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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김종인 판 깔고 이재명이 던진 ‘일타삼피’의 패
  • 박혜수 기자
  • 등록 2026-01-05 15: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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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이 던진 패, 일타삼피 중 피 하나는 건진 셈
  • 국힘에서 정말 걷어내야 할 것은 김종인의 그림자
  • 양보다 질이 중요, 국힘 지도부 좌고우면하지 말라
이른바 김종인계에 속하는 국민의힘 내부 인물들은 입버릇처럼 ‘중도 확장’과 ‘낡은 보수 청산’을 외치며 당내 갈등과 분열의 씨앗이 되어 왔다. 이에 대해 보수우파에선 “김종인식 실용주의가 결국 진영을 허물고 배신자를 양성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해 12월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과거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2월28일 이재명은 “파란색 좋아하는 사람이 권한 가졌다고 사회를 통째로 다 파랗게 만들 수 없다”는 말로 통합·실용을 강조하며 3선 의원 출신 이혜훈 전 국민의힘 서울 중구·성동구 을 당협위원장을 부활하는 기획예산처의 초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예산처는 김대중정부 시절인 1999년 신설되어 노무현정부 때까지 유지되다가 2008년 이명박정부 출범과 함께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를 통합하여 현재의 기획재정부가 탄생하면서 폐지되었다가 이번에 부활하게 된 것이다.

 

이재명의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 지명은 발표 직전까지 극도의 보안 속에 진행되어 여야 모두 당혹감과 분노가 배가되었다. 

 

이 후보자는 지명 발표 전날까지도 당원 교육을 준비하고,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축사를 요청하는 등 국힘 당협위원장으로서 정상적인 활동을 지속했다. 그러자 국힘에선 “내정 사실을 숨기고 당을 기만했다”며 지명 당일 즉각적인 제명 조치를 취했다.


일타삼피… 이재명의 세 가지 노림수

 

이재명이 국힘은 물론 더불어민주당에서까지 반발이 나오는 등 논란을 자초하면서 이번 인사를 단행한 이유는 뭘까. 그 핵심적인 노림수를 찾아가다 보면 이재명이 ‘일타삼피’의 패로 이혜훈을 선택했음을 알 수 있다.

 

△ 첫 번째 노림수 : ‘협치’ 명분으로 중도층 지지 확보

 

이재명은 집권 이후 ‘실용’과 ‘민생’을 강조해 왔다. 보수 진영의 대표적인 경제통 가운데 하나인 이혜훈을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지명함으로써 “진영을 가리지 않고 유능한 인재를 쓴다”는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선포한 셈이다.

 

또한 이념적 선명성보다는 실무 능력을 중시한다는 점을 강조해 중도층의 지지 기반을 넓히는 효과도 함께 노렸다. 야권 출신을 내각에 참여시킴으로써 향후 국회 운영에서 야당의 반대를 국정 ‘발목잡기’로 규정할 수 있는 도덕적 우위를 점하고자 한 것이다.

 

△ 두 번째 노림수 : 보수 진영의 ‘재정 포퓰리즘’ 공세 차단

 

이재명정부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과도한 재정 지출’과 ‘포퓰리즘’ 비판이다. 여기에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으로 ‘시장 경제’를 강조해 온 이혜훈을 예산 수장으로 앉힌 것은 일종의 ‘방패막이’ 전략이다.

 

향후 보수 진영의 재정건전성 문제 지적에 대해 “그건 그쪽 진영 출신이 설계하고 집행한 것”이라고 대응할 수 있고, 시장 또한 보수 출신이 예산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정부의 재정 운용에 대해 일정 부분 안도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세 번째 노림수 : 야권의 분열과 갈등 유발…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

 

상대 진영의 자원을 빼내 옴으로써 대오를 흔드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또한 이는 ‘합리적 보수’를 자처하는 인물들이 향후 이재명 쪽으로 이탈할 수 있는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야권의 결집력을 약화시키는 고도의 정략적 수가 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서 의심 가는 인물들에 대한 사전 단속 등으로 분란이 일어난다면 그야말로 일거양득이다.

