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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현 작가칼럼] ‘남의 돈, 내 돈처럼 뿌리기’가 이재명 정부의 철학?
  • 박주현 작가
  • 등록 2026-05-20 15:4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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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방선거 후보들이 약속이나 한 듯 돈 주겠다는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이미지=연합뉴스]

민주당 지방선거 후보들은 약속이나 한 듯 돈 주겠다는 공약을 남발한다. 

 

부산 기장군수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우성빈이 전 군민에게 1인당 100만 원씩 민생 지원금을 주겠다고 선언했다. 4인 가구면 400만 원을 지역화폐로 꽂아주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이 막대한 현금 살포를 두고 이재명 정부의 철학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한껏 포장했다. 군수실을 1층으로 옮기고 간부 회의를 유튜브로 생중계하겠다는 얄팍한 쇼맨십도 잊지 않았다.

 

선거만 이기면 그만?… 민주당의 도덕적 해이

 

정치인의 언어가 타락하면 단어의 본래 의미마저 흉측하게 변질된다. 철학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의 삶과 세계의 근본 원리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그런데 2026년 대한민국 좌파 세상에서는 시민의 세금을 털어 시민의 표를 매수하는 노골적인 뇌물 공여 행위를 가리켜 숭고하게 철학이라 부른다.

 

우 후보가 자랑스럽게 떠받드는 그 철학의 실체를 건조한 산수로 해부해 보자.

 

현재 기장군의 인구는 약 17만8000명이다. 모든 군민에게 100만 원씩 주려면 무려 178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현금이 필요하다. 기장군의 한 해 본예산이 대략 8000억 원 남짓이다. 즉, 지자체 1년 예산의 20%가 훌쩍 넘는 뭉칫돈을 오직 군수 선거 승리를 위한 일회용 캐시백으로 태워버리겠다는 선언이다.

 

이 막대한 재원을 불필요한 행정 비용과 전시성 사업을 과감히 삭감해 마련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기가 찰 노릇이다. 예산의 20%를 삭감하려면 도로 보수, 쓰레기 처리, 노인과 아동을 위한 필수 복지망 등 지자체의 기초 대사량을 모조리 멈춰 세워야 한다. 

 

마른수건 쥐어짜듯 필수 인프라 예산을 다 도륙 내서 1780억 원을 만든 다음, 그것을 100만 원씩 쪼개어 유권자 지갑에 꽂아주는 짓. 도대체 지자체 예산의 5분의 1을 선거용 현금 살포에 탕진하는 것보다 더 끔찍하고 거대한 전시성 사업이 이 세상에 존재한단 말인가.

 

결국 이 공약의 본질은 토호 세력의 특혜를 차단하겠다는 거짓 명분 뒤에 숨어, 미래 세대가 써야 할 지자체의 고혈을 빨아먹는 거대한 폰지 사기극이다.

 

“범죄는 철학, 도둑질은 민생?”

 

그가 이재명의 철학이라며 내놓은 퍼포먼스들 역시 처참한 블랙코미디다. 군수실에 CCTV를 달고 간부 회의를 유튜브로 생중계하겠다는 발상은 투명한 행정을 위한 것이 아니다. 

 

사이다 소통을 무기로 강성 팬덤을 거느린 이재명의 지긋지긋한 통치 매뉴얼을 그대로 복제하여, 나 역시 XXX의 완벽한 아바타라는 것을 지지층에게 인증받으려는 삼류 리얼리티 쇼에 불과하다.

 

지방선거는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고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분할지 고민하는 치열한 정책의 경연장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재명이라는 선행 지표가 만들어 놓은 기괴한 철학의 멍석 위에서, 2026년의 선거판은 합법적 경매장으로 전락했다. 누가 남의 돈을 더 뻔뻔하고 크게 훔쳐 와서 유권자에게 찔러주는지 내기하는 도둑들의 리그가 된 것이다.

 

예산의 20%를 헐어 유권자의 표를 매수하는 짓은 철학이 아니다. 그것은 타인의 돈으로 권력을 사려는 천박한 횡령이자, 민주주의의 근간을 파괴하는 매표 범죄일 뿐이다. 

 

범죄를 철학이라 부르고, 도둑질을 민생이라 포장하는 자들이 군수실을 1층으로 내리고 카메라를 단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1780억 원짜리 위조된 철학에 취해 성문을 열어준 도시의 끝은, 언제나 텅 빈 금고와 완벽한 파산뿐이다. 





◆ 박주현 작가

 

작곡가, 음악감독, 칼럼니스트, 수필가. 페이스북에서 정치, 시사,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해 수많은 이의 공감을 얻고 있다. 에세이집 ‘폭풍의 바다를 건너다’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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