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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이재명의 선택 ‘블랙록과 MSCI’, 결과는? ② 블랙록 설계한 산업 종속 구조
  • 김영 기자
  • 등록 2025-09-28 23: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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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력·원전·풍력까지 뻗친 외국 자본
  • 블랙록, 투자 기준 하나로 세계 산업 재편
  • 한국형 그린·AI 전략도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본 기사는 블랙록과 뱅가드가 한국 증시를 넘어 에너지·전력 산업까지 자금줄을 틀어쥐고 있음을 추적한다. 이재명 정권이 추진하는 AI 데이터센터와 그린에너지 전략이 글로벌 자본의 장기 수익 모델과 어떻게 맞물리는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투자 축제 뒤로 드리운 그림자 — 글로벌 자본의 손아귀에 놓인 한국 산업. 한미일보 그래픽

목차


① 증시 흔드는 보이지 않는 손

② 블랙록이 설계한 산업 종속 구조

③ 매판자본주의를 선택한 이재명


블랙록은 한국 증시의 주요 기업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손길은 단순히 주식시장에 머물지 않는다. 


웨스팅하우스 인수, 체코 원전 계약, 풍력발전 투자까지, 블랙록과 뱅가드 같은 거대 운용사는 에너지 산업의 숨은 설계자로 작동한다. 


한국 정부가 외국 자본 유치를 내세우며 추진하는 AI 데이터센터와 그린에너지 전략은 이 구조와 직결된다.


①편에서 확인했듯 블랙록과 뱅가드는 삼성전자·현대자동차·SK하이닉스 등 한국 대표 기업의 주요 주주다. 그러나 이들의 영향력은 단순한 지분율에 머물지 않는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블랙록은 두산에너빌리티 약 5%, 한국전력공사 약 4%, LS전선 모회사 LS 약 3%를 보유하고 있다. 전력·에너지 인프라까지 외국 자본의 자금줄이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점은 단순한 금융 종속을 넘어 산업 종속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블랙록은 글로벌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블랙록은 ESG 평가 체계에서 녹색에너지 비중을 낮추는 결정을 내렸다. 


금융 자본의 기준 변화가 곧바로 세계 기업들의 투자 전략을 바꾸고, 각국의 정책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 자본이 정치·패권 변화에 발맞춰 움직이는 전형적인 사례다.


원자력 분야에서도 블랙록의 그림자는 짙다. 미국 원자력 원천 기술을 가진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가 캐나다 브룩필드에 인수될 당시, 블랙록과 뱅가드가 자금을 댔다. 


한국형 원전이 배제된 체코 원전 수주전의 배후에도 이들 글로벌 자본이 있었다. 겉으로는 국제 경쟁 입찰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자본 네트워크가 결과를 좌우한 것이다.


풍력발전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4년 신규 풍력 설비의 60% 이상이 중국에서 설치됐다. 블랙록은 유럽 풍력업체 베스타스(Vestas)뿐 아니라 중국의 골드윈드(Goldwind), 롱지(Longi)에도 투자했다. 


국적이 아니라 수익이 우선이라는 글로벌 펀드의 속성이 드러난다.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풍력·태양광 사업 역시 블랙록의 투자 포트폴리오와 맞닿아 있다.


이재명 정권이 내세우는 AI 데이터센터와 그린에너지 전략도 이와 무관치 않다. 


풍력발전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AI 데이터센터가 장기간 구매하는 계약 구조는 블랙록이 원하는 ‘장기 안정 수익 모델’이다. 송전망 구축과 민원 부담은 한국 정부와 기업이 떠안고, 블랙록은 안정적인 수익만 확보하는 방식이다. 만약 전력망 설치가 지연되면, 천문학적 손해배상 청구가 뒤따를 수 있다.


해외 SOC 사업에서 이런 구조는 반복돼왔다. 투자자들은 계약서에 각종 안전장치를 넣어 자신들의 수익을 보장하고, 실제 위험은 사업국이 떠안도록 설계한다. 


블랙록 같은 초대형 운용사들은 금융공학과 법률자문을 총동원해 자신들의 리스크를 제거한다. 한국이 추진하는 AI·그린에너지 구상도 그 틀을 벗어나기 어렵다.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은 노골적이었다. 1기에는 방위비와 안보, 2기에는 관세를 앞세운 무역 전쟁이 한국을 조였다. 그러나 그것은 외교나 정치라는 협상의 여지가 있는 힘이었다.


반면 블랙록과 같은 글로벌 자본은 피도 눈물도 없다. 지수 조정, 투자 기준, 펀드 리밸런싱으로 시장과 산업을 흔들 뿐, 협상이나 타협의 여지를 주지 않는다. 


트럼프의 압박을 피하려고 이들의 품에 안기는 것은 미친 짓이다. 그 길은 협상이 아니라 종속이고, 한국 경제 주권을 스스로 내던지는 선택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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