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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필규 안보칼럼] “정치적 목적으로 더 이상 軍 약화시키지 마라”
  • 박필규 편집위원
  • 등록 2026-02-24 21: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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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적 간섭으로 변질된 주관적 문민통제에 대한 성찰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포병사격을 실시한 2024년 1월5일 국군 서북도서부대가 K9 자주포로 해상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문민통제는 군의 쿠데타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로만 이해하기 쉽지만, 그 기원과 의미는 훨씬 깊고 넓다. 


고대 그리스 폴리스에서 시민이 군을 통제하던 ‘시민통제’ 전통에서 출발해 근대 국가 형성과 함께 “총을 가진 군이 정치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민주적 장치”로 발전했다. 

 

17세기 영국 명예혁명은 군 통제권을 군주가 아닌 의회가 행사하도록 하여 문민통제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고, 미국은 건국 초기부터 군을 정치로부터 철저히 분리하는 체계를 설계했다. 


서방 국가들이 발전시킨 문민통제는 군을 약화 또는 무력화시키는 장치가 아니라, 군이 정치의 도구가 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제도였다.

 

문민통제, 군 전문성 존중하고 정치적 중립성 확보가 관건


현대 문민통제의 핵심은 군의 전문성을 존중하면서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 


고대 철학자들이 말한 정의는 “그의 것을 그에게 돌려주는 것”이라는 불문의 원칙처럼, 문민통제는 군인에게 군의 전문성과 명예를 돌려주는 제도적 장치여야 한다. 이 원칙이 흔들릴 때 문민통제는 민주주의의 안전장치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정치적 개입의 통로가 된다.

 

서방의 문민통제는 이러한 원칙 위에서 발전해 왔다. 미국은 국방장관을 민간인으로 임명하지만 군의 전문적 판단을 침해하지 않도록 의회가 견제한다. 


영국은 의회 중심 체제지만 군의 전문성을 존중하는 것이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독일은 나치 시대의 군국주의를 반성하여 ‘의회군’ 모델을 도입해 군의 전문성을 약화시키지 않도록 법적 장치를 촘촘히 설계했다. 프랑스 역시 대통령 중심 체제이지만 군사 결정 과정에 민간 기구가 참여해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한다. 

 

이들 선진 국가의 문민통제 공통점은 정치에 의한 의도적인 군의 약화나 무기력화가 아닌, 군의 전문성 보장과 정치적 중립성 확보의 수단으로 작동했다. 

 

그러나 최근 한국의 문민통제는 본래 취지와 다른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 문민통제라는 명분 아래 군의 전문성과 자율성과 자존감을 약화시키는 조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방첩사 해편, 군 전문성 약화시켜

 

방첩사 해편은 그 대표적 사례다. 방첩 기능은 군 내부의 보안·첩보·간첩 식별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이다. 


한국 공군의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고성능 레이더를 탑재해 한반도 전역의 공중 및 해상 표적을 실시간으로 감시, 조기경보, 전투기 지휘통제, 전장관리 임무를 수행하는 하늘의 지휘소다. [사진=국방부]

군 내부의 기강과 보안을 다루는 핵심 기능을 현장 경험이 없는 민간 중심으로 재편하거나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 순환보직되는 구조는 군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지한 접근이다. 군의 자율성과 전문성과 사기마저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문민통제 본질과 직결되는 방첩 기능은 약화시키면서도 군 인사에는 오히려 더 깊숙이 개입하는 이율배반적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군 인사는 전투력의 기반이며 전문성이 핵심이다. 군 경력과 전문성이 부족한 인물이 핵심 인사 보직을 맡고, 민간 공무원이 장성 인사를 총괄하는 구조가 되었다.  


이렇게 되면 군 인사는 전문성보다 정치적 고려에 좌우될 가능성이 커지고, 군 지도부는 권력의 눈치를 보게 된다. 이는 사무엘 헌팅턴이 ‘군인과 국가’에서 경고한 “정치가 군을 직접 통제하는 방식”, 즉 주관적 문민통제로 군의 고유 질서를 망가뜨리게 된다. 

 

문민통제는 군을 정치로부터 보호하는 장치이지 군의 전문성을 약화시키는 수단이나 표면적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군에 상처와 반감 주는 엉터리 문민통제 지양해야


문민통제의 본래 목적은 군의 정치화를 막고 군이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도록 보장하는 데 있다. 그럼에도 최근 흐름은 문민통제가 정치적 개입의 도구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기보다, 오히려 정치가 군 인사와 조직 운영에 더 깊숙이 개입하는 쪽으로 변질되고 있다. 이는 문민통제의 본질과 취지를 전혀 모르는 무지이거나 또 다른 목적의 안보 파괴로 보인다. 

 

지금 필요한 것은 문민통제라는 이름 아래 이루어지는 정치적 간섭을 바로잡고, 군의 전문성과 중립성을 회복하는 일이다. 


문민통제는 민주주의의 핵심 제도이며 군의 정치화를 막는 최후의 보루다. 그 본래 의미를 되살릴 때 비로소 문민통제는 민주주의와 국가 안보를 동시에 지키는 제도로 정착할 수 있다. 군의 자존감에 상처를 주고 반감을 주는 엉터리 문민통제가 되어선 안 된다. 

 

‘문명의 충돌’로도 널리 알려진 사무엘 헌팅턴이 환생하여 현재의 한국의 문민통제에 대해 조언한다면, 그는 “정치적 목적으로 더 이상 한국군을 약화시키지 마라. 군 고유의 인사권을 군으로 돌려주라. 계엄 관련 처벌된 군인들은 정치적 중립 제도적 보장이 안 된 상태에서 자행된 일이니 그들에게 내린 모든 처벌을 백지화하고 군인의 명예를 원상 복구하라”고 직언할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그의 것을 그에게 돌려주는 정의이자 새로운 충돌을 막는 지혜이기 때문이다. 

 

민심과 군심은 문민통제는 민주주의의 핵심 제도이며, 군의 정치화를 막는 최후의 보루로 인식한지 오래인데, 그 보루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위정자와 주관적이고 정치적 문민통제의 모순을 인지하면서도 무기력하게 이용당하는 안보라인의 전면 교체를 촉구한다. 




 

◆ 박필규 위원

 

한미일보 편집위원

육군사관학교 4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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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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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ursan72026-02-25 05:23:29

    군의 안보상태와 조직을 무너뜨리는 공작행위를 도모하거나 그에 편승해 부화뇌동하는
    군인은 후에 반드시 군사법정에 세워 그 반역,내란 행위에 대한 엄격한 재판을 받도록
    그 명단을 필히 기록해놔야만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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