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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유튜브에 무릎 꿇은 정언(政言) 카르텔
  • 이신우 前 문화일보 논설고문
  • 등록 2025-08-28 15:2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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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 무릎 꿇은 정언(政言) 카르텔. / 한미일보 그래픽  

 1. 유튜브, 새로운 리바이어던

  

  독일에서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등장하기까지 라틴어 성경은 오로지 교회내 최고 권력자인 성직자들만 들여다볼 수 있는 비밀스러운 경전이었다. 일반 신도는 오로지 교회에 나가 성직자의 입을 통해서만 하나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성직자들은 이 같은 ‘정보 독점’을 악용해 면죄부를 팔아먹는 등 갖가지 사기 행각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인쇄술 보급과 함께 대중 언어로 번역된 성경이 일반인에게 개방되자 신도들은 스스로 읽고 해석하고, 하나님과 직접 대화할 수 있게 됐다. 부지런히 읽고 공부하면 신도들 모두 사제가 될 수 있게 된 셈이다. 독일의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는 이를 ‘만인(萬人)의 사제화(司祭化)’라고 표현했다.


  요즘엔 다른 버전으로 유사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만인의 언론인화’다. 그 통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1인 미디어를 가능하게 하는 유튜브다. 오랜 세월 정보를 독점해 왔던 신문·방송사들이 지금 이들 각종 SNS나 1인 미디어에 의해 여지없이 기득권을 해체당하는 중이다. 가짜 뉴스를 퍼뜨리려 해도 잘 통하지 않는 이유다. 기성 미디어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들러 싼 온갖 용비어천가를 읊고 있음에도 백성들은 진실을 낱낱이 목격하고 있다. 올드 미디어들로서는 참으로 맥 빠지는 일일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뉴스 혁명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레거시 미디어, 올드 미디어가 이를 깨닫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 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건 때의 일이다. 당시 유튜브에는 ‘최순실 게이트 관련 언론 왜곡, 조작, 오보 총정리’라는 영상 파일이 있었다. 2016년 12월 4일 게시됐는데 다음 해 1월 12일 기준, 정확히 40만1,120회를 기록했다. 


  이 영상 파일은 미국 대선 중에 있었던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유세 장면으로부터 시작된다. 연단에 선 트럼프의 모습이 나오고 그가 ABC, CBS 등 미국 내 메인 스트림 TV방송들을 비난하는 연설을 쏟아낸다. “저들(방송사 카메라맨들)은 여기 모인 관중들을 보여주고 싶어 하지 않아요. 저들은 정말로 부정직한 사람들입니다. 중앙에 있는 카메라맨 보세요. 카메라를 돌려요, 돌려요!”

  (카메라는 소수의 관중이 자리 잡은 연단 주변만 비추고 있었다. 트럼프의 지적에도 방송국 카메라들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보세요! 카메라를 돌리지 않습니다. 한심합니다, 한심해요….”


  트럼프의 비난 목소리가 지나간 후 관객석의 한 카메라가 어마어마한 크기의 경기장을 가득 메운 청중들을 직접 비춰준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이런 유세 장면을 하루에 세 번씩이나 연출하고 있다고 폭로한다. 일개 유튜버가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붓는 메인 스트림 TV사의 뺨을 갈기는 명장면이다. 그 유튜버가 갖고 있는 대항 무기는 휴대용 카메라 하나였다.


  그럼, 당시 미국 대선의 최종 결과는 어떻게 전개됐을까. 유력 언론사들이 한통속이 된 채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대통령 당선 확률이 95% 이상이라고 외쳐댔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올드 미디어들이 철저히 외면했던 트럼프가 승리를 거둔 것이다.


  그 승리의 원동력은 바로 SNS와 유튜브의 힘이었다. 스마트폰 한 대로 가능한 1인 미디어와 유튜브는 신문·방송과 달리 마구 퍼 나를 수 있고 무한대로 증식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기성 언론은 외면했어도 1인 미디어들이 대신 팩트(사실)를 실어 날랐고 수많은 유권자가 감춰진 문을 열고 들어가 진실을 목격했다. 성경책이 대중에게 펼쳐지는 순간과 무엇이 다른가.


  작년 미국 대선에서도 트럼프는 여전히 주류 언론으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고작 FOX뉴스와 여론조사회사 라스무센 정도가 트럼프의 우세를 점찍었을 뿐이다. 거의 모든 기존 매스컴들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력 보도했다. 그 결과는? 트럼프의 대승이었다. 대선이 끝나자 트럼프 진영에서 선거운동에 참여했던 일론 머스크는 “미국의 주류 언론은 몰락했고 이제 X(트위터)가 진짜 언론이 됐다”고 당당하게 선언했다. 한국의 대기업들은 기성 언론의 엉터리 보도에 매달린 채 카멀라 진영에만 정치 헌금을 헌납했다가 독박 썼다는 후문이다. 


