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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트럼프 비준 말하는데 연합뉴스는 ‘특별법 지연’ 오독
  • 김영 기자
  • 등록 2026-01-27 13: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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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세 인상 발언의 쟁점은 ‘국회 비준 여부’
  • 특별법은 이행 수단일 뿐 승인 대상이 아니다
  • 정부 책임은 흐려지고 국회 책임만 부각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다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의 배경을 둘러싸고 국내에서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관세 인상 이유를 설명하며 “한국 국회가 역사적인 무역 협정을 비준하지 않았다”고 직접 언급했다. 

 

그러나 국내 주요 보도에서는 이 발언의 핵심이 ‘대미투자특별법 통과 지연’으로 해석되며, 논점이 국회의 입법 일정 문제로 이동했다.

 

쟁점|트럼프는 무엇을 문제 삼았나

 

트럼프 대통령의 원문 발언은 비교적 명확하다. 그는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So why has the Korean National Assembly not ratified it?”

(그렇다면 왜 한국 국회는 이를 비준하지 않았습니까?)

 

여기서 문제 삼은 대상은 ‘대미투자특별법’이 아니라 한미 간 체결된 무역 합의(trade agreement)이며, 요구한 행위는 입법이나 제정이 아닌 비준(ratification)이다.

 

비준은 헌법상 조약이나 국제협정에 대해 국회가 승인하는 절차다. 

 

국내법을 새로 만드는 ‘입법’, 이미 합의된 내용을 실행하기 위한 ‘이행 법률 제정’과는 성격이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질문은 합의 이행의 속도가 아니라, 그 합의를 어떤 법적 지위로 다루고 있는가를 겨냥한 것이다.

 

검증|특별법은 비준 대상인가

 

대미투자특별법은 한미가 합의한 투자 내용을 국내에서 집행하기 위한 이행 입법이다. 특별법은 국회의 제정·의결 대상이지, 국제협정을 승인하는 비준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연합뉴스가 사용한 ‘특별법 비준 지연’이라는 표현은 헌법적·입법 체계상 성립하기 어렵다.

 

한미 간 합의문에도 ‘법안 제출’과 그에 따른 관세 인하만 명시돼 있을 뿐, ‘법안 통과’ 시한이나 지연 시 제재 조항은 포함돼 있지 않다.

 

실제로 한국 정부가 법안을 제출하자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15%로 소급 인하했다. 이 사실관계만 놓고 보면, 한국은 합의서에 명시적으로 규정된 초기 조치는 이행한 셈이다.

 

다만 팩트시트에는 합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미국이 관세를 재조정할 수 있는 재량 역시 명시돼 있다. <하단 관련기사 참조>

 

이 점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비준’을 언급한 것은 ‘특별법 논의의 속도’가 아니라 ‘합의 자체를 비준 절차에 올리지 않은 구조’를 문제 삼은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해석 교정|책임은 어디에 있는가

 

국내 일부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발언 배경으로 ‘대미투자특별법 통과 지연’을 지목했다. 이 해석은 자연스럽게 책임의 방향을 국회로 향하게 만든다.

 

그러나 국회는 비준 권한은 있어도 비준 절차를 개시할 권한은 없다.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수 있는 주체는 정부다.

 

따라서 “왜 국회는 비준하지 않았는가”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질문은, 구조적으로는 “왜 한국 정부는 이 합의를 비준 절차에 올리지 않았는가”라는 물음으로 이어진다.

 


‘비준’이라는 쟁점이 ‘특별법 통과 지연’으로 바뀌는 순간, 합의의 법적 성격을 어떻게 규정했는지에 대한 행정부의 선택은 가려지고, 국회의 책임만 부각된다.

 

정치권 역시 이 합의의 법적 성격을 두고 입장이 갈린다. 더불어민주당은 한미 합의를 조약이 아닌 정책적 합의 또는 행정부 간 약속으로 보고, 별도의 국회 비준 없이 이행 입법인 대미투자특별법 제정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규모 재정 부담과 통상·안보 의무를 수반하는 만큼 헌법상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한 협정에 해당한다며, 비준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여야 간에 합의의 성격과 절차를 둘러싼 견해차가 존재함에도, 정부는 해당 합의가 비준 대상인지 여부에 대해 명확한 판단을 제시하지 않은 채 이행 입법만 추진해 왔다.

 

이런 상태에서 ‘왜 국회는 비준하지 않았느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질문이 제기되자, 논점은 자연스럽게 국회의 입법 지연 문제로 이동했고, 합의를 어떤 법적 틀로 처리했는지에 대한 행정부의 선택과 책임은 다시 한 번 가려졌다.

 

결론|정부가 비준을 미룬 이유가 핵심

 

이번 관세 논란의 본질은 관세율 자체가 아니다.

 

이 협정이 비준 대상인지 여부, 그리고 그렇다면 왜 정부는 이를 비준 절차에 올리지 않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빠져 있다는 점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 없이 ‘특별법 지연’만을 원인으로 제시하는 해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취지를 정확히 전달하지 못한다.

 

트럼프는 입법 속도를 묻지 않았다. 그는 비준을 물었다. 이 차이를 흐리는 순간, 책임의 방향도 함께 왜곡된다.

 

연합뉴스를 포함한 일부 한국 언론이 이 사안을 오독한 것인지, 아니면 정부의 책임을 국회로 전가하는 설명을 무비판적으로 받아쓴 것인지는 부차적이다.

 

결과적으로 ‘비준’이라는 핵심 쟁점은 사라졌고, 관세 인상의 책임도 왜곡됐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해석 차이가 아니라, 한국 언론사에 남을 중대한 기록의 오점이 될 것이다.


관련기사: [한미 팩트시트 분석] “일본은 예외국, 한국은 관리국”… ‘협정’ 아닌 ‘굴종’ 

 https://www.hanmiilbo.kr/news/view.php?idx=3847&mcode=m98oh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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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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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6-01-27 22:53:49

    정부가 국민에게 합의내용을 알려줘야지 비준을 하던 거부를하던 할거 아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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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est2026-01-27 16:47:49

    그냥 당장 폐간해라.!!!
    쓰레기 보다못한 연합뉴스  간판떼고  조작.거짓뉴스로 간판 다시 달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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