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박필규 안보칼럼] 사법 내란 자행한 지귀연 재판부
  • 박필규 편집위원
  • 등록 2026-02-20 12:25:09
기사수정
  • 내란 목적 없는 내란죄도 있나
  • 사법부 판결의 구조적 붕괴의 날
  • 선거 관리 독점의 위험성 상존

지귀연 판사의 판결문은 계엄 발동의 정당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정당한 권한 행사를 내란 실행으로 둔갑시키는 모순을 드러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게 내려진 1심 ‘무기징역’은 단순한 형사 판결이 아니다. 이 판결은 대한민국 사법체계 신뢰를 근본부터 흔들어 놓았다. 

 

특히 지귀연 판사의 판결문은 계엄 발동의 정당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정당한 권한 행사를 내란 실행으로 둔갑시키는 모순을 드러냈다. 

 

판결문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피고 입장을 이해하고 두둔하다가도 결론이 바뀌고 반대로 가는 장면이 여러 곳에서 보인다. 

 

이는 양심 판결을 급히 고쳐 쓴 흔적으로 추정된다. 지귀연 판결이 법리의 기본 원칙을 어떻게 파괴하고 붕괴시켰는지를 살펴보자. 

 

첫째, 헌법상 권한과 형사 범죄의 충돌

 

판결문은 계엄 선포가 대통령의 헌법상 고유 권한이며, 국회 폭력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명시했다. 장기집권 음모나 장기간 계엄을 준비했다는 근거가 없다고 스스로 밝혔다. 

 

합법적 권한 행사를 내란 실행의 출발점으로 규정한 지귀연 재판부. [사진=교육부]

그럼에도 이 합법적 권한 행사를 내란 실행의 출발점으로 규정했다.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형법상 범죄로 재해석한 것이다. 이는 합법적 행위를 범죄 실행으로 둔갑시킨 법리 파괴이며, 헌법상 권한을 범죄로 전환하여 헌법과 형법이 정면 충돌하게 만들었다. 

 

대통령을 처형된 왕에 비유하여 스스로 화인(火印)을 남겼다. 찰스 1세 처형 사건은 왕권 강화에 집착한 찰스 1세가 의회와 충돌하며 내전으로 이어지고, 패배 후 반역죄로 처형된 역사다. 

 

이후 왕정복고가 이루어지자 그를 처형한 재판관들은 오히려 역사의 죄인으로 단죄되었다. 지귀연 판사는 권력에 기대어 만든 ‘정의’는 영원하지 않으며 정치적 판단은 시대 변화에 따라 재평가된다는 교훈을 모른 채 섣불리 비유했다. 

 

둘째, 목적은 부정하면서 실행만 인정한 목적범 붕괴 

 

내란죄는 목적범이다. 국헌문란 목적이 없으면 내란죄는 성립할 수 없다. 그런데 판결문은 장기집권 음모·독재 의도 등 내란 목적을 명확히 부정했다. 그럼에도 내란죄를 인정했다. 

 

목적을 부정하면서 목적범을 인정하는 것은 형법 체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자기모순이다. ‘목적 없는 내란’ ‘의도 없는 반역’이라는 기형적 판결문을 만들었다. 

 

결국 지귀연 판결문은 내란의 목적과 실체가 없음에도 정치적 프레임을 유지하기 위해 법리를 무리하게 끌어다 쓴 결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사법부가 여론과 정치적 압력에 영합해 사법 독립성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법치주의는 사실상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셋째, 실행이 없는데 실행을 인정한 구성요건 파괴

 

판결문 어디에도 국회 해산, 헌법기관 무력화, 체제 전복 시도 등 실질적 실행은 존재하지 않는다. 계엄군이 국회 의사 진행을 방해할 목적으로 본회의장에 진입한 사실도 없고, 계엄법상 군의 국회 출입 금지 규정조차 없다. 

