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상륙작전. 연합뉴스국방부는 최근 해병대 지휘체계를 개편해 이른바 ‘준4군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핵심은 해병대 1·2사단의 작전통제 구조를 재편하고, 해병대 작전사령부를 신설하며, 장기적으로는 해병대 출신 4성 장군 진출이 가능한 구조를 여는 것이다. 이는 해병대사령부 창설 이후 약 50년 만의 변화로 외형상 해병대를 전략군(軍)으로 격상시키고 독립시키는 조치처럼 보인다.
그러나 해병대 개편은 병력 증강과 작전 자산 확충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현재 해병대 전력은 2개 사단과 1개 여단 수준이며, 인사·교육·군수 등 군정(軍政) 업무는 이미 해병대사령관이 독자적으로 지휘하고 있다. 개편으로 바뀌는 것은 실질적 전투력과 전력이 아니라 지휘 구조와 해병대 위상뿐이다.
이는 군사적 실효성보다 정치적 공약과 지방선거를 의식한 일시적 인기정책으로 위험한 실험이다. 해병 작전권 전환과 전시작전권 환수가 군의 전투력을 높이고 국익에 유리하다면 국가 과제로 서둘러 추진해야 하지만, 이는 군사적 실패와 안보 공백을 초래하고 국민의 생명권을 위협하며 외국 자본 무단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
해병대 작전권 전환과 ‘준4군 체제’ 개편은 무엇이 문제인가
해병대는 창설 이후 군령(軍令), 즉 작전 지휘의 독립을 공식적으로 요청하거나 건의한 적이 없다. 현재 3군 체계에서도 해병대는 충분히 합동 작전을 수행해 왔으며, 작전 효율성 측면에서 구조적 문제가 제기된 바도 없다. 그럼에도 인기 정치가 군조직 개편까지 개입하여 인위적으로 해석하고 일방적 방향을 제시하는 방식은 군사 개혁의 기본 원칙인 전쟁 방지와 국익과 생존권 보장 측면에서도 크게 어긋난다.
△병력과 자산의 불균형 초래: 국군 전체가 입영 자원 감소로 축소되는 상황에서 해병대를 증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병력은 그대로인데 계급 구조와 지휘 조직만 키우는 것은 전투력 강화가 아니라 군 역량의 낭비이며 무책임한 정치적 관료화다. 책임과 위상은 커지지만 전력 자산은 늘지 않는 과분수 구조는 군간의 갈등만 유발하고 위기 시 취약해질 수밖에 없기에 해병대 장병들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수도권 방어와 합동성 약화: 해병대 2사단은 김포·강화 축선에서 수도권 서남부 방어의 핵심 부대다. 현재는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작전통제 하에서 즉각적인 기동예비 투입과 화력 지원이 가능하지만, 지휘권이 분리될 경우 명령 체계는 ‘협조’ 구조로 바뀐다. 스마트 군(軍)의 전장은 합동성과 통합을 요구하는데, 지휘는 오히려 분리·분절되어 군사력 효율성과 전쟁 억지력을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 북한 정권은 내심 해병대 분리를 반기고 있을 것이다.
해병대 작전권 전환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논리의 위험한 공통분모.
해병대 작전권 전환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논리는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전작권 환수와 해병대 작전권 전환은 군(軍)의 요구가 아니라 인기 정치의 서사이며, 한미동맹 연합과 합동성 발휘와 전쟁 억지에 불리한 구조다. 양개 사안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한미 연합사와 합참의 지휘결심 구조는 더 느려지고 복잡해진다. 이는 군사력 발휘의 비효율성으로 적(敵)에게 오판의 여지를 줄 수 있다.
△자주와 자존심의 인기 정치가 부른 안보 공백: 자주와 자존심은 정치적으로 달콤한 언어다. 해병대 ‘준4군 체제’ 전환과 전작권 환수 역시 ‘자주’라는 매력적인 언어로 포장하고 독립성을 내세운다. 정치적 자주와 자존심은 군(軍)이 오랜 기간 검토하고 구축한 현행 작전 체계를 흔들고 군의 질서를 뒤죽박죽으로 만든다. 해병대사령부 창설 이후 정립한 작전 체계에서 자존심을 위한 지휘권 분리는 곧 작전 연속성 장애와 군사력 약화를 의미한다.
△전환과 환수를 뒷받침할 자산과 능력의 불비: 두 정책은 공통적으로 군사 능력보다 지휘 권한을 먼저 가져오려는 성급한 구조다. 연합 지휘 능력, 정보·감시·정찰 자산, 전략자산 연동이라는 조건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는데, 지휘권과 위상만 앞서 전환·환수하려고 한다. 해병대는 상륙함과 항공자산을 해군·공군에 의존하고 있는데 지휘권만 분리하려 하고, 전작권 환수 역시 연합전투력과 정보·감시·정찰, 전략자산 운용 능력이 완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하고 있다. 이는 독립이 아니라 고립이며, ‘안보 자주’가 아니라 ‘안보 자해’다.
△헌법적 관점에서의 문제: 헌법은 국가에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의무를 부과하고, 대통령에게 국가수호 책임을 명시한다. 국가와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켜야 한다. 충분한 연구와 협조와 준비 없이 지휘권 분리나 전작권 환수를 추진해 안보가 약화되면, 이는 자주라는 명분으로 헌법적 책무를 유기하는 짓이다. 헌법 제10조의 생명권, 제23조의 재산권, 제37조의 과잉 제한 금지 원칙은 국가가 불필요한 안보 불안과 비용을 국민에게 전가하지 말라는 조항이다.
현재의 한미 연합 전력을 그대로 승계하고 대체할 수 없는 전작권 환수는 국민에게 위험과 안보 비용 부담을 떠넘기고 국가 생존권을 위협하며, 현저한 안보 불안에 의한 외국 자본 이탈을 부추기는 등 헌법상 직무유기다.
국회와 국민이 참여하는 공개적 검증과 토론을 거쳐야
해병대 작전권 전환과 전작권 환수는 국익과 전쟁 억지력과 전력·자산·합동성이라는 안보의 핵심 기준으로 검증해야 한다. 그러나 현 해병대 작전권 전환에는 독자 작전능력 검증, 수도권 방어 연속성 평가, 기동예비 확보 방안이 결여돼 있다. 특히 김포·강화 축선은 초 단위 결심과 즉각 투입이 생명인데, 지휘 분리는 결심 지연과 책임 분산으로 이어져 전투 효율을 떨어뜨린다. 김포·강화 축선이 무너지면 서울과 수도권은 위기에 봉착한다.
국방부가 해병대 개편을 전작권 환수와 결합해 정치적 명분으로 포장하는 시도는 안보를 정치 이벤트로 전락시키는 반국가 행위다. 안전보장 의무의 고의적 방기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자주적 자존심과 4군 간판과 3군 사관학교 통합 검토가 아니라 현재의 군사 전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명확한 지휘체계와 지휘 통일 언어다. 국방부는 전쟁 억지력을 약화시키는 밀실 추진을 중단하고, 국회와 국민이 참여하는 공개 검증에 즉각 나서야 한다.
민심과 군심은 국민의 생명과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현 정부의 인기 안보정책에 반대하며 재고(再考)를 촉구한다.
한미일보 편집위원

◆ 박필규 위원
한미일보 편집위원
육군사관학교 40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