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해병 수사 방해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가 20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5.6.20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한 채상병 특검 이명현(63) 변호사를 둘러싸고, 과거 병역비리 수사 당시 전과자 김대업과의 부적절한 공조 의혹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복수의 수사 관계자 증언과 월간조선 등 보도에 따르면, 이 특검은 1998년 국방부 검찰부장 직무대리로 있으면서 김대업을 수사 협조자로 기용했고, 이 과정에서 내사자료 유출과 금품 갈취 사건으로 이어진 정황이 드러난 것.
이명현은 고려대학교 법대를 졸업한 후 군법무관으로 임관해 약 10년간 군 복무 중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1998년 무렵 그는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 직무대리로 병역비리 수사에 참여했으며, 당시 원용수 준위의 병역면제 청탁 사건 수사에도 관여했다.
이 수사를 최초로 주도한 인물은 고석 당시 중령(검찰부장 대우)이었으며, 그는 병역비리 척결을 위해 ‘군검합동수사부’ 신설을 상부에 건의했고, 1998년 12월 설치가 확정됐다.
그러나 군검합수부 출범 직전인 1998년 11월, 김척 장군의 아들 김훈 중위가 JSA에서 의문사한 사건이 발생하자, 고석은 해당 사건 담당으로 ‘자리이동’ 조치됐고, 그 자리에 이명현이 들어갔다. 고석은 이 같은 인사조치가 국방부 법무실장 박병기, 차장 유관석 등 당시 병역비리에 연루된 인물들이 자신의 수사 의지를 우려해 조직적으로 자신을 배제하려 한 조치라고 보고 있다.
이후 군검합수부는 이명현 주도로 가동되었으며, 그는 병무비리 관련 1만여 장의 자료를 분석하며 병역면제 청탁과 연루된 정·재계 로비 의혹을 추적해 1999년 4월 병역비리 수사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이명현은 민간인 김대업을 정보원으로 활용했다. 김대업은 군 내부 정보를 바탕으로 군의관과 병무청 인사들을 특정해 수사에 조력하기도했지만, 비리를 저지르기도 했가.
한 군의관의 배우자 J씨를 협박, 수억 원대 금품을 갈취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사건 수사 기록에는 빠져 있지만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김대업은 J씨를 성폭행한 혐의도 있었다고 한다.
김대업이 사용한 군 내부 정보자료는 고석 당시 국방부 검찰부장(중령급 대우)이 내부 취합한 내사 기록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이명현이 이 자료를 무단으로 외부에 유출해 김대업에게 넘겼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김대업의 이런 범법 사실을 알고도 이명현이 2002년 대선을 앞두고 김대업이 제기한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 이른바 ‘병풍 사건’과 관련해 김대업 편에 섰다는 점이다. 이른바 ‘김도술 진술서’인데, 이명현은 이 진술서를 봤다고 주장(고석은 진술서를 보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김대업의 편을 든 것 .
하지만 법원은 해당 사건이 허위임을 판결했고, 김대업은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이명현은 대선 당시 노무현 캠프의 일을 도왔다는 주장도 있다. 이는 이명현이 김대업과 공모해 병풍조작에 가담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다.
법조계 일각에선 이 특검의 자격 자체를 문제 삼고 있다. 한 변호사는 “검사로서의 실무 경험이 일천하고 공판 경험도 부족한데다, 과거 조작 사건에 연루된 의혹까지 있다면 특검의 독립성과 신뢰성은 근본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정치적 충성도가 임명의 기준이 됐다면 수사의 공정성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치적 수사내지는 조작수사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더욱이 이 특검은 현재 채상병 사건 수사에서 핵심 증인인 임성근 전 해병대 수사단장을 집중 조사하면서도, 실질적 지휘 책임자인 제50보병사단장 문병삼 소장(육사 49기)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해 ‘책임 호도’ 논란도 자초했다. 군 지휘체계에 대한 이해와 수사 균형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한편, 대대적인 병무비리 조사에서 김대업의 활용을 두고 이명현과 반대편에 섰던 고석 전 검찰부장이 최근 압수수색을 당했다. 채 상병 사건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통화기록이 있고 우크라이나에 체류 중이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27초간’ 통화했다는 것이 이유다. 통화 당시 고 씨는 용인안보포럼 창립식 축사를 요청하기 위해 이 전 장관에게 연락을 취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업은 5.18 유공자들과의 정치적 연계 속에 대선 공작에 깊이 개입한 인물로 평가되며, 이명현은 그 조력자로 지목돼왔다. 수사 초입부터 불거진 편향성과 과거 행적 논란은 “또 다른 조작의 서막 아니냐”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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