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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조전혁 ‘동성애 교육 추방’ 현수막… “사람 배제인가 교육 배제인가”
  • 한미일보 사회부 기자
  • 등록 2026-05-26 17:4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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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수막 문구는 ‘교육 추방’…대상은 사람 아닌 교육
  • 조전혁 “성소수자 배제 아냐…학부모 동의 없는 교육 배제”
  • 쟁점은 정규 교육과정 밖 실제 교육 경로에서의 학부모 선택권

조전혁 서울시 교육감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퀴어 동성애 교육 추방’ 현수막을 둘러싼 논란이 서울교육감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번지고 있다. 

 

좌파 진영 후보들과 교사·시민단체는 이를 성소수자 배제와 혐오 표현으로 규정하고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조 후보는 현수막의 대상은 성소수자 학생이나 개인이 아니라, 학부모 동의 없는 성적 지향·성별 정체성 교육이라고 반박했다.

 

한미일보가 확인한 현장 사진 속 현수막에는 “퀴어 동성애 교육 추방”, “교육감은 조전혁”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문구 자체만 놓고 보면 ‘추방’의 직접 대상은 성소수자 학생이나 개인이 아니라 ‘교육’이다. 

 

따라서 해당 현수막을 곧바로 “사람 추방”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좌파 진영은 ‘퀴어’와 ‘동성애’라는 표현에 ‘추방’이라는 강한 단어가 결합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6일 성명에서 해당 현수막을 두고 “교육 현장에 존재하는 성소수자 구성원을 배제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와 한만중 서울시교육감 후보 등도 이를 성소수자 배제·혐오 조장 표현으로 규정했다.

 

검증의 첫 번째 지점은 조 후보가 ‘추방’의 의미를 어떻게 설명했느냐다. 

 

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는 26일 한미일보와의 통화에서 “‘퀴어 동성애 교육 추방’은 성소수자 학생이나 개인을 배제하자는 뜻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 후보는 “학부모 동의 없는 성적 지향·성별 정체성 교육을 학교 교육과정에서 배제하자는 의미”라며 “반대는 혐오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목은 논란의 성격을 바꾼다.

 

좌파 진영은 ‘추방’이라는 단어를 성소수자 존재 배제의 언어로 해석한다. 반면 조 후보는 그 대상이 사람이 아니라 교육 내용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결국 쟁점은 동성애 자체에 대한 찬반이 아니라, 초·중등 공교육에서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 문제를 어디까지 다룰 것인지, 또 그 과정에서 학부모에게 사전 고지와 선택권을 줄 것인지로 옮겨간다.

 

두 번째 쟁점은 “학교에 동성애 교육은 없다”는 반박이다. 

 

좌파 진영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성소수자’와 ‘성평등’ 표현이 삭제됐다는 점을 들어 조 후보가 존재하지 않는 교육을 선거 쟁점으로 끌어왔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2022 개정 교육과정 개정안에서는 기존 교육과정에 있던 ‘성소수자’ 표현이 빠졌고, ‘성평등’ 용어도 조정됐다.

 

하지만 이 반박은 정식 국가 교육과정 문구만을 기준으로 한 주장이다. 조 후보는 학교 교육을 교과서와 국가 교육과정 문구만으로 볼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그는 한미일보와의 통화에서 “외부강사, 보조자료, 도서, 성인지 교육, 학교 행사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전달되는 내용도 학교 현장의 교육에 포함해 봐야 하는 것이 정상 아니냐”는 취지로 설명했다.

 

실제 학교 현장의 교육은 정규 교과서 문구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는 중·고등학생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인권의 이해, 성평등 교육, 성희롱 예방교육, 차별예방교육 등 다양한 사이버 인권교육 콘텐츠를 안내하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조사에서도 학교 성교육 제공자로 ‘외부 청소년 성교육 전문 강사’를 꼽은 응답이 80.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정식 교육과정에 동성애 교육이라는 표현이 없다”는 말과 “학교 현장에서 성적 지향·성별 정체성 관련 내용이 다양한 경로로 학생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문제 제기는 구분해야 한다. 

 

전자는 국가 교육과정 문구의 문제이고, 후자는 학교 현장의 실제 교육 환경 문제다. 조 후보의 문제 제기는 후자에 가깝다.

