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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국방전략에 그려진 ‘인도·태평양’… 한국 선택지는?
  • 김영 기자
  • 등록 2026-01-26 20: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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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작권은 ‘권한 이전’인가 ‘책임 이전’인가
  • 핵 억제·확전 관리 없는 주권은 공허하다
  • 전구 설계에 참여할 것인가, 관리 대상이 될 것인가

전작권·핵 억제·무역까지 묶인 전구 전략 앞에서 요구되는 ‘설계 참여’



 

인도·태평양은 ‘선택지’가 아니라 ‘설계된 전구’

 

최근 발표된 미국 국방전략은 인도·태평양을 바라보는 워싱턴의 시각이 어디까지 이동했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미국은 이번 전략에서 중국을 단기적 위협이 아닌, 미군의 전력 구조와 전구 운용을 규정하는 유일한 ‘체제적 도전자(pacing challenge)’로 명시했다. 

 

이는 인도·태평양 전략이 외교적 선택지 중 하나가 아니라, 향후 수십 년간 미군 운용과 동맹 구조를 지배하는 기준선이 됐음을 의미한다.

 

미 국방전략의 핵심은 전구 중심 사고다. 

 

여기서 말하는 ‘전구’란 특정 국가 방어를 넘어, 전력 운용과 개입 조건, 확전 관리까지 포괄하는 전략적 작전 공간을 뜻한다. 

 

미군은 더 이상 자동 방어 전력이 아니라, 전구 단위에서 전략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기동 자산으로 운용된다. 

 

동맹 역시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역할과 책임을 분담하는 주체로 재정의된다. 자동 개입과 추상적 억제 대신, 조건과 선택, 사전 설계가 전략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주한미군과 전작권, 이미 전구는 작동하고 있다

 

이 변화는 한반도를 예외로 두지 않는다. 주한미군은 이미 북한 대응 전력을 넘어 인도·태평양 전구의 전방 고정 자산으로 기능하고 있다. 

 

미사일 경보 체계와 정보·정찰 연동, 한미일 안보 협력의 상시화는 한반도가 독립된 방어 공간이 아니라 중국·러시아·북한이 교차하는 전구의 일부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지점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논의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전작권은 흔히 군사 주권의 회복으로 설명되지만, 전구 중심 전략에서 전작권은 지휘권의 상징이 아니라 책임 귀속을 명확히 하는 장치에 가깝다. 

 

전작권이 한국으로 전환될수록 한반도 방어의 1차 책임은 한국군에 귀속되고, 미군의 개입은 자동적 보호가 아니라 전략적 선택의 영역으로 이동한다. 

 

이는 동맹의 약화를 뜻하지 않지만, 동맹의 작동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안보와 무역의 결합, 전구는 군사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미 국방전략에서 특히 주목할 대목은 안보와 통상의 결합이다. 미국은 무역·산업·공급망을 군사 영역과 분리된 외곽 요소가 아니라 전쟁 지속 능력의 핵심으로 다룬다. 

 

반도체, 배터리, 조선, 에너지, 핵심 광물은 평시에는 무역 품목이지만 위기 시에는 전구 전략의 일부로 전환된다.

 

관세와 수출 통제는 더 이상 통상 정책이 아니라 안보 수단으로 기능한다. 

 

인도·태평양 전략에 참여한다는 것은 군사 협력뿐 아니라 산업과 무역 영역에서도 전구 책임을 분담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전구 참여는 곧 안보 비용과 경제 비용이 동시에 발생하는 구조를 뜻한다.

 




미국의 의중은 ‘보호’가 아니라 ‘설계 참여’다

 

이러한 구조 변화 속에서 미국의 의중은 비교적 분명하다. 

 

미 국방전략은 인도·태평양 전략의 목표를 설명하며 “중국을 포함해 누구도 미국이나 동맹을 지배할 수 없도록 군사적 조건을 설정하고, 이를 통해 인도·태평양에서 힘의 균형을 유지하겠다”고 명시했다. 