 

결국 이번 인사는 ‘탕평’의 가면을 쓰고 ‘상대 진영의 교란’이라는 실리적 목표를 겨냥한 다목적 포석, 즉 일타삼피의 패를 던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명의로 중구성동구을 지구에 걸어 놓은 현수막 [사진=주진우 의원 페이스북]

이혜훈 발목 잡힌다… 폭언에 갑질, 투기 의혹까지

 

그러나 현재 이혜훈에 대해선 직원·보좌관에 대한 ‘폭언’과 ‘갑질’에 영종도 땅 투기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결국 대다수 언론에서 지명철회로 갈 것인가 자진사퇴로 갈 것인가를 점치는 분위기다. 

 

게다가 민주당 내에서도 이번 지명에 대해 불만의 소리가 작지 않다. 장철민·윤준병·최민희·김영배 의원 등 민주당 일각에선 이혜훈이 탄핵 반대 시위에 적극 참여했고 ‘윤어게인’을 외치는 등 민주당의 기조와 맞지 않는 인물이라는 점을 들어 장관 임명에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에선 “후보자 본인이 과거 발언 등을 충분히 소명하고 단절 의사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혜훈은 지명 발표 직전까지도 “탄핵은 불법”이라며 현수막을 내걸고 애꿎은 사람들에게 삭발을 강요하는 등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 석방을 외치고 다녔다. 더구나 사과 당일에도 중구 성동구을 일대에 “민주당의 내란 선동에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는 현수막이 그대로 걸려 있었다.

 

그런 인간이 장관 지명 직후 “당시 실체를 몰랐다” “분위기에 휩쓸린 것이다”며 사과한 것은 오직 장관직을 얻기 위한 기회주의자의 면피성 발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윤석열정부에선 쓰지 않은 이혜훈


그런데 윤석열정부에선 왜 이혜훈을 쓰지 않았을까. 국민의힘 경제통이라 불리는 인물 중 하나였으니 내각 인선 과정에서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 장관으로 당연히 검토 대상이었을 것이다. 

 

이혜훈은 ‘의료보험’ 관련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KDI에서도 거시재정 운용과는 거리가 먼 예비타당성 조사 보고 등의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한마디로 경제부처 장관으로는 전문성 자체가 부족하다는 얘기다.

 

그래서 이번 인사를 두고 일각에선 국민의힘 한번 흔들어 보려고 이혜훈이라는 부실한 카드를 꺼내든 이재명의 용인술에 대해 ‘얄팍하다’는 등의 비판이 나온다.

 

김종인의 그림자, 무엇이 문제인가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재명에게 이혜훈을 추천한 인물로 김종인을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인선 발표 직후 김종인은 “획기적 인사”라고 극찬하며, 이를 비판하는 국민의힘을 향해 “옹졸하다”고 일갈했다.

 

김종인은 이혜훈이 보수 진영에서 성장하는 데 큰 영향을 준 정치적 멘토 역할을 해 왔으며, 이번 인선 과정에서도 든든한 우군이 되어주고 있다.

 

이혜훈은 보수 진영 내에서 김종인과 함께 ‘시장 경제의 공정성’과 ‘경제민주화’를 강조해 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김종인이 평생 주장해 온 ‘경제민주화’란 헌법 119조 2항(경제 주체 간의 조화)을 근거로 국가의 시장 개입을 정당화하는 개념이다. 이는 보수우파의 핵심 가치인 ‘자유’를 훼손하고 정부 만능주의로 기우는 생각이다. 

 

게다가 그는 특정 이념보다는 승리를 위한 전략적 이동을 중시한다. ‘전략적 이동’을 한다는 건 바꿔 말하면 기회주의자라는 뜻이다. 

