체를 겪어왔다.

 

그래서 김도읍 사퇴 이후 다시 정책위의장 인선 논의로 돌아가는 것은 본질을 비켜간다. 

 

문제는 누가 앉느냐가 아니라, 앉은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느냐다. 여의도연구소가 여전히 정책 자료 창고에 머무는 한, 정책위의장은 또다시 방어막 역할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김도읍 사퇴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국민의힘은 전략을 생산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정책의 정답을 설명하는 조직에서, 정책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조직으로 전환할 의지가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않는 한, 인사 논의는 문제를 미루는 데 그칠 뿐이다.

정당은 사람을 바꾼다고 살아나지 않는다.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인사는 소모된다. 

 

김도읍 사퇴는 그 구조적 한계를 다시 한 번 드러낸 사건이다. 

 

이제 물어야 할 것은 “다음 정책위의장은 누구인가”가 아니라, “국민의힘은 왜 전략을 만들지 못하는가”다.


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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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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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6-01-07 15:22:11

    늘상 아쉽다고 느끼고 있던 기사입니다. 유리한 국면인데도 전략부재로는 판판히 깨지고 자금도 깨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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