 

이는 특정 국가를 자동적으로 방어하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전구 차원에서 억지의 조건을 설계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동시에 미국은 동맹의 역할 변화도 분명히 했다. 

 

국방전략은 “주요 지역 동맹과 파트너가 집단 방어를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하도록 촉구하고,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히며 동맹의 책임 분담을 공식화했다. 

 

실제로 주한미군은 자동 방어 전력이 아니라 인도·태평양 전구 자산으로 운용되고 있으며, 전작권 전환 역시 조건 기반 책임 분담을 전제로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 방위비 분담과 산업·공급망 협력을 연동하는 미국의 외교·통상 기조는, 동맹 보호를 유지하되 그 비용과 선택은 분산시키겠다는 방향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미국은 한국을 잃고 싶지 않다. 그러나 한국을 예외로 두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중국을 기준으로 재편되는 전구에서 한국은 빠질 수 없는 핵심 동맹이지만, 자동 보호의 특권을 보장받는 존재도 아니다.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충성의 선언이 아니라, 전구 설계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는지에 대한 답이다.

 

권한 없는 참여와 애매한 중립, 두 가지 모두 위험하다

 

특히 북핵 문제에서 한국의 모호한 스탠스는 한계를 드러낸다. 

 

미 국방전략은 북한의 핵 사용을 단순한 지역 사건이 아니라 전구 전체의 성격을 바꾸는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이 핵 억제의 레드라인 설정과 확전 관리의 결정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하지 못한다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주권 강화가 아니라 책임과 위험의 이전으로 남을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위험을 관리할 권한’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이는 핵 억제의 레드라인을 어디에 둘 것인지, 충돌이 확전 국면으로 넘어갈 경우 어디서 멈출 것인지에 대한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뜻한다. 

 

더 나아가 자동적 군사 개입을 차단하거나 제한할 조건을 명문화하고, 국방전략과 연동된 무역·산업 부담의 범위를 사전에 설정할 수 있는 권한까지 포함한다.

 

이러한 권한 없이 전구에 참여할 경우 국가는 위험을 통제하지 못한 채 결과만 감당하는 위치에 놓일 수 있다. 이는 전쟁의 위험과 평시의 비용은 동시에 증가하지만, 핵 억제와 확전 관리의 결정에는 관여하지 못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반대로 미·중 사이의 애매한 중립지대를 유지하려는 선택 역시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 

 

이미 한반도는 인도·태평양 전구에 포함돼 있으며, 위기 발생 시 중립 선언과 무관하게 연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립은 위기를 피하는 전략이 아니라, 위기가 닥쳤을 때 선택권을 상실하는 경로가 될 수 있다.

 

결국 한국의 선택지는 세 가지로 수렴한다. 

 

전구의 일부로 남아 자동적으로 연루되는 길, 협력은 하되 결정을 미루는 파트너로 머무는 길, 그리고 전구 조건 설정에 참여하는 설계자로 나서는 길이다. 

 

이 중 설계 참여가 현실적 선택으로 거론되는 이유는 단순하다. 한국은 이미 전구 안에 있으며, 위험과 책임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동참 여부가 아니라, 그 위험을 관리할 권한을 확보할 수 있느냐다.

 

미 국방전략은 이미 방향을 제시했다. 

 

인도·태평양은 선택의 공간이 아니라 설계된 전구이며, 동맹은 그 설계에 참여하거나 관리 대상이 된다. 

 

전작권과 인도·태평양 전략, 핵 억제와 무역은 더 이상 분리된 의제가 아니다. 

 

지금 한국에 필요한 것은 모호한 균형이 아니라 명확한 설계다. 

 

이 설계에 참여할 것인지 여부가, 앞으로 한국 안보와 경제의 비용 구조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미국 2026 국방전략 원문 링크>

https://media.defense.gov/2026/Jan/23/2003864773/-1/-1/0/2026-NATIONAL-DEFENSE-STRATEGY.PDF?utm_source=chatgp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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