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2월28일(현지시간) 새벽 이란 수도 테헤란과 곰, 카라지, 게슘 등 주요 도시를 동시다발로 공격했다. 미 국방부는 이 작전을 ‘장대한 분노(EPIC FURY)’로 명명했다. [로이터=연합뉴스]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은 미국의 압도적 군사력으로 인하여 이란의 최고위 지도자가 다수 제거되고, 방공망 공군 해군 미사일 드론 기지 등 군사 인프라가 사실상 괴멸 상태에 이르렀다.
‘Epic Fury’는 ‘장대한 분노’로 읽히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47년간 쌓여 왔던 분노의 역대급 폭발을 의미한다.
트럼프는 전쟁 와중에서 당초 3월 말로 예정된 중국 방문을 연기하여 오는 5월14일과 15일 방중하여 시진핑과 만날 예정이다.
이번 방문은 최근 베네수엘라 마두로 체포와 이란 전쟁 이후 달라진 국제 질서와 각기의 위상을 반영할 수밖에 없어 귀추가 주목된다.
5월 정상 회담은 미국이 전쟁 수행 중에도 강력한 패권 의지를 투사하고, 중국은 경제적 실리를 방어하면서도 전체주의 블록의 균열을 막으려는 치열한 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전략적 실패
미국의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지네브 리부아는 대이란 전쟁 발발 한 달 반 전인 2지난 1월12일에 “하메네이의 통치를 종식시킬 7가지 전략적 실패”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했는데, 골 벌어질 사태를 예견한 것이었다.
그는 이란 이슬람 공화국이 단순한 일시적 시위 때문이 아니라, 체제 내부의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전략적 오판들로 인해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①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 전략의 파탄: 헤즈볼라, 하마스, 후티 등 대리 세력을 활용해 중동 내 영향력을 확대하려던 전략은 이란을 국제적 대결의 전면에 내세워 국가 재정을 고갈시키고 아랍 세계 내에서의 반감을 사는 부채(liability)가 되었다.
②아브라함 협정(Abraham Accords)에 대한 오판: 이란은 ‘아랍 민중’의 여론이 아랍 국가들과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를 막을 것이라고 과신했지만 아랍 국가들은 이스라엘보다 이란을 더 큰 위협으로 간주했다.
⓷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 이란은 ‘동방 정책(Look to the East)’을 통해 중·러가 경제적·안보적 우산이 되어줄 것이라 믿었으나, 중·러는 이란을 전략적 동반자가 아닌 하급 무기 공급책으로 취급했다.
④이데올로기적 핵심의 침식: ‘여성, 생명, 자유(Woman, Life, Freedom) 운동’은 단순한 폭동이 아니라, 현 체제의 종교적·혁명적 가치가 더 이상 현대 이란 젊은이들에게 호소력을 갖지 못함을 증명하는 지표이다.
⑤경제적 파탄과 ‘보니야드(Bonyads)’의 모순: 이란 경제는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와 종교 재단인 ‘보니야드’가 장악한 마피아식 구조로 이데올로기적 순수성을 우선시한 결과, 만성적인 인플레이션과 빈곤이 초래되었고 빈곤층(mustadafin)마저 등을 돌리게 하였다.
⑥지도자 승계 위기: 하메네이 사후를 이끌 뚜렷하고 정당성 있는 차기 지도자 부재로 혁명수비대와 정통 성직자 집단 간의 권력 투쟁은 체제 분열이나 폭력적인 권력 이양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⑦공포의 장벽 붕괴: 대규모 처형과 잔혹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이란 국민들은 체제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 버리고 있다. 리부아는 일단 대중이 국가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면, '종말적 국면'에 진입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평화의 환상’이 끝나고 ‘힘의 시대’가 돌아왔다
1990년 소련이 무너졌을 때 세상은 이제 싸움 없는 자유무역의 시대가 온 줄 알았지만, 30년이 지난 지금 그 기대는 환상이었음이 드러났다. 거짓 평화와 실현 불가능한 이상 대신,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냉혹한 국제정치의 원칙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제 국가는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을 넘어 스스로를 지킬 힘을 갖추는 부국강병(富國强병)의 길을 가지 않으면 안 된다.
소련 패망 이후 미국의 오판은 뼈아팠다. 북한 핵 저지 실패와 아프간 철수는 미국 주도 질서에 금을 냈고, 특히 2001년 중국을 세계 경제 무대(WTO)에 들여보내 준 것은 결과적으로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 격이 되었다.
중국은 서구의 기대와 달리 힘을 기르자마자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본색을 드러냈고, 드디어 2026년 현재 우리는 이 거대한 충돌의 한복판에 서 있다.
‘중국몽’의 좌초: 에너지가 끊기면 길도 끊긴다
중국이 전 세계에 길을 닦아 영향력을 넓히겠다는 ‘일대일로’는 이제 거대한 빚더미가 되었다. 미국의 정교한 자원 봉쇄 전략과 중국이 거느리고 있는 동맹국 때리기 때문이다.