  트럼프는 대선 캠페인이 한창이던 2024년 10월 말, 팟캐스트 ‘The Joe Rogan Experience’에 3시간 동안 출연하며 민주당이 언론의 검열을 지지하고 있음을 비판했다. 로건의 팟캐스트는 스포티파이(Spotify)에서 1,450만 명의 팔로워를, 유튜브에서는 1,76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애플 팟캐스트에서도 1위의 대표적인 콘텐츠로 엄청난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조 로건은 그냥 1인 미디어일 뿐이다. 그가 미국 주류 언론과 당당히 대결하고 승리했다. 


  미국 언론만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벌어진 지 오래다. 지금 유튜브에서는 1인 미디어들이 우후죽순처럼 번지고 있다. 놀라운 사실은 상당수가 조회수 몇 만, 몇십 만 씩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사 공무원 일타 강사 전한길이 만든 ‘선관위가 대한민국 망쳤다’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은 게재된 지 며칠 만인 1월 20일 현재 시청자 수가 200만 명을 훌쩍 넘어버렸다. 유튜브 영상 ‘2030 세대와 국민들께 드리는 호소문’의 위세는 더욱 파괴적이었다. 게시 하루 만에 300만 뷰를 넘었다. 추천 수만 36만 개다. 그라운드C라는 우파 유튜버는 영상을 올리자마자 한때 수십만에서 툭하면 100만 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구독자나 시청자 수가 많은 언론 매체라 하더라도 100∼300만 명은 꿈의 숫자일 뿐이다. 


  ‘정규재의 박근혜 대통령 인터뷰’는 2017년 1월 25일 게시 후 딱 보름만에 조회수가 195만이었다. 거기에 이런 시청자 댓글이 달려 있었다. “이제는 메이저 언론 필요 없다. 인터넷 때문에 빠르고 짧은 시간에 광범위하게 싼 가격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1인 미디어라도 신뢰성과 공정성을 담보로 브랜드 가치가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새로운 시대를 정보기술(IT) 강국 한국이 이번에 테스트한 거다.” 이게 자그마치 8년 전의 일이다. 


  유튜브나 SNS의 강력한 영향력에 비료를 뿌려주고 키워준 주범은 당연히 기존 신문·방송들이다. 주류 언론이 진실을 외면하고 편파·왜곡·조작할수록, 가짜 뉴스를 선전·선동할수록, 일반 시민은 유튜브나 SNS로 몰려간다. 그곳에서 팩트(진실)를 확인하고 의견을 공유하며 집단여론을 형성하는 것이다.


  2. ‘벼랑 끝’ 올드 미디어


  여론 형성에서 신문·방송은 과연 유튜브를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하는가. 이미 어리석은 질문이 된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드 미디어의 억지 투정은 여전히 개과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 1월 중순 주류 신문 중 하나인 C신문에 이런 기사가 실렸다. 제목은 ‘“엄마, 정치 유튜브 좀 그만 봐”...부모님 계정 정리하겠다는 자녀들’이었다. 기사 요지는 다음과 같다.


  “부모를 ‘거짓 정보(disinformation)’에서 지키겠다며 ‘유튜브 알고리즘 정화’에 나서는 자녀들이 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말하거나 사회적 현안에 대해 극단적인 주장을 펼치는 유튜버들이 많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부모님 유튜브 알고리즘 정화하는 법’을 정리한 글도 공유되고 있다. ‘부모님 계정으로 로그인해 이상한 영상에 관심 없음 버튼을 누른다’ ‘(언론사) 뉴스 채널을 구독해 놓는다’ ‘부모님이 잘 보지 않는 평화로운 영상들을 찾아 시청해 둔다’ 등이다. 


  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알고리즘의 영향으로 비슷한 콘텐츠에만 노출돼 편향된 생각이 고착화 할 가능성이 크므로 방송과 같은 수준의 심의 및 규제를 유튜브에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기사에는 우선 50대 이상에 대한 노골적인 지적 멸시가 엿보인다. 중장년층은 스스로 유튜브 영상의 선택 능력도 없다고 규정해 버린다. 부모들은 늘상 거짓 정보에 노출돼 있다고 우려한다. 좌파 정치인 유시민이 ‘나이 60이 넘으면 뇌가 썩는다’더니 기자야말로 유시민과 동류의 의식 수준을 부끄러움 없이 토로한다. 자기 엄마 아빠를 비롯, 주변의 나이 든 사람들은 뇌가 상당 부분 썩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 아닌가. 정작 자신이 재직하는 신문사 편집국 안에서는 기자들 모두가 특정 알고리즘에 세뇌당한 채 로봇처럼 작동하고 있다는 데는 생각이 미치지 못한다.


