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멸백흥(黑滅白興), 천년의 사유’ 전이 열리는 강원도 영월 젊은달와이파크 진입로. [사진=젊은달와이파크]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무대인 강원도 영월에서 자장율사 오마주 현대미술전이 열린다.
전시가 열리는 영월 젊은달와이파크는 단종의 전설의 서린 술샘박물관을 확장, 리모델링한 곳으로 오는 24일부터 9월6일까지 ‘흑멸백흥(黑滅白興), 천년의 사유’ 전을 개최한다.
‘지역 정체성 찾기’ 스토리텔링 기획전으로 열리는 이번 컨템포러리아트 전시는 신라시대 대국통(국사) 자장율사가 강원도 정선군에 정암사를 창건하면서 ‘흑멸백흥(黑滅白興. 검은 것이 멸하면 평화, 번영이 흥하리라)’을 예언한 설화에 기반한다.
우수 콘텐츠와 지역 전시공간 연계
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문화부에서 추진하는 ‘지역전시 활성화사업 공모’에 선정된 전시회로 작년, 문화예술광산 정선 삼탄아트마인에 이은 기획전이다.
자장율사가 천 년 전 수행했던 중국 오대산과 한국 경주 분황사지, 황룡사터 등에서 주운 작은 돌 파편으로 제작한 문수보살 초상 픽셀아트(위세복 작가). [사진=젊은달와이파크]
지역전시 활성화사업은 우수 콘텐츠와 지역 전시공간을 연계해 미술 생태계와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전시가 열리는 영월군 주천면 젊은달와이파크는 폐쇄된 술샘박물관을 최옥영 조각가가 창조적 상상력으로 부활시킨 곳이다. 최옥영 작가는 강릉의 대표적인 복합문화예술공간인 하슬라아트월드를 공동 설립하고 총괄 기획한 대지미술가이자 공간기획자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전시가 열리는 젊은달와이파크 인근에는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한 5대 적멸보궁 법흥사가 있어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중국 현대미술 현장에서 독창적인 세계를 일구며 왕성하게 활동 중인 △권학준(QUAN XUEJUN 权学俊) △박봉기(Bonggi Park 朴奉伎) △한중 아트프로젝트 사야(史野 SAYA) △옌빈(Yan Bin 严彬) △위세복(WE Sebok 魏世復) △이지훈(LEE JIHUN 李知勳) △장이(Zhang Yi 张怡) △조지안홍(Zhou Jianhong 周鉴鸿) △지오최(JIOH CHOI 誌吾崔) △추니박(Chuni Park 朴昞春) △황주리(Julie Hwang 黃珠里) 작가가 함께한다.
작가들은 ‘흑멸백흥(黑滅白興), 천년의 사유’ 기획전을 준비하며 자장율사가 문수보살을 친견한 중국 4대 불교 명산인 △산서성 문수성지 오대산(五台山, 별칭 청량산) △서안 중난산(终南山) 운제사(雲際寺)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며 중국 3대 석굴인 대동 윈강석굴(雲崗石窟) △선덕여왕에게 건의해 불사한 황룡사9층목탑 유추할 수 있는 응현목탑(應縣木塔) 등을 문화답사 후 레지던시 작업 등을 거쳐 제작했다.
특히 오대산은 한국에서 직항 노선이 없는 중국 오지로 추위와 칼바람으로 나무도 자라지 않는 해발 3000m 고지 불목 지대로 알려졌다.
이들 창작물은 작가들이 천년의 연기(緣起)를 사유한 결과물로 특히, 문수보살 초상 픽셀아트(위세복 작가)는 자장율사가 천 년 전 수행했던 중국 오대산과 한국 경주 분황사지, 황룡사터 등에서 주운 작은 돌 파편으로 제작한 것이다.
그밖에 자장율사가 문수보살을 친견했던 전설의 오대산 중대 태화지의 흙을 채취해 중국 전통 조각 기법으로 만든 스님 두상 작품을 오대산 야외에 두어 비, 바람에 풍화되어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제행무상 미디어아트 작품(장이 작가) 등도 선보인다.
자장율사의 불인지심과 호국불교 정신 탐구
전시를 기획한 김형석 예술감독(갤러리예술섬 관장)은 이번 전시회를 “컨템포러리아트 방향성을 고민하는 가운데 ‘지역 정체성’ ‘문화적 상상력’ ‘예술적 창조성’을 키워드로 기획됐다”며 ‘강원도다움’을 시각예술로 표현하는 ‘지역문화 뿌리찾기’ 전시회라고 소개한다.
지오최 작가의 ‘생각에 잠긴 반가사유상’ [사진=젊은달와이파크]
황주리 작가의 부처 오브제 작품. [사진=젊은달와이파크]
그는 “자장율사는 7년간 당나라 산서성 등에서 수행한 후 신라 서라벌로 귀향한 인물로 이번 전시는 1400년 전의 흔적과 조우하는 가운데 스님의 불인지심과 호국불교 정신을 탐구하는 미학적 여정”이라고 강조했다.
오랫동안 폐쇄됐던 술샘박물관을 영월의 핫플레이스로 아트브랜딩화하는 데 선공한 박신정 젊은달와이파크 대표는 “예술과 문화가 흐르는 공간에서 현대미술 아티스트의 감동적 상상력과 조우하는 사유의 시간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젊은달와이파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한국 관광의 별’에 뽑혔다. 피서철을 맞아 인근 청령포, 선돌, 장릉, 동강 등 역사문화관광지와 함께 아트투어, 힐링바캉스 코스로 방문하면 좋다.
이번 행사는 젊은달와이파크, 하슬라아트월드 영월지점 주최, 예술법인 가이아(주) 주관,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후원한다. 전시홍보대사는 강원도 춘천 출신으로 인생 수행 에세이 ‘그날 나는 붓다를 보았다’ 책도 낸 이재용 영화배우가 맡았다.
전시 제호 글자체는 한중미술 우호, 협력 차원에서 산시성 허우마시 서예가협회 부회장 장부평(張富平) 서예가의 친필이다.

최옥영 작가의 대지미술 ‘목성’ 내부 [사진=젊은달와이파크]
최옥영 작가의 대지미술 ‘목성’ 외부 모습. 왼쪽부터 김형석 감독, 황주리 작가, 박신정 대표. [사진=젊은달와이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