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들이 투표소 앞에 대기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선관위는 이번 사태에 대해 “높은 투표율로 인해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했다” “대기 유권자에겐 투표 기회를 보장했다”고 해명하며 사과했다. 그러나 이 사과문은 국민이 느끼는 핵심 문제를 비켜가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단순한 행정 실수가 아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인 참정권이 실제 현장에서 침해됐다는 점이다.
투표를 하기 위해 시간을 내어 줄을 서 있던 국민들이 투표용지가 없어 몇 시간씩 기다리고 일부는 결국 투표를 포기하고 돌아갔다. 이것은 명백한 투표권 침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사태가 한두 곳이 아니라 서울·경기·인천 등 최소 17개 투표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이다.
선관위는 매 선거마다 투표율 예측과 투표용지 수급 계획을 세우는 기관이다. 그런데도 특정 지역에서 조직적으로 보일 정도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면 국민은 선거관리의 공정성과 신뢰성 자체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선관위는 “대기 유권자들은 모두 투표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이미 현장에서는 긴 대기 끝에 귀가한 시민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고, 일부 투표소에서는 유권자와 경찰이 대치하는 혼란까지 벌어졌다.
국민이 국가기관을 믿지 못하고 투표함 반출까지 의심하는 상황 자체가 이번 선거 관리가 실패했음을 보여준다.
민주주의는 결과 이전에 절차의 정당성이 확보돼야 한다. 한 표 한 표가 소중하다고 외치면서 정작 투표하러 온 국민의 표를 행사하지 못하게 만든 선거를 어떻게 정상적인 선거라고 할 수 있나.
이번 사태는 단순 사과로 끝낼 일이 아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지역에 대해서는 즉각 개표를 중단하고 실제 투표권 침해 규모를 조사한 뒤 해당 지역 재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그것이 무너진 선거 신뢰를 회복하는 최소한의 조치다.
국민의 참정권보다 우선하는 것은 없다. 민주주의는 “대충 넘어가는 선거” 위에 세워질 수 없다.
2026년 6월3일
자유대한호국단 오상종
오상종 자유대한호국단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