  해당 교수에게 묻고 싶다. 알고리즘의 ‘영향’은커녕, 가짜 뉴스의 알고리즘 ‘자체’인 요즘 신문·방송들 탓에 비슷한 콘텐츠에만 노출되고 편향된 생각이 고착화 할 가능성에는 왜 눈을 못 뜰까. 유튜브가 문제라면, 똑같은 병폐에 찌든 신문 역시 방송과 같은 수준의 심의와 규제를 적용할 필요는 없는 것일까. 기자를 위한 ‘고객 맞춤형 답변’ 역시 너무 유치하다. 아니면 신문도 똑같이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는데 기자가 그 부분을 삭제해 버렸나. 


  요즘 메인 스트림 언론은 자체 시사 프로그램 상당 부분을 유튜브에 등재해놓고 있다. 기자 개개인의 유튜브 활동도 활성화돼 있다. 이 부분에서는 C신문이 유독 강세다. 하지만 ‘부모님 계정으로 로그인해 이들 유튜브에 이상한 영상에 관심 없음 버튼을 누른다’는 자녀들이 나타날까 봐 걱정이다. 자유 우파 젊은이들은 그런 또라이 짓 하지 않으리라 믿는다.


  또 다른 유력 D신문에서도 ‘유튜브 비난’ 기사(1월 27일 자)를 올린 후 교수들의 입을 통해 신문사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역설했다.

 

  “나은영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유튜브 자체가 사람들이 봐야 수입을 올릴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유튜버들은 수익에 대해 세무조사 등으로 제어할 필요가 있다’며 ‘유튜브 등 플랫폼 자체적으로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어라! 신문은 사람들이 보지 않아도 수입을 올릴 수 있나? 그들도 장기적으로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는 구조에 빠져 있지는 않은가? 메인 스트림 언론은 왜 세무조사에서 예외여야 하는가? 신문은 신뢰성과 공정성의 덕목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인가? 레거시 미디어들의 머리 속이 유튜브에 대한 피해자 콤플렉스로 가득 차 있는 모양새다. 


  J신문 4월 23일자 기사 ‘얼굴 강조·노란 자막·자극적 제목…유튜브 추천 정치채널 소름돋게 같았다’와 같은 날 C신문에 실린 사설 ‘돈벌이용 가짜 뉴스와 정치 양극화 온상 된 유튜브’도 내용은 다를 것이 없다. 시사 뉴스를 다루는 유튜브 영상들 앞에서 배 아파하는 모습이 여전하다. C신문은 “이를 막으려면 먼저 구글의 내부 규제와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 돈버는 수단이 돼버린 유튜브 알고리즘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언론 시장에서 사실 보도와 정론 경쟁으로 유튜브 시사채널을 이기겠다는 각오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저 심판을 향해 상대 선수의 다리를 분질러 뛰지 못하게 해달라는 투정뿐이다. “돈벌이를 위한 가짜 뉴스와 유해 정보가 넘쳐나고 정치 양극화와 사회적 갈등·분열을 조장하는 온상이 됐다”는 지적은 오로지 유튜브 시사 채널에만 해당하는 이야기일까. 대답해 보라. 


  3. 유튜브가 만든 장동혁 대표 승리


  지난 8월 26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장동혁 의원이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장동혁 당선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선 한동훈의 패배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승리임을 꼽을 수 있다. 다음은 바로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다. 장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오늘의 승리는 당원 여러분께서 만들어주신 승리, 그리고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만들어낸 승리”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전당대회 전 과정에서 온라인 공간, 특히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 여론전을 펼쳤다. 그는 당선 후 “보수 유튜버들이 거의 예외 없이 한목소리로 지지를 보내줬다”고 밝히며 이들의 영향력을 인정했다. 

  장동혁 대표와 김민수 최고위원이 경선 내내 좌익 매체들은 물론 조선·동아·중앙일보와 그 계열 종편 등을 포함하는 소위 레거시 미디어의 프레임에 전혀 휘둘리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국민의힘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보수 우파 계열 정당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중동과 그들이 연주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그들의 비위를 맞추려고 급급해 왔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들 주류 언론은 좌익 정치세력에는 대세 추종과 코스프레 저항의 자세를 취하는 동시에, 국민의힘 등에는 오만하게 군림하는 모습을 서슴지 않아 왔다. 놀랍지 않은가. 김무성, 김종인, 이준석, 한동훈, 윤희숙 같은 유형의 정치인의 공통점을 추적해 보면 조중동이 어떤 성향을 선호해왔는지를 알 수 있다.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좌익 매체는 물론 조중동 역시 장동혁, 김문수, 김민수 같은 후보들보다는 조경태, 안철수, 김근식 류의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동혁, 김문수 후보가 당대표 결선에 진출하고 조경태, 안철수가 탈락한 국힘 본경선 후 조중동은 하나같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흐름을 비판했다. 


