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논설위원. 육사 40기. 한미 관세 협상에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첨단 패키징 공장 설립 투자, 현대자동차는 미국 내 전기차 공장 증설과 부품사 투자, 한화오션은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MASGA' 추진으로 성공적인 협상을 이끄는 데 기여했다. 모두가 방산 산업과 관련이 깊거나 방산 산업을 염두에 둔 투자로 보인다.
최근 한국 방위산업은 전례 없는 성장을 경험하며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습니다. 2022년 173억 달러를 기록한 수출액은 2025년 2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한국은 이미 세계 10위권 방산 수출국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천궁 미사일 등 뛰어난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한국산 무기들이 유럽, 중동,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잇따라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K-방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 눈부신 성장의 이면에는 냉철하게 짚어봐야 할 과제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현재의 성공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특수성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 ‘무기 판매자’의 위치에서 ‘글로벌 안보 솔루션 제공자’로 진화해야 한다.
1. 성장 동력의 지속 가능성 확보
현재의 대규모 수출 계약은 폴란드와 같은 특정 국가와의 관계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금융 지원이라는 정책적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이는 시장 다변화에 실패할 경우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위험을 내포하며, 과도한 금융 의존도가 향후 잠재적인 재정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방산 물자 수출 시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는 방위사업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것도 방산 성장 동력의 리스크다.
2. 원천 기술력 확보는 K-방산의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
현재 한국 방산의 강점은 ‘가성비’와 ‘신속한 납기’에 있지만, 무기체계의 핵심 부품인 엔진, 항전 장비 등은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아 공급망 불안정성이라는 구조적 약점을 안고 있다. 세계 각국이 무인 무기체계, AI 기반 전투 시스템, 우주 방위산업 등 미래 기술 경쟁에 사활을 거는 상황에서, 단순한 조립 생산을 넘어 독자적인 원천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미래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K-방산의 미래를 위해 ▲무기 판매를 넘어 AI 기반의 '안보 컨설팅'으로 비즈니스 모델 혁신, ▲군과 민간 기술을 공유하는 '민군 겸용 기술 생태계'구축, ▲여러 부처에 분산된 기능을 통합하는 '통합적 수출-외교 연계 컨트롤 타워' 설립, ▲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유지보수 서비스로 장기적인 수익원 확보 등 국가 차원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기다.
3. 글로벌 파트너십의 전략적 확대.
K-방산의 급부상에 대해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견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는 한국이 단순한 경쟁자를 넘어 기존 방산 질서를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러한 견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출’을 넘어 ‘협력’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즉, 무기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기술 이전, 현지 생산, 그리고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구매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협력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한화오션의 미국 조선 산업 진출 사례는 단순한 해외 시장 진출을 넘어 ‘전략적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모범 사례다. 한화오션은 미국의 잠수함 건조·유지보수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미국 내 조선소를 인수, 미국 해군 잠수함 건조 및 유지보수 시장에 직접 진입, 미국의 선진 기술과 한국의 생산 효율성을 결합하여 시너지 창출과 미국 정부 및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으로 장기적인 사업 안정성 확보, 한미 동맹의 틀 안에서 국방 분야 협력을 강화하여 양국 간 신뢰를 높인 전략적 성과로 보인다.
4. ‘솔루션 프로바이더’의 역할을 수행
K-방산은 단순한 무기 판매국을 넘어, 글로벌 안보 환경의 복잡성을 해결하는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진화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무기를 판매하는 단기적 이익을 넘어, 장기적으로 파트너 국가의 안보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상호 이익을 창출하는 ‘상생 전략’과 원천 기술력 확보를 위한 ‘혁신 전략’을 동시에 요구한다.
K-방산이 진정한 의미의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