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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진 칼럼] 한동훈 제명, ‘지선’에 미칠 영향… ChatGPT 대답은
  • 심규진 교수
  • 등록 2026-01-30 22: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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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동훈 제명, ‘위기’ 아닌 ‘체제 전환의 기회’ 될 수 있어
  • 단순화된 ‘지선 패배론’ 넘어 보수 재편의 논리로 삼아야
  • 장동혁 체제가 맞이할 ‘결집과 확장’의 설계도는

한동훈 제명, ‘지선’에 어떤 영향 줄까?… ChatGPT에 물었다. [사진=연합뉴스]

챗지피티(ChatGPT)는 리서치 어시스턴트다. ‘지시(프롬프트)의 품질’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

 

요즘 “한동훈 제명은 곧 지선 패배”라는 말이 너무 쉽게 돌아다닌다. 그런데 이 프레임은 정치에서 저지르기 쉬운 가장 흔한 오류다. 단일 변수(한동훈)를 선거 결과(지선)와 1:1로 연결해버리는 단순화. 현실 정치는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

 

오히려 ChatGPT 같은 도구를 써보면 그 답이 분명해진다.

 

“한동훈을 제명했으니 지선에서 진다”라는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질문하면, 그 결론을 뒷받침하는 논리를 찾아내는 답이 나온다.

 

반대로 “여러 각도와 데이터, 정치공학적 메커니즘까지 종합해서 판단하라”고 지시하면, 다른 결론이 나온다.

 

결론은 명확했다.

 

한동훈 제명은 지선 패배의 ‘원인’이 아니라, ‘체제 전환(권력 구조 재편)의 신호’라는 대답이 나왔다. 지선의 승패는 그 신호를 어떻게 ‘확장·행정·후보 경쟁력’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한동훈 제명, 체제 전환 기회될 수 있어

 

인공지능(AI) 도우미는 한동훈 제명이 어떻게 체제 전환의 기회인지 이유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첫째, 지선은 ‘호감도’보다 ‘결집과 동원’이 먼저다. 지방선거는 대체로 투표율이 낮고, 그래서 결집의 효율이 극대화된다. 이런 선거에서 지도부가 가장 피해야 할 것은 “지지층이 투표장에 안 나오는 상태”다.

 

한동훈 제명이 만들어낸 1차 효과는 다음과 같다.

 

△당내 권력의 중심이 장동혁으로 확정된다는 ‘승자 신호’ 

△“말만 센 보수”가 아니라 “실제로 결단하는 보수”라는 인식 

△레거시의 공격이 오히려 지지층을 ‘지켜야 하는 당대표’로 묶어주는 역설적 결집

 

즉, 제명은 ‘중도 확장’을 자동으로 보장하진 않지만, 적어도 지지층 동원 측면에서는 ‘약점’보다 ‘강점’을 만들 가능성이 크다.

 

둘째, ‘제명을 안 했을 때’가 더 위험했을 수 있다

 

정치를 조금만 해본 사람은 안다. 선거를 망치는 건 외부 공격이 아니라 내전이다. 한동훈을 안고 갔을 때 벌어질 구조적 리스크는 다음과 같았다.

 

△지선 공천 국면에서 친한 vs 비한 내전 상시화 

△메시지 분열, 책임 회피, 후보들의 눈치 게임 

△결국 지선 프레임이 ‘행정 평가’가 아니라 ‘집안 싸움’으로 고정

 

이 경우의 패배는 “졌지만 선전한 패배”가 아니라, 싸워보지도 못하고 지는 패배가 된다.

제명은 최소한 이 ‘내전 구조’의 뇌관을 먼저 제거했다.

