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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요희 한미칼럼] 트럼프 비판하다가 중국 실체 폭로한 ‘썰’
  • 임요희 기자
  • 등록 2026-01-30 16: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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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관세 재인상 반대하는 세력은 중국 중심적”
  • 트럼프 비판하려다 중국 실체를 드러낸 미국 좌파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국가들을 향해 현재보다 ‘훨씬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이 너무 관대했다”며 앞으로 안 봐주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전달했다. 또 “많은 나라가 수년간 미국을 속여왔다. 앞으로 관세를 통해 수천억 달러의 세수를 확보하고 국가 안보를 강화하겠다”고 미국우선주의를 재확인했다.

 

‘부당한 외부’와 ‘중국 중심주의’

 

최근 15%에서 25%로 관세를 상향조정 당할 위기에 처한 한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바라보는 시각은 조금 복잡하다. 

 

야권에서는 정부에 ‘관세 인상 책임론’을 물었고 청와대는 “부당한 외부 공격엔 같이 싸워야” 한다며 애먼 야권을 질타했다. 

 

사실 정부가 이의를 제기하고 싶은 대상은 ‘부당한 공격’을 해온 외부(미국)일 것이다. 그런데 김민석 국무총리가 미국 다녀와서 근거 없이 큰소리친 것도 있고, 미국에 목소리 낼 처지가 못 되니 만만한 야당에 화풀이한 것이다. 화풀이는 화풀이고 어쨌든 관세 문제는 현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국내에서도 각기 다른 시각차가 존재하는 것처럼 미국 내에서도 관세와 관련해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미 연방 대법원에서는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 위헌 소송이 진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소송을 주도하는 미국 중소기업들과 민주당 성향의 12개 주는 중국 중심적(China-centric)”이라고 몰아붙였다.

 

재밌는 것은, 트럼프는 미국 민주당을 “중국 중심적”이라고 비판했지만 이재명의 “부당한 외부(미국)” 발언이야말로 이보다 중국 중심적일 수 없다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한국은 대중무역에서는 적자를, 대미무역에서는 흑자를 보고 있다. 우리의 최대 고객인 미국을 ‘부당한 외부’로 몰아가는데 미국 입장에서 한국을 자기 편으로 생각하겠는가.

 

트럼프와 시진핑이 비슷하다고?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의 대중국 정책은 ‘포용(Engagement)’에서 ‘전략적 경쟁(Competition)’으로 이동해 왔다. 특히 201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중국이 아시아 최대 강자로 떠오르면서 미국은 중국을 ‘최대 위협국’으로 간주하고 있다. 

 

얼마 전 미국진보센터(Center for American Progress, CAP)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행보를 바꾸려 노력하기는커녕, 오히려 베이징의 전략을 점점 더 모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국가 권력을 이용한다”며 “거래적 민족주의, 개인적 충성심, 그리고 국가 통제가 뒤섞인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중국 같은 미국’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이 자국의 영향력을 이용해 마음에 들지 않는 다자간 규제를 억압하는 행태를 그대로 따라 한 결과, 한때 세계적 리더십의 기반이었던 미국의 신뢰와 신빙성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런데 여기서 CAP가 간과한 게 있다.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막강한 권력을 바탕으로 자국과 타 국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커다란 간극이 존재한다.

 

시진핑은 공산당이라는 거대한 관료 조직 내에서 당 조직을 장악하고 엄격한 규율을 통해 시스템을 자기화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즉 조직 통제가 시진핑 권력의 핵심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기성 정치권 밖에서 혜성처럼 등장해 대중의 지지를 동력으로 자기만의 정치를 펼쳐 나가고 있다. 

 

트럼프 권력의 배경은 정당 조직이 아니다. 트럼프에게 국가는 하나의 거대 기업이다. 그는 이념적 명분보다 미국의 경제적 이익이라는 거래적 결과에 집중한다. 

 

그는 ‘국가주의적 영광’을 명분으로 삼아 미국우선주의 정치를 펼치며 이를 통해 4년마다 선거라는 제도적 심판을 받고 있다. 이것이 그의 무기다.

 

이런 트럼프와 ‘공산당의 영구 집권’이라는 이념적 명분을 핑계 삼아 자진해서 영구 집권(2018년 개헌 통해 국가주석 임기 제한 삭제)에 들어간 시진핑이 어떻게 같을 수 있는가.

 

CAP가 자기 국민 잘살게 하려는 트럼프와 이념의 신봉자인 시진핑을 비교하는 바람에 오히려 중국의 실체만 더 드러내는 꼴이 되고 말았다.

 

임요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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