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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춘 칼럼] 미국의 거침없는 혁신, ‘평화위원회’와 포지 이니셔티브의 출범
  • 신동춘 자유통일국민연합 대표
  • 등록 2026-02-09 12: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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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보스에서 공식화한 평화위원회는 유엔의 ‘포괄적 무능’을 극복하기 위한 선택적이고 효율적인 가치동맹체제라고 할 수 있다. [사진=백악관]

지난 1월12일 본 칼럼을 통해 필자는 미국이 66개에 달하는 일련의 유엔(UN) 산하 기구를 탈퇴한 것은 단순한 외교적 마찰을 넘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80여 년간 지속되어 온 '유엔 체제'의 유효 수명이 다했음을 알리는 전조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로부터 불과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국제 질서는 필자가 예견했던 ‘대안적 가치동맹’의 시대로 급격히 빨려 들어가고 있다.

 

최근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니셔티브로 출범한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였다. 이는 기능이 마비된 유엔을 대체할 새로운 글로벌 거버넌스의 실질적 서막이다. 

 

백악관은 유엔이 “전체주의 국가들의 선전 장소로 전락했다”고 규정하며, 더 이상 미국 납세자의 돈을 무능한 기구에 쏟아붓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또 하나 주목을 받는 행사가 최근에 있었다. JD 밴스 미 부통령은 2월4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핵심 광물(Critical Minerals) 장관급회의에서 “지난 1년간 우리 경제가 핵심 광물에 얼마나 크게 의존하고 있는지를 많은 이들이 뼈저리게 알게 됐다”며 ‘핵심 광물 무역블록’을 결성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조현 한국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호주, 인도, 일본 등 총 54개국 대표단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후 별도 기자회견에서 ‘핵심 광물 무역블록’을 ‘포지(FORGE) 이니셔티브’로 일컬으면서 “협력 관계를 맺고자 하는 55개 파트너 국가가 있으며, 이미 다수가 참여하여 협정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이 오는 6월까지 포지의 의장국을 맡는다고 밝혔다.

 

이러한 미국의 혁신적이고 거침없는 행보는 국제 질서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일일 뿐만 아니라 미국의 황금시대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계속적인 모니터링과 우리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유엔의 재정 붕괴와 무용론(無用論)의 실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193개 회원국에 보낸 서한을 통해 2026년 7월 유엔의 재정 붕괴와 현금 고갈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경고를 내놓았다.

 

유엔 정규 예산의 22%를 책임지던 최대 공여국 미국은 ‘미국 우선주의’와 ‘유엔 무용론’을 내세우며 분담금 납부를 사실상 전면 중단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총장은 받지도 못한 분담금을 미사용 예산이라는 이유로 회원국에 반환해야 하는 현행 규정을 ‘카프카적 악순환’이라 비판했지만, 이미 영·독 등 서방 강대국들마저 원조 예산을 삭감하며 유엔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러시아, 중국의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거부권(Veto Power) 남용으로 세계 평화 및 안보 위기에 무기력했던 유엔은 이제 경제적 파산이라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

 

가치동맹 ‘평화위원회’의 출범: 자격과 조건

 

트럼프 대통령이 다보스에서 공식화한 평화위원회는 유엔의 ‘포괄적 무능’을 극복하기 위한 선택적이고 효율적인 가치동맹(Value Alliance)체제라고 할 수 있다.

 

가입 자격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고 시장경제 원칙을 준수하는 국가로 한정된다. 단순한 지리적 배분이 아닌 ‘이념적 결속’이 핵심이다. 의사 결정 구조는 기여도와 민주주의 지수에 따른 가중 투표제 (유엔식 1국 1표제 폐지)를 상정하고 있다. 

