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6일, 이란 서부 일람 주 압다난 거리에서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수많은 인파를 보여주는 영상의 화면 캡처.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는 망명 중인 왕세자의 대규모 시위 촉구에 따라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고, 이란 전역으로 시위가 확산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AP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인사이트는 시위가 시작되자마자 이란 전역의 인터넷과 전화선이 차단됐다고 전했다.
AP는 이번 시위는 이란 국민이 레자 팔라비(Reza Pahlavi) 왕세자의 영향력에 얼마나 설득될 수 있을지 알아보는 첫 번째 시험대였다고 분석했다. 시위에서는 왕세자의 부친인 샤(shah:왕)를 지지하는 외침도 나왔는데, 과거에는 사형에 처해질 수 있었던 행위였지만, 지금은 이란의 치체된 경제에 대한 분노를 드러내는 시위의 핵심 쟁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 활동가 뉴스 통신(Human Rights Activists News Agency)에 따르면, 지금까지 시위 관련 폭력 사태로 최소 41명이 사망하고 2,270명 이상이 구금됐다.
시위가 확산되면서 이란 민간 정부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 대한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인터넷 기업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와 시민단체 넷블록스(NetBlocks)는 이란 정부의 개입으로 인한 인터넷 접속 장애를 보고했다. 두바이에서 이란으로 유선 및 휴대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과거에도 이와 같은 접속 장애 이후 정부의 강력한 탄압이 이어진 바 있다.
한편 시위 자체는 여전히 지도부가 부재한 상태다. 팔라비의 호소가 향후 시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
워싱턴 소재 애틀랜틱 카운슬의 이란 전문가 네이트 스완슨(Nate Swanson)은 "실질적인 대안 부재가 과거 이란 시위를 약화시켰다"고 분석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폴란드의 노동운동 지도자 레흐 바웬사가 냉전 종식기에 그랬듯 존경받는 정치인으로 부상할 수 있는 이란 반체제 활동가들이 수천 명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란 보안 기관은 국가의 잠재적 변혁 지도자 모두를 체포하고 박해하며 추방해왔다."
팔라비는 목요일과 금요일 현지 시간으로 오후 8시(그리니치 표준시 오후 4시 30분)에 시위를 하라고 촉구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시계가 그 시간을 알리자 테헤란 전역의 동네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함성에는 "독재자에게 죽음을!"과 "이슬람 공화국에 죽음을!"이 포함됐다. 다른 이들은 샤를 찬양하며 외쳤다:
"이것이 마지막 전투다! 팔라비가 돌아올 것이다!"라고 외쳤다. 수천 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팔라비는 성명을 통해 "위대한 이란 국민이여, 전 세계의 눈이 당신들을 주시하고 있다. 거리로 나와 단결된 모습으로 당신들의 요구를 외쳐라"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 이슬람 공화국과 그 지도자, 그리고 혁명수비대에 경고한다. 전 세계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신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민 탄압은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팔라비는 친 이스라엘 인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자신의 호소에 대한 반응에 따라 추가적인 계획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 관리들은 예정된 시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듯 보였다. 강경 성향의 카이한 신문은 보안군이 드론을 이용해 시위 참가자를 식별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영상을 온라인에 게재했다.
보안 요원들이 부상당하거나 사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사법부 산하 미잔 통신은 테헤란 외곽의 한 마을에서 경찰 대령이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고 보도했고, 준관영 파르스 통신은 차하르마할 바크티아리 주 로르데간 시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보안군 2명이 사망하고 30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이란 호라산라자비 주의 부지사는 이란 국영 TV를 통해 수요일 밤 테헤란에서 북동쪽으로 약 700km 떨어진 체나란의 경찰서 공격으로 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목요일 늦게 혁명수비대는 케르만샤에서 소속 병력 2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최근 몇 년 동안 전국적인 시위에 직면해 왔다. 제재가 강화되고 12일 전쟁 이후 이란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란 화폐 가치인 리알화는 12월에 1달러당 140만 리알까지 폭락했다. 이후 곧바로 시위가 시작됐고, 시위대는 이란의 신정 체제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테헤란이 "평화로운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살해할 경우" 미국이 "그들을 구출하러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방 국무부는 엑스(X)에 이란 시위대가 트럼프의 이름을 딴 스티커를 도로에 붙이거나 정부 보조금을 받는 쌀을 버리는 모습을 담은 것으로 추정되는 온라인 영상을 계속해서 게시하고 있다.
한편,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나르게스 모하마디(Narges Mohammadi)는 지난 12월 체포된 이후 당국에 의해 여전히 수감돼 있다고 AP는 전했다.
그녀의 아들 알리 라흐마니(Ali Rahmani)는 "2025년 12월 28일부터 이란 국민들은 2009년, 2019년과 마찬가지로 거리로 나왔다. 매번 똑같은 요구가 나왔다. 이슬람 공화국의 종식, 가부장적이고 독재적인 종교 정권의 종식, 성직자들의 몰락, 물라 정권의 종식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NNP=홍성구 대표기자 / 본지 특약 NNP info@newsandpo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