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김민수(왼쪽)·양향자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함께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4년 11월에 제기되어 여전히 논란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비방글 문제가 드디어 종국을 향해 가고 있다. 지난해 12월30일 사건을 조사해 온 당무감사위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당원권 정지 2년’의 중징계 의견을 담아 해당 사건을 당 중앙윤리위원회로 송부했다.
당무감사위는 당시 발표에서 “게시판에 비방글을 올린 것은 당헌·당규 및 윤리 규범을 위반한 품위유지 의무 위반 및 해당 행위에 해당한다”고 명시하며, 윤리위에 엄정한 징계를 촉구했다. 단순히 사실 관계 조사 결과를 넘겨준 것이 아니라, 징계 심의를 공식적으로 요청한 것이다. 이에 따라 새롭게 출범한 윤민우 윤리위원회가 이 사건을 넘겨받아 징계 심의를 진행하게 되었다.
韓, 빼박 증거 앞에서도 세계 챔피언급 뻔뻔함
그동안 이 사건이 매듭을 짓지 못하고 여러 논란에 휩싸인 것은 당무감사위의 조사 결과와 판결을 내려야 할 윤리위 구성에 대해 혐의 당사자인 한동훈과 그 무리가 문제점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한동훈과 그 측근들은 당무감사위에서 빼박 증거와 함께 조사 결과가 나왔음에도 여전히 빠져나갈 궁리에 몰두하고 있다. 처음엔 당무감사위의 조사 결과를 문제 삼더니 그다음엔 윤리위 구성과 윤리위원장으로 호선(互選·구성원 가운데서 선출)된 윤민우 가천대 교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한동훈 무리가 지적한 윤 위원장의 문제점들을 보면 보수우파가 신뢰해도 될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인물이 윤리위원장에 임명된 건지, 윤리위가 과연 똑바로 판결을 내릴 것인지 의혹의 시선을 보내던 당원들, 그리고 7일 장동혁 대표의 ‘사과’ 기자회견으로 국민의힘 지도부에 불신감을 갖게 된 지지층을 한동훈 무리가 안심시켜 준 셈이다.
윤 위원장은 믿어도 될 사람… 한동훈계가 보증
윤 위원장은 정치권과 언론으로부터 선명성이 강한 ‘강성 우파’로 평가받는 인물로, 한동훈 무리가 지적한 윤 위원장의 문제점들은 다음과 같다.
△ 12·3 비상계엄을 ‘종북 세력 척결을 위한 결단’이라거나 ‘군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등의 입장을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피력했다.
△ 평소 학자로서의 활동뿐만 아니라 SNS와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부정선거’를 거론하고, 세월호·이태원 참사를 ‘정치 선동’으로 규정하는 등 강경 보수로서 목소리를 내 왔다.
△ 친윤계 및 당내 강경파 세력의 지지를 받는 인물로, 중도 성향의 당내 인사들이나 소장파 그룹을 ‘배신자’ ‘좌파 프락치’ ‘가짜 보수’라 비판했다.
윤 위원장은 형사법학·국제정치학 박사로, 현재 가천대 경찰행정학과 정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가정보원 특보보좌관, 국군방첩사령부 자문위원, 국가안보실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무엇보다 그는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조직적 댓글 공작, 특히 중국발 계정 네트워크의 여론전 징후 분석 등으로 주목받는 연구자로, 증거 중심의 판단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최고위원회에서 가결된 윤 위원장 임명의 배경엔 여론 조작 등의 조사 전문가인 그를 통해 그동안 질질 끌어온 당원 게시판 논란을 깔끔하게 마무리함으로써 내부 갈등을 정면 돌파하고 당권 장악력을 공고히 하려는 장동혁 대표와 지도부의 뜻이 담겼다.
보수우파에 대해 향후 분명한 당의 노선 제시
하루 전인 7일, 장동혁 대표의 ‘사과’ 기자회견으로 국민의힘 지지층은 분노와 배신감으로 들끓고 있다. 그런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가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초 임명된 7명의 위원 가운데 3명의 사퇴로 공석이 된 윤리위 위원 2명과 윤민우 위원장을 임명했다.
이번 윤 위원장 임명 강행은 우파 지지층이 신뢰할 수 있는 강성 우파 성향의 인사를 임명함으로써 장 대표와 국민의힘 지도부가 향후 어떤 노선으로 당을 운영해 갈 것인지를 분명히 보여주고자 하는 뜻을 담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윤리위의 첫 과제가 ‘당원 게시판 비방글’에 관한 한동훈 전 대표 징계인 만큼, 윤 위원장의 편향된 시각이 ‘정치적 숙청’의 도구로 쓰일 것이라는 우려가 한동훈의 무리를 비롯해 당내 소장파들 사이에서 팽배한 가운데 장 대표의 지도부를 지지해 온 당원들과 보수 지지자들 또한 반신반의의 시선으로 국민의힘 지도부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
박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