 

운영 조건으로 출범 첫해 10억 달러의 기여금을 내는 국가에 한해 영구 회원 자격이 부여되는 등 실질적인 재정적 책임과 기여를 요구한다. 이는 무임승차를 방지하고 실무적인 평화 유지 및 재건(가자지구, 우크라이나 등)에 즉각 투입할 수 있는 평화 펀드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초기 회원국으로는 미국,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이집트, 터키, 아르헨티나, 파키스탄 등 19개국이 포함되어 있으며, 프랑스와 북유럽 일부 국가들은 ‘다자주의 파괴’를 이유로 신중론 혹은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평화위원회의 부상은 세계 질서의 거대 분절(The Great Fragmentation) 내지 대격변(The Great Upheaval)을 가속화할 것이다. 

 

미국의 전략 분석가들은 중국의 일대일로(BRI)에 맞서는 강력한 대항마가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가입국들에는 미국의 강력한 군사적 보호와 무역 혜택이 ‘패키지’로 제공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엔의 기능 약화를 틈타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해 온 중국과 러시아는 평화위원회를 ‘미국 주도의 폐쇄적 블록화’라고 맹비난하며 브릭스(BRICS)나 상하이협력기구(SCO)를 중심으로 한 독자적인 세력 결집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핵심 광물 무역블록’의 구상

 

핵심 광물 장관급 회의는 지난해 ‘미중 관세전쟁’ 와중에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허를 찔린 미국이 국가 안보와 경제에 중요한 핵심 광물 주도권을 중국에 내주지 않기 위한 행보의 하나로, 동맹 및 우방국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안정화해 대중(對中) 의존도를 구조적으로 낮추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JD 밴스 부통령과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강력한 톤으로 새로운 ‘핵심 광물 무역블록’ 구상을 발표했다.

 

특정 국가(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로부터 생산자를 보호하기 위해 ‘기준가격’을 설정하고, 이보다 낮은 가격으로 유입되는 광물에는 가변 관세를 부과해 가격 하한선을 유지하겠다고 제안했고, 블록 참여국 간에는 광물 거래 시 혜택을 주고,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받는 ‘우대 무역지대(Preferential Trade Zone)’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은 약 1000억 달러 규모의 대출 권한과 최근 발표된 전략 광물 비축 사업인 ‘프로젝트 볼트(Project Vault)’를 통해 동맹국들의 광산 개발 및 가공 시설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 가치와 실리 외교

 

이러한 격랑 속에서 한국이 취해야 할 태도는 명확하다. 우리는 더 이상 구시대적인 ‘유엔 만능론’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좋으냐 싫으냐의 문제를 떠나 미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국제 질서(New World Order)에 동참하는 것이 우리의 생존과 국익을 위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한미동맹 파트너이며 초강대국인 미국이 주도하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하는 평화위원회에 적극 가입하는 것이 올바르고 마땅한 일이다. 아울러 산업 생산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원활한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서 포지 이니셔티브에도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중남미를 다시 친미로 만들고 베네수엘라, 이란을 중국, 러시아로부터 떼어내고 있다. 파나마 운하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았고 그린란드도 미국의 골든돔 설치로 인한 안보 확보와 에너지 자원의 공동 개발로 사실상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되었다. 

 

놀랍게도 최근 인도는 러시아로부터의 석유, 가스 수입을 차단하고 미국으로 수입선을 바꾸었다.

 

우리는 지금 1945년 얄타 체제의 종말과 새로운 ‘가치와 실리 중심의 신질서’가 탄생하는 역사의 현장에 서 있다. 

 

평화위원회와 포지 이니셔티브라는 기차에 올라타 글로벌 리더로서의 지위를 굳건히 할 것인가, 아니면 표류하고 있는 유엔이라는 난파선에 남아 어려운 항해를 계속할 것인가의 선택에 직면해 있다. 

 




◆ 신동춘 박사

 

행정학 박사, 자유통일국민연합 대표. 제21회 행정고시 합격 후 공직 생활을 거쳐 기업 CEO, 대학 교수, 언론 기고, 저술, 글로벌항공우주산업학회장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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