 

셋째, 특검·내란 프레임의 피로가 누적될수록 판이 바뀐다

 

지금 한국 정치의 핵심 정서 중 하나는 “극단적 갈등 피로감”이다. 특검이든 내란 프레임이든, 시간이 갈수록 일부 유권자(특히 저 관여층)는 “또 정쟁이냐”로 이동한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두 가지다. 하나는 특검이 모든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을 때(혹은 유죄 구성에 실패하는 장면이 누적될 때) 생기는 반작용. 또다른 하나는 계속된 정쟁이 “정치 혐오”로 바뀌며 강한 리더십·정리·정상화 욕구가 커지는 현상.

 

이 구도에서 장동혁이 ‘피해자 프레임’으로만 머물면 중도가 빠지지만, 정치보복·정치수사 피로를 ‘정상화’와 ‘행정’으로 재프레이밍하면, 오히려 기대심리를 흡수할 공간이 생긴다.

 

장동혁에게는 ‘설계’의 시간

 

넷째, 특검 국면이 잦아들면 ‘체급 있는 카드’가 다시 살아난다.

 

지금까지 보수 진영의 체급 있는 인물들이 위축된 이유는 능력 부족이 아니라 리스크 환경 때문이다. 특검 국면에서는 ‘같은 화면’에 잡히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다.

 

한동훈 제명 후, 장동혁 체제가 맞이할 ‘결집과 확장’의 설계도는? [사진=연합뉴스]

그런데 국면이 바뀌면 달라진다. 오히려 장동혁 체제가 당내 중심을 확정해 놓은 상태라면, 원희룡·안철수 같은 인물은 ‘경쟁자’가 아니라 ‘협조 카드’가 된다.

 

중심이 약할 때는 체급 있는 인물이 위협이지만, 중심이 강할 때는 자원(resource)이다.

 

부산(PK)도 마찬가지다. 박형준·박수영 등 경쟁 구도가 형성되면, 그 자체가 지역의 뉴스 볼륨을 키우고 보수의 에너지를 끌어올린다. 지선은 이렇게 ‘지역의 열기’가 전체 분위기를 만든다.

 

다섯째, ‘장동혁 22%’ 지표는 결과가 아니라 ‘방향’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장동혁이 대권주자 선호에서 선두권으로 잡히는 흐름이 있다는 건, 최소한 ‘권력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다만 이 수치가 지선 승리를 자동 보장하진 않는다.

 

지선은 결국 △공천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되는지 △후보 경쟁력이 있는지 △중도 피로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결집을 실제 투표로 전환하는지 이 네 가지로 갈린다.

 

결론적으로 “한동훈 제명은 곧 지선 패배” 단정은 이르다는 것이다.

 

오히려 지금까지의 흐름을 종합하면, 제명은 장동혁에게 불리함만 남긴 게 아니라, △지지층 결집과 동원 신호 △당내 권력 중심 확정(공천·영입 레버리지) △특검 국면 이후 ‘행정·확장 카드’를 꺼낼 공간 최소 세 가지 ‘유리한 구조’를 만들었다. 

 

따라서 문제는 “제명이냐 아니냐”가 아니다. 제명 이후의 체제를 어떻게 ‘확장·행정·후보 경쟁력’으로 번역하느냐다.

 

그리고 이게 바로 ChatGPT를 써야 하는 이유다. ChatGPT는 정치적 예언자가 아니라 리서치 어시스턴트다. 질문을 단순화하면 단순한 답이 나오고, 각도와 데이터를 넓히면 현실에 가까운 답이 나온다.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다.

 

“제명으로 만들어진 결집을, 지선 승리로 전환할 ‘행정·확장·인재’의 설계를 누가 하느냐.”

 

여기서부터는 ‘운’이 아니라 설계와 실행의 문제다.

 



 

◆ 심규진 교수

 

스페인IE대학교 디지털미디어학과 교수. 전 국방부 정책자문위원과 전 여의도연구원 데이터랩 실장을 역임했으며 호주 멜버른 대학교 전임교수와 싱가포르 경영대학교 조교수로 근무했다. 저서에 ‘K-드라마 윤석열’ ‘하이퍼 젠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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