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대표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왼쪽 사진)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오른쪽 사진)이 13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026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2차 사후조정이 결렬된 후 협상장을 각각 떠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조 위원장이 앞서 진행한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와 진행한 사후 조정 회의 내용을 녹취, 조합원과 언론에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비공개 회의였던 데다 상대 중재 위원의 동의 여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이하 초기업노조)의 최승호 위원장은 익명 소통방에서 중노위와의 비공개 회의 도중 녹취한 음원 파일을 공유했다.
초기업노조는 지난 11일과 12일 중노위의 중재 하에 사측과 사후조정을 진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중노위 관계자와 나눈 대화를 녹음해 조합원들에게 공유한 것이다.
최 위원장은 이날 언론사 기자에게도 같은 녹음파일과 녹취록을 전달했다.
해당 음원에는 지난 12일 오후 1시30분께 노사 간 견해차를 좁히려는 중재 위원과 최 위원장의 대화 내용이 담겨있다.
최 위원장은 녹취에서 사측 대표 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이 계속해서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200조원이라고 이야기한 점을 지적하며 "올해 연간 예상 영업이익은 300조원이다. 그런데 지금 (김 부사장이) 200조원이 안 될 것 같다는 소리를 하는 것이 정상적인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김 부사장이 반도체를 하나도 모르고 실적 규모 자체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노위 측 중재위원은 조정안을 만들기 위해 노사 간 의견 차이를 좁힐 수 있는 부분을 살펴보겠다며 최 위원장을 달랬다.
하지만 최 위원장은 "저희(노조)는 아시다시피 조정 요구안을 드렸는데 왜 회사는 집중 교섭 당시의 이야기를 시작하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저는 더 이상 회사랑 이야기할 생각이 없으니 조정안을 달라"고 말했다.
중노위가 사후 조정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녹취 공개는 중재 당사자로서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녹취에 대한 상대 중재 위원의 동의가 있었는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동의 없이 녹취 후 공개한 것이라면 도덕성 논란으로 비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 돌입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후조정 회의는 2일 차 자정을 훌쩍 넘긴 지난 13일 새벽까지 진행됐지만 노조가 조정 결렬을 선언하면서 무산됐다.
노조 측은 자신들이 일관되게 요구한 성과급 상한 폐지 및 투명화, 제도화가 하나도 관철되지 않았고 오히려 퇴보했다며 결렬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