미국은 셰일 혁명으로 에너지 자급자족을 이룬 반면, 중국의 숨통인 에너지 보급로는 철저히 압박하고 있다.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의 핵심 광물을 선점한 미국은 유사시 중국으로 향하는 모든 보급로를 차단할 준비를 마쳤다. 기름이 공급되지 않는 도로는 폐허에 불과하다.
중국은 일대일로, 초한전, 해외로의 재산 유출, 내부 부패 등으로 현재까지 수조 달러를 쓴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투자 회수는 어려워 보인다. 중국식 세계화는 지금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
트럼프 2.0 시대 관세라는 이름의 경제 폭탄
45대에 이어 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재집권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는 더욱 매서워졌다. 이제 관세는 단순한 세금이 아니라 우리 편인가, 적인가를 가르는 무기가 되었다. 미국은 관세 장벽을 높여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시스템을 해체하고 있다.
공급망의 기준도 바뀌었다. 과거에는 어디가 제일 싼가가 중요했지만, 이제는 누가 가장 안전하고 믿을 만한 국가인가가 1순위가 되었다. 이에 따라 중국을 떠난 기업들이 인도·베트남·멕시코 등지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세계 경제가 미국 중심 블록과 중국 중심 블록으로 쪼개지는 이 거대한 변화는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에 기존 방식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기술 격차가 만드는 ‘새로운 전쟁’
2026년은 세계 권력의 판도가 바뀌는 거대하고 급격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라는 몸통을 흔들기 위해 베네수엘라나 이란 등 주변 세력부터 정리하고 있다. 또한 말만 많고 행동하지 않는 UN 대신 평화위원회나 포지(FORGE, 핵심광물동맹)를 설립하며 실전 중심의 동맹 체제로 새판을 짜고 있다.
무엇보다 눈여겨볼 것은 과학·군사 기술의 격차가 뚜렷하여. 인공지능(AI)과 드론이 지배하는 현대 전쟁에서 중국 기술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첨단 기술이 승패를 가르는 뉴 워(New War) 시대, 미국과의 기술 격차는 중국이 넘기 힘든 거대한 벽이 되었다.
팔란티어 CTO의 저서 모빌라이즈
샤얌 상카르가 쓴 ‘모빌라이즈(Mobilize: War on the Rocks)’는 현대 전쟁의 양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으며, 민주주의 국가들이 권위주의 국가들과의 기술 경쟁에서 이기려면, 국방 시스템 자체를 끊임없이 업데이트되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①소프트웨어 정의 전쟁(Software-Defined Warfare): 상카르는 현대 전쟁의 승패가 더 이상 탱크나 항공기 같은 하드웨어의 수량이 아니라, 현장의 피드백을 반영하는 등 소프트웨어의 업데이트 속도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②기존 무기 획득 절차의 붕괴: 기존 국방부의 무기 구매 프로세스는 수십 년이 걸리는 비효율적인 구조라고 비판하며, 10년 뒤에 완성될 완벽한 무기보다 지금 당장 작동하고 매주 개선할 수 있는 ‘최소 기능 제품(MVP)’ 중심의 국방 조달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③민간 기술의 군사적 전용(Dual-Use Technology): 실리콘밸리와 펜타곤의 결합을 강조하며, AI,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 민간에서 검증된 기술을 국방 시스템에 즉시 이식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④적응형 방위 산업 기지(Adaptive Defense Industrial Base): 소프트웨어를 통해 공정을 최적화하고, 필요시 즉각 생산 라인을 변경할 수 있는 유연한 방위 산업 기지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⑤인적 자원과 리더십의 변화: 지휘관들은 AI와 데이터의 한계 및 가능성을 정확히 이해해야 하며, 코딩과 데이터 분석이 사격 실력만큼이나 중요한 군사적 역량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의 생존법 ‘안미경미(安美經美)’의 결단
이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눈치 보기는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려운 시점에 와있다. 줄타기는 양쪽에서 모두 버림받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이념의 바탕 위에 최강 경제군사력을 가진 미국 말고 다른 나라와 손을 잡을 수 있을까?
한미동맹은 가치 동맹으로 더욱 굳건하게 현대화되어야 하며, 북핵 위협을 완전히 잠재울 수 있는 독자적인 핵무장 검토를 포함한 압도적 힘을 갖춰야 한다.
에너지 안보는 국가의 생존에 필수이며, 현실적으로는 에너지 자립 국가인 미국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동맹에 가입하여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을 확보해야 한다.
준비된 자에게 오는 한반도 통일의 기회
역사는 반복된다. 1980년대 소련을 무너뜨렸던 미국의 저력은 2026년 더 강력한 모습으로 재현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약화는 곧 북한 정권의 고립과 붕괴를 의미한다. 이는 우리에게 수천 년 역사상 가장 확실한 ‘한반도 통일의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제 질서는 오직 국가이익 우선과 이를 관철하는 힘으로 움직인다. 강력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위대한 통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 위기는 준비된 자에게만 기회가 되며, 지금이 바로 그 결단의 시간이다.
◆ 신동춘 박사
행정학 박사, 글로벌항공우주산업학회 회장, 자유통일국민연합 대표. 제21회 행정고시 합격 후 공직 생활을 거쳐 기업 CEO, 대학 교수, 언론 기고, 저술, 글로벌항공우주산업학회장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