 

이른바 김종인계에 속하는 국민의힘 내부 인물들은 입버릇처럼 ‘중도 확장’과 ‘낡은 보수 청산’을 외치며 당내 갈등과 분열의 씨앗이 되어 왔다. 이에 대해 보수우파에선 “김종인식 실용주의가 결국 진영을 허물고 배신자를 양성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과를 주장한 김종인계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1년이 되는 날을 전후해 국민의힘에선 ‘계엄에 대한 사과’를 두고 또 한바탕 난장판이 벌어졌다. 

 

1차로 국민의힘 소속 의원 25명이 12·3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윤 대통령과의 정치적 단절을 선언했고 이후 사과에 동참하거나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사람들을 합해 모두 41명이 장동혁 지도부에 대놓고 반기를 든 것이다. 여기엔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해 권영세·조경태 등 6선 이상의 중진 의원도 포함돼 있었다. 

 

송언석은 김종인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었을 당시 비서실장이었고, 김재섭은 김종인이 임명한 비대위원이었다. 

 

이들 중 한동훈계를 제외한 나머지 모두를 김종인계라고 할 수는 없지만 대다수가 ‘분권형 대통령제’ ‘내각제 개헌’을 주장하는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결국 가는 길이 하나로 합쳐지고 있다. 

 

더구나 김종인이 최근까지 “국민의힘에 한동훈을 능가할 인물이 없다”며 한동훈을 치켜세워 한동훈계와 김종인계가 은근히 ‘한패’가 되어 가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내각제 개헌’ 주장 세력의 특징은 정치를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접근한다는 것이다. 국가의 미래나 지켜야 할 이념 같은 건 이들의 안중에 없다. 

 

“국회가 대통령의 권한을 뺏어온 뒤, 자기들끼리 돌아가며 총리도 하고 장관도 해 먹으려 한다”는 보수우파의 비판엔 권력 분산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실제로는 의원들의 권력 독점을 꾀한다는 시각이 담겨 있다.

 

국힘 내부 갈등 증폭… 이재명이 패 하나는 건진 셈

 

이재명의 이혜훈 지명으로 언론도 시끄럽지만 국민의힘 내부도 만만치 않다.

 

한동훈계와 김용태·송석준·박정하·김재섭 등 윤석열 대통령과의 결별을 주장하는 이른바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혜훈을 즉각 제명한 지도부의 대응이 성급했다며 이번 인사를 보수 쇄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들은 그동안 ‘개혁보수’니 ‘중도 확장’이니 하면서 당내 분열을 조장해 온 인물들로, 직계 김종인 계열은 아니더라도 김종인의 영향을 받았거나 그 그늘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인물들이다.

 

이처럼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제각각 목소리를 내는 바로 이 상황이 이재명이 노린 세 번째 패, 국민의힘 내부 갈등으로 이익을 챙긴다는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의 결과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분열과 갈등이 증폭된다면 국민의힘에 이로울 게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분열과 갈등의 중심에는 언제나 그랬듯이 김종인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개혁은 ‘살가죽을 벗기는 것’이라고…

 

지난해 12월9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이 “개혁이란 가죽을 벗기는 것”이라며 사회를 정상화하는 과정, 즉 내란 청산 과정에서 갈등과 저항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제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이 바로 그 ‘가죽을 벗겨 내는’ 진통의 과정일 것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당의 정체성을 저해하는 걸림돌을 제거해야 한다”며 한동훈과 그 주변 세력에 대한 정리를 시사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부의 ‘불협화음’을 제거해 당의 선명성을 부각하고 민심을 다시 결집시키려는 전략이다.

 

이는 끊임없이 당의 분열을 조장해 온 좌클릭 ‘중도 보수’들을 걷어내고 잡탕밥보다 소수정예의 진짜 보수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자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이재명이 말한 ‘살가죽 벗기는’ 아픔이 있더라도 그것을 감내하겠다는 장 대표의 결연한 의지에 대다수 보수우파가 환호를 보내고 있다.

 

박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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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jigtk2026-01-05 15:33:30

    일타 삼피가아닌 일타 사피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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