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오사카에서 만났던 트럼프와 푸틴.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15일(현지시간) 알래스카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은 1월 시작된 트럼프 집권 2기 첫 미러 정상회담이자,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처음 열리는 미러 정상의 대면 회담이다.
백악관 복귀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해온 '중재 외교'의 진퇴 고비인 동시에, 3년 6개월 가까이 이어진 전쟁이 수습 국면으로 들어갈지 여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우크라이나가 빠진 채 열릴 것으로 보이는 이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가 수용을 검토할 수 있는 휴전 방안이 마련될지 여부다.
현재 푸틴 대통령은 2014년 이미 강제병합한 크림반도는 물론이고, 돈바스로 불리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등을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면 휴전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돈바스 전황의 경우 현재 러시아가 루한스크를 완전 점령한 뒤 현재 도네츠크도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은 도네츠크 서부의 주요 도시를 방어 거점으로 삼아 버티고 있다.
결국 푸틴 대통령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땅을 러시아 영토로 만든다는 입장에서 근본적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 셈이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 정권교체 등 협상 여지가 거의 없어 보이는 일부 요구는 거둬 들인 듯한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와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은 우크라이나가 일정 지역에서 철수하면 러시아도 다른 지역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상호성의 원칙과 함께, 우크라이나가 영토 일부를 러시아에 내 줄 경우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과 같은 확고한 안전보장 장치가 수반돼야 한다는 협상 원칙을 마련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가운데, 서방의 배척을 받아온 푸틴 대통령으로선 이번 회담을 위해 10년만에 미국 땅을 밟게 된다는 점에서 회담을 고립에서 탈출할 기회로 삼으려 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푸틴 대통령을 강하게 압박할 것인지가 협상 성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미국은 앞서 우크라이나 영토 중 자포리자와 헤르손 지역의 통제권은 우크라이나에 반환할 것을 러시아에 요구해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와 관련한 푸틴 대통령의 전향적 입장을 이끌어 낼 경우 후속 협상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한미일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