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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이재명 이적죄 특검 요구, 가능한가
  • 김영 기자
  • 등록 2026-01-13 15: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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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사회 일각 ‘이적행위’ 주장, 법리는 신중론
  • 특검 남발의 정치 관행, 형평성 논란으로 되돌아오다
  • 윤석열 이적죄 기소와의 비교가 던지는 제도적 질문

윤석열 전 대통령(왼쪽부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12일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이적죄를 다루는 '평양 무인기 의혹' 사건 첫 공판에서 재판부 기피를 신청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무인기 관련 발언을 두고, 지난 10일 발언 이후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이를 ‘이적행위’로 볼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법리적으로는 성립이 쉽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특검이 의혹 단계에서 반복적으로 가동돼 온 최근 정치 관행을 감안할 때 이 논쟁은 단순한 공방을 넘어 제도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무인기 침투 주장과 관련해 “사실이라면 중대 범죄”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군경 합동수사를 지시했다. 

 

이를 두고 야권과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대통령의 발언이 북한의 일방적 주장에 사실상 힘을 실어줄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반면 법조계에서는 해당 발언과 조치만으로 형법상 이적죄, 즉 외환의 죄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외교·안보적 판단의 적절성과 형사범죄 성립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법리적으로 이적죄는 가볍지 않은 범죄다. 

 

형법 제99조(일반이적)는 적국에 군사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대한민국의 군사적 이익을 해하는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고의성과 구체적 행위, 인과관계가 엄격하게 입증돼야 한다. 

 

특히 고의성은 물론, 구체적 행위와 그로 인한 군사적 이익 침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증명돼야 한다. 

 

대통령의 발언이 외교·안보적으로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 자체만으로 외환의 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다수 법조계의 공통된 견해다.

 

다만 이 논쟁에서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은 대통령 불소추특권의 범위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의 형사상 소추를 원칙적으로 제한하면서도, 내란 또는 외환의 죄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고 있다. 

 

이적죄는 형법상 외환의 죄에 포함되는 범죄로, 법리상으로는 현직 대통령에 대해서도 기소가 가능한 범주에 속한다. 

 

이 때문에 이번 논쟁은 단순한 정치적 수사로만 치부되기 어려운 측면을 갖는다.

 

그럼에도 특검 요구의 성격은 법적 필연이라기보다 정치적 관행의 문제에 가깝다. 

 

최근 정치권에서 추진된 특검 사례들을 보면 △ 범죄 성립이 확정되지 않은 의혹 단계에서 특검이 요구됐고 △ 기존 수사기관의 한계가 입증되기 이전에 특검이 가동됐으며 △ 대상은 대부분 정권 핵심 또는 전직 권력자였다. 

 

이른바 ‘의혹 → 특검’ 공식이 정치권에서 반복돼 왔다는 지적이다. 

 

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이재명 대통령 사안 역시 형식 논리상 특검 요구 대상에서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가능해진다.

 

이 같은 논의는 현재 국회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국회에서는 2차 특검법이 지난 1월 12일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해당 법안 역시 범죄 성립이 확정되지 않은 의혹 단계에서 정치적 필요성을 이유로 특검을 가동하려는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특검이 예외적 수단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호출되는 정치적 장치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낳는다.

 

특검 남발이 결국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법조계에서 나온다. 

 

의혹 단계에서 특검을 가동하는 관행이 굳어질 경우, 그 기준은 필연적으로 현재 권력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이적죄를 적용해 기소한 사안과 비교할 때, 향후 형평성 논란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직 검찰총장과 전직 대법원장 등 법조계 최고위 인사들은 공통적으로 “특검이 법리보다 정치 논리에 의해 작동하기 시작하면, 그 정당성은 특정 사건에만 머물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한 전직 사정기관 수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이적죄 기소의 정당성을 강하게 주장하면서, 현직 대통령 사안은 특검 논의 자체가 부당하다고 선을 긋는다면 이는 특검 기준의 자기모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직 사법부 고위 인사는 “이적죄는 헌법상 현직 대통령에게도 적용 가능한 범주인 만큼, 인물에 따라 특검의 기준이 달라진다면 그 자체가 제도 신뢰를 훼손하는 결과가 된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이적죄 특검 논쟁의 본질은 개인의 유무죄가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특검이 언제, 어떤 기준으로 작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치권의 일관성이다. 

 

특검이 범죄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된 이후의 최후 수단이라면 이번 사안은 특검으로 가기 어렵다. 

 

그러나 특검이 의혹 단계에서 정치적 책임을 묻기 위한 도구로 사용돼 왔다면, 이재명 대통령 역시 예외로 남기기 어렵다는 형평성 논리가 성립한다.

 

이 논쟁이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특검은 정의의 칼인가, 아니면 정치의 무기인가. 

 

기준을 잃은 특검은 특정 인물을 겨냥하는 순간, 결국 그 기준 자체가 누구에게나 되돌아온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성급한 결론이 아니라, 특검이라는 제도가 더 이상 정치의 편의에 따라 소환되지 않도록 하는 기준의 복원이다.


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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