 

세 번째 쟁점은 학부모 선택권이다. 

 

한국 법제에서 학부모의 권리는 무시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다. 교육기본법은 부모 등 보호자가 자녀 교육에 관해 학교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학교는 그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이 권리가 학교 교육과정 전체에 언제나 우선하는 절대권으로 제도화돼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법원도 보호자의 의견 제시는 교원의 전문성과 교권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며,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한 반복적 부당 간섭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

 

결국 문제는 학부모가 자녀에게 제공되는 교육의 내용과 경로를 알고 선택할 수 있느냐다. 

 

다만 현실적 제약은 존재한다. 학교 현장의 교육은 정규 수업, 법정 의무교육, 외부강사 프로그램, 보조자료, 도서, 상담, 학교 행사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운영된다. 

 

모든 교육 활동에 대해 학부모의 사전 동의와 개별 선택권을 일일이 적용하는 것은 학교 운영상 쉽지 않다. 학생의 학습권, 교사의 교육권, 학교의 교육과정 운영권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 제약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학부모의 알권리와 의견 제시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성적 지향·성별 정체성처럼 가치관 논쟁이 큰 주제는 어떤 자료로, 어떤 방식으로, 어떤 외부강사가, 어떤 연령대 학생에게 다루는지에 대해 학교가 최소한의 투명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조 후보의 문제 제기는 바로 이 지점에 걸려 있다. 학부모가 학교 교육을 모두 통제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민감한 성 가치관 교육이 학부모도 모르는 경로로 학생들에게 전달될 수 있느냐’는 문제다.

 

네 번째 검증 지점은 해외 사례다. 

 

미국에서도 LGBTQ+ 교육은 학부모 권리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LGBTQ+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퀴어 또는 성정체성 질문자 등을 포괄하는 약칭이다. 

 

교육 현장에서의 LGBTQ+ 논쟁은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가족 형태, 대명사 사용, 화장실·탈의실 이용 문제까지 확장돼 왔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2025년 6월27일 메릴랜드주 몽고메리카운티 공립학교의 LGBTQ+ 관련 도서 수업 사건인 Mahmoud v. Taylor(마무드 대 테일러) 사건에서, 학부모에게 사전 고지와 수업 제외 선택권을 주지 않은 조치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보고 학부모 측의 예비금지명령 신청을 받아들였다. 

 

다만 이 판결은 LGBTQ+ 교육 자체를 금지한 것이 아니라, 학부모의 종교적 양육권과 충돌하는 특정 수업에 대해 고지와 선택권을 인정한 취지다.

 

팩트체크 결론


검증 결과, 조 후보 현수막을 곧바로 “성소수자 학생 추방”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현수막 문구는 “퀴어 동성애 교육 추방”으로 적혀 있었고, 조 후보도 한미일보와의 통화에서 추방의 대상은 사람이 아니라 학부모 동의 없는 성적 지향·성별 정체성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추방’이라는 단어가 강한 정치적 표현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좌파 진영과 교사·시민단체가 이를 성소수자 배제와 혐오 표현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 

 

따라서 이번 논란의 정확한 쟁점은 “사람 배제인가, 교육 내용 배제인가”다. 

 

현재까지 확인된 문구와 조 후보의 설명을 기준으로 보면, 현수막의 직접 대상은 사람보다 교육 내용에 가깝다. 

 

그러나 그 표현이 성소수자 학생에게 배제와 낙인의 메시지로 읽힐 수 있는지는 별도의 정치적·교육적 논쟁으로 남아 있다.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이 문제는 단순한 현수막 논란을 넘어 공교육의 권한, 학부모의 알 권리, 민감한 가치교육의 사전 고지와 선택권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학교에 그런 교육은 없다”는 반박만으로는 학교 현장의 실제 교육 경로를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 

 

반대로 “교육 추방”이라는 문구만으로 논란이 완전히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핵심은 공교육이 성적 지향·성별 정체성 같은 민감한 가치교육을 다룰 때, 어느 수준까지 투명성을 확보하고 학부모 선택권을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가에 있다.

교육감 후보들은 낙인찍기 공방을 벗어나 해법을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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