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관계자들이 김형석 기념관장의 퇴진 촉구를 위한 시위를 하고 있다. 이정문 의원 페이스북 캡처
독립기념관을 둘러싼 논란이 단순한 예배 문제를 넘어 정치적 파문으로 확산되고 있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교회 지인들과 함께 기념관 강의실에서 예배를 드렸다는 JTBC 보도가 촉발점이었다. 보도는 직원 증언과 수장고 개방 장면을 덧붙여 “국가 자산 사유화”라는 문제를 제기했다. [단독] 김형석, 독립기념관서 교회 신도와 '찬송가 예배'…'사유화' 파장
그러나 한미일보는 취재 결과, 이번 사안은 사유화의 일례로 제시한 예배 자체의 성격보다 ‘정치권과 언론이 합창하듯 벌인 퇴진 공세’가 본질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독립기념관은 올해 ‘독립운동과 종교’ 특별전을 개최하며 기독교, 천주교, 불교, 유교, 천도교 등 각 종교별로 예배와 법회를 병행했다. 김 관장이 주도한 예배도 이 흐름 속에 진행된 행사였다.
관람객에게는 폐쇄된 수장고를 일부 개방한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에도 학계·특수 단체의 방문 때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는 것이 내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절차상 아쉬움은 있어도 형사 범죄나 고의적 사유화로 볼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파장은 곧바로 정치적 영역으로 번졌다.
광복회와 민주당 의원들은 김 관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며 기자회견과 출근 저지 시위를 벌였다. 감사원 고발, 공수처 수사 의뢰, 보훈부 경고까지 일사불란하게 이어졌다. 임기 2년을 남긴 기관장을 몰아내기 위한 총공세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최근 일련의 흐름은 일종의 ‘타임라인’처럼 치밀하게 전개됐다.
8월 20일: 광복회원을 앞세운 민주당 당원들이 관장 집무실 점거
8월 21일: 천안시 민주당 의원(문진석, 이재관, 이정문) 기자회견
8월 22일: 광복회, 감사원에 고발
8월 25일: 관장 출근 저지 투쟁(민주당 지구당별 릴레이 시위)
8월 27일: 보훈부 장관, 공개 경고 서한 발송
8월 28일: 법무법인 好人 김경호 변호사, 공수처 고발(직권남용·배임) 및 대전지법에 관장 급료 가처분 신청(135명 정신적 피해)
현재 독립기념관은 사실상 ‘해방구’로 변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언론의 태도에도 비판이 제기된다.
다수 언론이 JTBC의 보도를 사실상 검증 없이 받아썼고, 반론을 싣는 매체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독립기념관 한 관계자는 “JTBC는 정권의 전위대를 자처하는가란 의문이 든다”고 토로했다.
특히 JTBC가 특혜 내지는 사유화 의혹으로 제기한 금액은 20여만 원에 불과하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거대한 정치 공세의 명분으로 삼기에는 지나치게 왜소한 액수라는 지적이다.
김형석 관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조만간 국회 정론관에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본지에 밝혀 왔다. 공방이 장기화할 조짐 속에서, 그의 직접 발언이 논란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독립기념관은 1987년 국민 성금으로 개관한 상징적 공간이다. 그러나 지금은 정치적 대립과 언론 공방의 무대로 전락하고 있다. 예배 논란이 있다면 제도적으로 보완하면 될 일이다. 그럼에도 이를 빌미로 특정 인사의 퇴진을 조직적으로 추진하는 모습은 정상 국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한 기관장의 거취 문제가 아니다. 공공기관 운영의 문제를 행정적 논의로 풀지 못하고 정치적 숙청의 무대로 삼는 대한민국 정치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독립기념관에서 울린 것은 찬송가가 아니라, 권력과 언론이 맞춰 부른 정치적 합주의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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