 

그럼에도 판결문은 출동 가능성이라는 가정적 상황을 내란 실행으로 간주했다. 이는 ‘폭동 없는 폭동죄’ ‘실행 없는 실행죄’로 증거 불충분을 알면서도 범죄로 둔갑시킨 악성 판결이다. 

 

1심 판결은 폭동·국헌문란 목적을 지나치게 확장 해석했고, 실탄 사용·사상자 부재 등 사실관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계엄권 행사와 내란죄 구성요건을 혼동해 증명 책임·비례성 원칙을 위반했다. 미국 등 현대 민주국가의 사례와 비교해도 과도한 판결이다. 이는 형법의 기본 원칙인 실행 요건을 정면으로 위반했다, 법률가라면 피해야 할 금기인 추상적 위험을 범죄로 구성한 희대의 판결이다.

 

넷째, 증거 불충분 인정하면서도 유죄 선고… 증거와 결론의 충돌

 

판결문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에서 정상적으로 통과되었고, 대통령이 이를 4시간 만에 수용한 사실을 인정했다. 

 

내란을 일으킨 자가 스스로 내란을 즉시 해제했다는 논리는 법률가의 글이라 보기 어렵다. 증거로 인정되지 않는 사실을 판사의 내심과 상황을 확대하고 추론하여 범죄로 구성한 행위는 사법 내란이자 중대한 범죄다.

 

국회가 정상 작동했고 대통령이 즉각 해제했다면 내란의 실행·지속·목적 모두 부정된다. 그럼에도 판결문은 이 사실을 오히려 내란 실행의 증거로 삼았다. 

 

이는 사실인정과 결론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전형적 자기모순이며,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적용한다는 형사재판의 기본 원칙을 거스른 판단이다.

 

다섯째, 국민주권 논리를 선택적으로 적용한 이율배반적 판결

 

판결문은 국회에 대한 공격은 국민주권 침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대통령 역시 국민주권을 위임받은 헌법기관이다. 

 

잇따른 29회의 탄핵 시도, 특활비 0원 편성 등으로 대통령의 헌법적 권능을 사실상 제약한 행위는 왜 국민주권 침해로 보지 않는가. 국민주권 논리가 특정 방향(국회)으로만 적용되는 순간, 판결은 법리가 아니라 의회 정치가 된다. 

 

지귀연 판결은 핵심 쟁점을 비켜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계엄군의 국회 출동만 문제 삼고, 정작 당시 논란의 중심이었던 선관위 서버 확보 지시, 계엄군 투입의 실제 목적, 지휘 체계의 책임은 판단에서 빠졌다. 

 

이 공백은 오히려 12·3 조치가 부정선거 관련 정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만들며, 판결 자체의 신뢰를 흔드는 결과를 낳았다. ‘성경을 읽기 위해 촛불을 훔치는’ 극단적 비유를 들어 문제의 본질을 흐렸다. 

 

이상의 다섯 가지 법리적 문제들은 단지 한 재판부의 판단을 넘어, 사법부가 오랜 기간 선거 관리 권한을 독점하면서 스스로 공정성을 잃어왔다는 비판과도 맞닿아 있다. 

 

일부에서는 사법부가 선거 과정에 깊숙이 관여해 왔고, 그 구조적 문제를 인정하는 순간 부정선거 판결을 포함한 과거 판결 전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사건에서도 사법부가 핵심 쟁점을 비켜갔고, 스스로를 부정하는 판결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일부 시각도 존재한다.

 

사법 신뢰가 무너진 현실에서 기존의 제도만으로는 갈등을 해결하기 어렵다. 양심을 잃은 판결은 사법의 사망으로 기록될 것이다. 새로운 제도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감정도 정치적 압력이 통하지 않는 AI 판결을 재촉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민심과 군심은 보이지 않는 정의의 힘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믿고 있다. 





◆ 박필규 위원

 

한미일보 편집위원

육군사관학교 40기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유니세프-기본배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