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은 동아시아 지도를 뒤집어보면 한국, 일본, 필리핀 3국의 전략적 협력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은 뒤집힌 한반도 지도. [주한 미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강조한 ‘East-Up’ 구도가 한미 군사위원회(SCM) 논의 내용을 넘어, 이재명 정권의 전시작전권(이하 전작권) 반환 서사를 정면으로 겨냥한 전략 메시지로 확장되고 있다.
11월 3일 서울에서 열린 제50차 한미 군사위원회(SCM)에서 논의된 작전·지휘개념을 한국 정부가 아닌 한국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는 방식으로 공개했다는 점에서 이번 서면 인터뷰는 사실상 워싱턴이 승인한 공식적 입장 표명으로 보인다.
브런슨 사령관은 17일 한국 국방부 출입기자단과의 인터뷰 서면 답변을 통해 “전작권 전환이 진행되더라도 연합방위의 기본 토대는 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전작권을 ‘주권 회복’과 동일시해온 이재명 정권의 프레임과 근본적으로 충돌한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가 전작권 전환을 “지휘권 이동”이 아니라 “기존 연합 작전체계의 조정”으로 설명했는데, 이는 전작권 반환이 곧 ‘한국군 단독지휘’로 이어진다는 국내 정치권의 단선적 서사를 실질적으로 부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브런슨의 설명이 단순한 개념의 차이를 넘어, 군사동맹 운영 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선언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East-Up 관점으로 보면 한국·일본·필리핀은 세 개의 분리된 양자 관계가 아니라 하나의 연결된 네트워크”라고 강조했다. 즉, 한반도는 더 이상 북·중·러의 압박에 노출된 취약지대가 아니라 인도·태평양 전체를 관통하는 작전의 중심축이라는 의미다.
한국은 ‘중심부에서의 깊이’, 일본은 ‘기술 우위와 해양 도달성’, 필리핀은 ‘남측 해상 축 접근성’을 제공하며, 이 구성 자체가 이미 지역 연합작전의 틀을 형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메시지는 한국 정부를 향한 외교적 설명이 아니다. 사령관직을 맡은 현역 미국 4성 장군이 서면 인터뷰라는 통제된 방식으로 한국 국민을 상대로 동맹 구도·작전개념·전작권 해석을 직접 밝힌 것으로, 매우 이례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전작권을 ‘정치적 담론’에서 ‘군사적 현실’로 되돌려놓기 위한 미국 측의 전략적 개입으로 보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전작권을 “조건”과 “억제구조”라는 군사적 언어로 재정의한 것은, 이재명 정권의 ‘회수’나 ‘주권’ 프레임과 완전히 다른 층위의 메시지다.
이번 인터뷰는 한국 정부를 건너뛴 ‘국민직통 설명’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미국은 동맹 구조를 바꿀 때 동맹국의 정치적 변수를 고려한다. 전작권과 주둔 문제는 국내 정파 갈등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메시지는 한국 내 전작권 기대치를 조정하고, 전략적 유연성·작전 반경 확대·삼각구도 협력 등을 정면에서 수용하도록 여론 기반을 선제적으로 설계한 행위로 읽힌다.
말을 하지 않고 구조를 바꾸는 것보다, 말을 하고 구조를 바꾸는 것이 더 안전할 때가 있다. 미국은 지금 그 두 번째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전작권 반환 논쟁이 정치적 언어로만 소비되던 국면에서, 한미연합군의 최종 지휘관이 ‘East-Up’이라는 프레임으로 군사적 현실을 던진 것이다.
지도만 뒤집힌 게 아니라, 전작권의 의미도 뒤집힌 순간이다.
<용어해설>
East UP은 군사·전략적 사고방식의 전환을 상징하는 개념으로, 단순히 지도를 90도 돌려놓는 얘기가 아니라 한반도의 전략적 위치와 동맹 구조를 완전히 재해석하는 프레임 전환입니다.
이 용어는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공식적으로 처음 사용하며 확산된 표현.
“중심부에서의 깊이”는 한반도를 방어선이 아닌 작전 플랫폼으로 정의한 군사적 표현이다. 이는 한국을 보호해야 할 약점이 아니라, 작전을 지속·확장할 수 있는 중심축으로 본다는 의미다.
해양 도달성(海洋 到達性, maritime reach 또는 maritime access)이란 군사·전략 용어로, 특정 국가 또는 군사력이 바다를 통해 전력을 투사하거나 작전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능력 또는 지리적 이점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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