  그날 모 신문의 사설 제목은 ‘민심과 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국민의힘 전대’였다. 그러면서 “대선 패배를 추스르기 위해 열린 전당대회는 윤 전 대통령과 선을 긋고 당을 쇄신해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 경쟁하는 무대가 돼야 했다…국힘 전대는 반탄·찬탄도 모자라 반길·친길로도 갈라졌다. 정치 유튜버 1명에게 휘둘리는 국힘을 보고 고개를 가로젓는 국민이 적지 않았다…거대 집권 세력의 폭주를 견제해 줄 야당의 재건을 바랐던 국민들은 한숨을 쉴 수밖에 없다”고 개탄했다. 


  하지만 장동혁과 김민수 후보는 올드 미디어의 이런 프레임에 영합하려는 행태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들이 손을 잡은 것은 오히려 올드 미디어가 혐오하는 자유 우파 성향 유튜브 채널들과 인터넷 매체들, 각종 SNS 등 이른바 뉴미디어였다. 한국 정치 무대에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획기적인 시간이었다. 


  지금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은 국내 미디어 장악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방송 3법’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좌파 정치권이 공영방송을 영구히 지배할 수 있도록 방송법을 개정함은 물론, YTN과 연합뉴스TV의 사장과 보도 책임자를 바꾼다는 내용까지 담고 있다. 이 둘은 공영이 아닌 민영방송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사장추천위원회를 노조와 합의해 구성토록 의무화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로써 집권 2개월 만에 대부분의 방송을 지배할 수 있게 됐다. 


  민주당의 손길을 더욱 촘촘하다. 방송만 장악한다고 되는 것이 아님을 잘 알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보수 우파 여론 형성에 절대적 영향을 행사하고 있는 유튜브에도 민주당은 암수(暗數)의 손길을 뻗쳐가고 있다. 유튜브 코리아나 구글 등을 압박해 보수 우파 미디어를 옥죄는 방법을 구사 중인 것이다. 


  그 최적의 수단이 논란 중인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이다. 유튜브, 구글, 메타, 아마존, 넷플릿스 등은 한국의 통신망을 사용하고 있다. 바로 이점에 착목해 망사용료를 부과시키겠다는 것이 초점이다. 이 법이 통과되면 정부는 미국 빅테크들에 세금 카드를 활용해 자신의 의지를 강요할 수 있는 수단을 갖게 된다. 그렇게 해서 마음에 들지 않는 보수 우파 미디어들을 색출, 제거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빅테크 규제는 거의 성공할 뻔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만만치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월 25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 대통령으로서 우리의 미국 기술 기업들을 공격하는 국가들에 맞서겠다”면서 “디지털 세금, 디지털서비스법 제정, 디지털 시장 규제는 전부 미국 기술에 피해를 주거나 차별하기 위해 설계됐다”며 “이들은 터무니없게도 중국 최대 기술 기업들에는 면제를 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자국 정보기술(IT) 기업에 규제를 가하는 국가들에는 추가적인 제재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차별적인 조치들을 제거하지 않는 한 미국 대통령으로서 그 국가의 대미 수출품에 상당한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이 엄격히 보호하는 기술과 반도체 수출에 대한 제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추가 관세는 물론, 첨단기술과 반도체까지 동원될 경우 대한민국의 IT산업은 그날로 문을 닫아야 한다.


  온플법 제정은 사실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정부가 최근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에서 온플법 제정 내용이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온플법 제정 논의를 한미 정상회담 이후로 미뤘다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나오는 중이다. 


  민주당은 불공정 유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법안을 온플법이 아닌 공정거래법이나 전자상거래법에 녹이는 등 우회적인 입법 전략도 검토하고 있다지만 이들 법이 사실상의 온플법 효과를 발휘할 경우 통상마찰 ‘뇌관’은 다시금 떠오를 수밖에 없다. 이래저래 올드 미디어를 떠나 유튜브나 구글, 메타 등에 새 둥지를 튼 보수 우파 뉴미디어를 제어할 수단을 잃게 된 셈이다. 민주당과 이재명은 미디어 시장의 새로운 혁명을 뒤따라가기에는 자신들이 너무 늙었음을 절감하고 있을지 모른다. 


이신우 前 문화일보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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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ss1672025-08-28 18:44:21

    야호!! 통쾌한 승리입니다
    이제 레거시미더어, 올드미디어는 사라져야 합니다.
    올드미디어 조,중,동 한겨레, 등등 절독운동과 함께 TV시청료 거부운동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지쳤습니다. 거짓보도에 MBC, KBS, SBS, JTBC 체널을 꺼버린지 오래됐는데 TV 시청료를 내야 하는가요
    유튜브, X를 통해서 더 현장감있는 정확한 정보를 얻기에 나는 시청료를 거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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