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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요희 한미칼럼] 37살 백인 청년은 왜 대낮에 총을 맞고 숨졌을까
  • 임요희 기자
  • 등록 2026-01-28 18:3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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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굿 총격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 17일 만에 같은 미니애폴리스주에서 백인 청년 알렉스 프레티(37)가 연방 세관국경순찰대(CBP)의 총격으로 다시 사망했다.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사회에서 전과 없는 백인 시민권자가 경찰에 총 맞아 죽을 확률은 그야말로 뉴스에 나올 정도로 희박한 편이다. 

 

최근 10년 통계에 따르면 인구 100만 명당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흑인이 약 6.1명, 백인은 약 2.4명으로 나타났다. 모든 조건을 다 떠나 피부색만으로 따졌을 때 그렇다. 

 

그런데 요 며칠 사이 미국 미니에폴리스주에서 전과 없는 백인 시민권자가 요원의 총격으로 사망하는 일이 두 번이나 일어났다. 

 

전과 없는 백인 시민권자들의 전례 없는 총격 사망

 

첫 번째 사고는 르네 굿이라는 백인 여성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을 차량으로 위협하는 과정에서 총을 맞고 사망한 일이다. 

 

그리고 이 일이 있은 지 17일 만에 같은 미니애폴리스주에서 백인 청년 알렉스 프레티(37)가 연방 세관국경순찰대(CBP)의 총격으로 다시 사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첫 번째 사고 때는 ‘요원의 정당방위’를 주장했지만 이번에는 그레고리 보비노 국경순찰대장을 해임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민주당은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남용을 제어할 수 있는 개혁안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국토안보부 예산안 승인을 거부하고 정부 셧다운까지 감수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잇따른 총격 사망 사건으로 트럼프정부와 공화당은 곤란한 처지에 놓인 반면 민주당은 더욱 목소리가 커졌다. 

 

그렇다면 시민권자이고 백인이며 전과도 없는 프레티는 왜 백주 대낮에 총격을 받고 사망했을까. 

 

청년은 왜 총을 들고 시위 현장에 나갔을까

 

사건이 발생하던 날인 24일(이후 현지시간) 오전 미니애폴리스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가 한창이었다. 

 

재향군인청 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프레티는 현장에서 교통 정리 봉사를 담당하고 있었다. 이때 도너츠 가게 앞에서 연방 요원들과 시위대 사이에 마찰이 있었다. 그리고 이들을 촬영하던 프레티도 싸움에 휘말렸다. 

 

요원들은 프레티에게 페퍼스프레이를 발사하며 바닥에 엎드리도록 명령했는데 6명이나 달려들어 제압할 때까지 그는 완강하게 저항했다. 

 

그때 한 요원이 프레티의 허리춤에서 뭔가를 발견하고 빠르게 제거했다. 그것은 총이었다. 그러나 뒤늦게 “총, 총!”이라는 외침이 들렸고 이에 놀란 다른 요원이 프레티에게 총을 발사했다. 순간적으로 발생한 일이었다.  

 

여러 요원이 그를 덮치는 과정에서 시야가 가리는 등 요원들 사이에 소통 미스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프레티는 정식 총기 소지 허가를 받은 상태로, 미네소타 주법에 따라 권총을 합법적으로 휴대할 수 있었다. 

 

물론 스티브 스컬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범죄 상황에서 총기를 소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며, 법 집행을 방해하는 행위는 중범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애초에 프레티는 요원들이 득시글한 현장에 총을 소지하고 나와서는 안 되었다. 총기를 지녔다는 것만으로도 경찰은 자기 목숨에 위협을 느껴 최대한 방어기제를 동원하게 된다. 

 

대체 왜 그는 총을 소지하고 시위 현장에 나갔을까. 첫 번째 의문은 이것이다. 

 

혹시 누군가 그에게 혹은 시위대원들에게 총을 가지고 나갈 것을 종용한 사람이 있었던 걸까. 

 

총기 소지자는 그 자체로 위험 인물이 된다


당시 요원들은 시위대의 공격으로 극도로 흥분한 상태였다. 안 그래도 도시는 불법 이민자들이 저지르는 범죄로 골머리를 앓는 중이었다. 


하지만 일부 시위대는 연방 요원들을 무자비한 집단으로 매도하며 침을 뱉고 음식을 던지고 함부로 그들의 모습을 촬영했다. 

 

르네 굿 사건 때도 그녀의 일행이 휴대전화로 요원을 촬영하며 한껏 약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 뒤 르네 굿이 사납게 차를 출발시켰고 차는 스치듯 요원 곁을 지나쳤다. 그리고 총이 발사됐다. 

 

미국 내 경찰 총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연간 1000명을 넘어선다. 미국에서는 민간의 총기 소지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경찰·보안관·연방요원(법 집행관)의 총기 사용은 헌법이 보장하는 자위권의 영역이다. 총 대 총으로 맞서는 사회가 미국이다.

 

미국 내 경찰 총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연간 1000명을 넘어선다. [통계=Statista] 

그렇기에 일반 시민은 경찰이 제지하면 무조건 두 손을 들고 순응한다. 이런 장면은 영화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심지어 총 가진 사람은 말해 무엇하랴.

 

하지만 총을 소지한 프레티는 6명이 달려들어 제압할 정도로 완강하게 저항했다. 이것이 두 번째 의문이다. 

 

총이 발견되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것을 그는 몰랐을까. 

 

섣불리 총기를 사용한 연방 요원이 결코 잘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지게 된 프레티 청년의 죽음을 애도한다. 

 

하지만 결코 총을 소지해서는 안 되는 자리에 총을 갖고 나가, 요원의 제압에 격렬하게 저항한 그의 행동은 여전히 납득되지 않는다.

 

임요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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