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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마두로 체포로 보는 新국제 질서… “국제법은 누굴 위한 법인가”
  • 김영 기자
  • 등록 2026-01-04 11: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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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성 없는 전쟁, 국제법은 여전히 1945년에 머물러 있다
  • 마약·사이버·정보전 앞에서 무력공격 개념은 왜 작동하지 않는가
  • 베네수엘라 사태가 한국의 안보 기준에 던진 질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호송되는 니콜라스 마두로의 사진을 공개했다. 마두로는 전 세계 부정선거에 개입한 의혹을 강하게 받고 있어 향후 미국 법정에서 그가 실토할 진술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트럼프 트루스소셜 계정]  

베네수엘라 사태가 드러낸 ‘무력공격’에 대한 시대착오적 정의의 민낯

“국제법은 과연 누구를 보호하고 있는가”…비난에 앞서 이 질문에 답부터 해야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작전과 니콜라스 마두로 체포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논쟁은 단순한 외교 갈등을 넘어선다. 

 

이번 사태는 국제법이 오늘날의 안보 현실을 여전히 설명할 수 있는가라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 법은 과연 누구를 보호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이다.

 

국제사회는 미국의 행동을 두고 “주권 침해”, “무력 사용의 정당성 결여”, “유엔 헌장 위반”을 지적하지만, 법의 보호 목적이란 현실적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다.

 

유엔 헌장이 규정한 ‘무력공격’ 개념은 1945년의 전쟁 경험을 전제로 만들어졌다. 국가 대 국가, 군대 대 군대, 국경을 넘는 침공과 폭격이 그 기준이었다. 

 

이 정의는 제2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였지만, 80년이 지난 지금 전쟁의 양상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총성과 폭격 없이도 국가와 사회를 붕괴시키는 수단이 등장했고, 피해의 규모와 지속성은 과거의 전면전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베네수엘라 사태에서 미국이 내세운 명분은 마약이다. 미국은 마두로 정권을 ‘마약 국가’로 규정하며, 해당 정권이 보호하거나 방조한 네트워크를 통해 미국 사회에서 매년 수만 명이 사망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펜타닐을 중심으로 한 합성 마약 문제는 이미 공중보건 위기를 넘어 미국 정치에서 국가안보 사안으로 취급된다. 폭격은 없지만, 사망자 수만 놓고 보면 이는 전쟁에 준하는 피해다.

 

그러나 국제법은 이 현실을 전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마약은 범죄이며, 범죄는 법 집행의 대상이지 무력 대응의 대상이 아니라는 전통적 구분 때문이다. 이 구분은 형식적으로는 타당하지만, 결과의 규모와 반복성을 고려하면 점점 설득력을 잃고 있다.

 

국가가 직접 총을 쏘지 않더라도, 국가가 보호·방조한 구조를 통해 타국 사회에 지속적인 대량 피해를 발생시킨다면, 그 행위를 단순 범죄로만 규정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국제법이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이유는 법리의 미비라기보다 국제연합의 의사결정방식(안전보장이사회) 때문이다.

 

국제법에 있어 ‘무력공격’의 정의를 결과 중심으로 확장할 경우, 가장 불리해지는 주체는 하이브리드 전술을 적극 활용해 온 국가들이다. 

 

사이버 공격, 정보전, 마약·테러 네트워크, 대리 세력을 통해 책임을 회피해 온 행위자들은 현행 국제법이 유지될수록 오히려 유리하다. 총을 쏘지 않는 한, 혹은 쐈다는 증거를 남기지 않는 한,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국제법의 엄격한 형식주의는 규칙을 성실히 지키는 국가보다 규칙을 우회하는 국가에게 더 많은 전략적 공간을 제공해 왔다. 

 

하이브리드 전쟁의 시대에 ‘무력공격’이라는 좁은 정의에만 매달리는 국제질서는 보이지 않는 공격을 사실상 합법화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피해는 누적되지만, 대응은 언제나 과잉으로 비판받는다.

 

이 지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 불신은 단순한 일탈로 보기 어렵다. 

 

트럼프는 유엔을 전면 부정했다기보다, 현실의 위협을 처리하지 못하는 규범 체계로 인식해 왔다. 그의 시각에서 유엔은 전쟁을 막는 기구라기보다 책임을 흐리는 구조였고, 규칙을 지키는 국가를 묶는 동안 규칙을 우회하는 국가를 보호하는 장치였다. 

 

베네수엘라 사태는 트럼프식 세계관이 왜 유엔과 충돌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문제는 그의 선택이 옳았느냐가 아니라, 그 선택이 가능해질 만큼 국제법의 설명력이 약해졌다는 사실이다. 법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할 때, 현실은 결국 법을 우회한다.

 

베네수엘라 사태가 불편한 이유는 미국 행동이 거칠어서가 아니다. 

 

국제법이 오늘날의 위협을 설명하지 못하는데도, 여전히 그 법이 유일한 판단 기준처럼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전쟁의 시대에 ‘무력공격’이라는 1945년형 정의는 국가 간 충돌을 억제하기보다 책임을 흐리는 데 더 자주 사용되고 있다. 총을 쏘지 않으면 침략이 아니고, 폭격이 없으면 공격이 아니라는 논리는 결과적으로 보이지 않는 전쟁을 은폐한다.

 

한국 대통령이 답해야 할 5가지 질문


이 지점에서 한국 정치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이 사태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베네수엘라 사태는 미국의 일방주의 논쟁을 넘어, 하이브리드 전쟁 시대에 국제법과 주권, 그리고 국민 보호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를 묻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외교 현안이 아니라, 국가가 어떤 기준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정의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동안 국제 규범과 다자주의, 국제법 질서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그렇다면 묻지 않을 수 없다. 

 

△ 총성이 없는 대량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기존 국제법의 틀을 끝까지 고수할 것인가 

△ 아니면 결과와 책임을 기준으로 한 새로운 안보 인식을 고민할 것인가 

△ 하이브리드 위협 앞에서 주권은 어디까지 보호의 방패가 될 수 있나

△ 국가는 언제 개입의 책임을 져야 하는가 

△ 이에 대한 한국의 원칙은 무엇인가.

 

침묵은 중립이 아니다. 

 

국제질서가 재편되는 국면에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은 선택을 미루는 것이 아니라, 기존 질서에 자동 편입되는 것을 의미한다. 

 

베네수엘라 사태를 둘러싼 논쟁은 남미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이 미래의 위협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가늠하는 시험지다. 이재명 대통령이 답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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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3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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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gtk2026-01-05 15:32:07

    국제법은 힘이 있어야 한다. 힘없는 이두로는 그냥 멱살 잡혀갈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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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ngyc712026-01-04 22:42:54

    다음 타켓이 궁금합니다 김영기자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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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6-01-04 15:50:16

    아주 명쾌한 분석기사입니다. 이러한 분석을 외면하는 모든 세력이 바로 국제범죄집단이거나 그 국제범죄집단을 옹호하는 반인륜적 하이브리드 전쟁의 주범으로서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위하여 제거되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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