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와도 좋은 스타벅스 더북한산점. [사진=임요희 기자]
산정상 표지석을 연상시키는 스타벅스 표지석이 있는 루프탑 포토존. [사진=임요희 기자]
안개에 휩싸인 루프탑. [사진=임요희 기자]
스타벅스 더북한산점 외관. [사진=스타벅스]
늘 먹는 스타벅스 메뉴지만 더북한산점에서는 그 맛이 배가된다. [사진=임요희 기자]
현대인에게 카페는 커피 마시는 곳 그 이상이다. 집과 일터 사이의 안식처랄까. 현대인에게 ‘제3의 공간’이자 심리적 해방구로 기능한다.
집에 있으면 자꾸 눕고 싶고 집안일이 눈에 밟히고, 일터에 있으면 숨이 턱 막히는 그 중간 어디쯤에서, 느슨하게 나를 통제할 수 있는 공간. 그곳이 바로 카페다.
서울 은평구에 자리한 스타벅스 더북한산점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집과 일터 그리고 자연 이 세 중간에 그것은 위치한다. 느슨하게 나를 통제하는 동시에 쾌적한 자연을 끌어다 놓아 힐링 경험까지 선사하는 곳이다.
집과 일터, 그리고 자연의 경계에서
2023년 문을 연 이곳은 지상 1, 2층과 루프톱으로 구성돼 있다. 좌석은 총 253석 규모. 스타벅스 중에서도 상당한 규모를 자랑함에도 주말에는 자리가 없어 눈물을 머금고 인근 카페로 이동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
루프톱에 올라서면 북한산 자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눈앞에서 만나는 북한산 능선은 너무나 크고 웅장해서 비현실적이다. 아이맥스 영화관에 앉아 있는 느낌이다. 먼 산 바라보기에 익숙한 서울시민에게 스타벅스 더북한산점에서 바라보는 북한산의 풍경은 ‘더 북한산’ 같지 않고 ‘덜 북한산’ 같다.
북한산은 서울 근교 산 중에서도 산세가 웅장하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예로부터 서울의 ‘진산’으로 불렸다. 진산(鎭山)이란 풍수지리지리상 한 도시의 중심이 되는 뒷산으로 나쁜 기운을 누르고 그 지역을 수호하는 산이라는 뜻이다. 한자로는 진압할 진(鎭)자를 쓴다.
루프탑에는 산정상 표지석을 연상시키는 스타벅스 표지석이 있다. 그 유명한 더북한산점의 포토존이다. 사람들은 커피는 뒷전이고 인증샷 찍기에 여념이 없다.
다리 아파 등산은 엄두도 못 내는 어머니도, 시간 없어 산 근처에는 가지도 못 하는 젊은 친구들도 이곳 북한산 정상 아니, 스타벅스 더북한산점 정상에서 인증샷을 남긴다. 커피 한 잔 값만 있으면 교외로 나가지 않고 북한산의 웅장한 품에 폭 안길 수 있으니 이보다 가성비 좋은 주말 나들이 코스가 있을까.
안개 속에서 길을 잃어도 좋아
특히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이곳의 가치가 더 빛을 발한다. 비를 맞으며 안개 속에서 커피를 마시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허리를 감아 도는 하얀 안개(비구름일 수도)가 북한산을 신비롭게 감싸면, 보이지 않는 만큼 북한산은 더 거대해진다.
때론 구름이 너무 짙어 온 세상이 흰 벽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산속이라면 길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럴 염려가 없다. 이곳은 넓지만 도시와 가깝고 빗속이지만 안전한 스타벅스다.
루프탑에서 한 층 내려오면 2층, 북한산을 입체적인 산수화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사실 2층 창가 앞은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소다. 루프탑처럼 극적인 맛은 없지만 계절에 관계없이 일정한 온도와 습도 속에서 눈앞에 북한산을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푹신한 소파 외에는 이렇다 할 인테리어 장식이 없다. 북한산이 공간의 주인공이니까.
1층 실내에 들어서면서 만나게 되는 미니 정원에도 북한산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는 입체적인 산수화가 2폭 있는 셈이다.
이곳은 풍경만큼 건축물도 아름답다. 켜켜이 쌓은 벽돌의 돌출된 표면은 계절에 따라 변하는 북한산의 자연 풍광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하루해가 길어지고 짧아짐에 따라 건축물의 모습이 계속 달라진다.
스타벅스 더북한산점에서는 커피를 마셔도 좋고 책을 읽어도 좋다. 멍때리면서 회사원 자아를 로그아웃하고 본래의 나로 로그인해도 좋다. 아무것도 아닌 내가 되는 법, 북한산을 앞에 둔 커피 한 잔이면 가능하다.
임요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